[로리더]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는 NH투자증권이 금융감독원의 ‘원금전액 반환’ 조정결정을 거부하고 소송을 걸어온다면 불매운동이 아니라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와 NH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에게 제발 이런 악수를 피하길 요구한다고 호소하면서다.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모임,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서대문 NH농협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NH농협금융지주의 옵티머스펀드 ‘계약취소 및 전액 배상’ 금감원 결정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먼저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지난 5일 NH투자증권(사장 정영채)이 판매한 옵티머스펀드 관련 분쟁조정신청 2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했다. 이에 옵티머스펀드 판매계약을 취소하고 계약의 상대방인 NH투자증권이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분조위는 “계약체결 시점에 옵티머스펀드가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자산운용사의 설명에만 의존해 운용사가 작성한 투자제안서나 자체 제작한 상품숙지자료 등으로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에 95% 이상 투자한다고 설명함으로써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한 것으로 인정됐다”고 밝혔다.
분조위는 일반투자자인 신청인이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까지 주의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이 판매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NH투자증권이 금감원의 결정을 수용해 원금 100%를 배상해야 마땅한데, 경영진이 업무상배임을 이유로 분조위 결정을 거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금융지주회사인 NH농협금융지주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옵티머스펀드 최다판매사 NH투자증권은 전체 환매금액 5107억원의 약 84%인 4327억원을 판매했다.
기자회견과 주변에는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들이 참여했다.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들을 대표해 발언한 피해자는 “우선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님을 비롯해 여러 시민단체에서 저희들을 도와주고 있다”며 “금감원 결정에 의해 저희가 천군만마를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라임펀드에서 전액 배상한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또 “지난 이야기지만 키코 사태 아시죠. 키코는 피해자들이 대법원에서 졌다. 졌는데도 불구하고 현 윤석헌 금감원장이 금감원 분조위에서 일부 배상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그것을 받아들여 우리은행이 (키코 피해자들에게) 일부 배상을 했다”며 “여러분 우리은행이 배임에 휩싸여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피해자는 “심지어 대법원 (키코 패소) 판결이 난 것조차도 (배상 결정한 우리은행 경영진들) 해임 논란에서 자유롭다”며 “그래서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들은 이 배임이야 말로 (NH투자증권이) 소송으로 가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코(KIKO)는 기업과 은행의 환율 거래 상품인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키코상품에 가입한 수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피해자는 “잘 아시다시피 (NH투자증권이 금감원의 조정 결정을 거부하고) 피해자들을 소송으로 유도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저희 피해자들은 결코 소송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피해자는 “그러나 만에 하나 불가피하게 NH증권이 소송을 걸어온다면, 저희는 (NH투자증권) 불매운동이 아니라,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NH투자증권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는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과 NH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님께 제발 이런 악수를 피하길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는 “제가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드리겠다”며 “김철웅 금감원 부원장보도 과연 배임이 뭐냐? 꼼수 부리지 말고, 농협 브랜드 하락하고, 당연히 고객 이탈하고, 옵티머스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때 결국 주주가치와 경영 위기를 불러오는 것이 더 심각한 배임이 아니냐, 그래서 NH투자증권 이사회는 치열하게 이에 대해 고민해야 된다고 기자회견 시에 말씀했다”고 말했다.
김철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 6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정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NH투자증권 이사회에서 금감원 조정결정을 안 받아들이고 소송으로 넘어갈 경우를 짚었다. 그는 “소송비용, 지연이자 포함해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게 오히려 커다란 배임이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김철웅 부원장보는 또 NH투자증권이 금감원 조정을 거부하고 소송으로 간다면, 투자자들이 정보공개 요청을 할 것이고, 이에 자료를 제공하며 투자자 소송을 지원할 뜻도 밝혔다.
NH투자증권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는 그러면서 “금감원 분조위 결정은 사적화해 수단이다. (NH투자증권이) 도대체 배임 운운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는 “키코는 금융위원회에서 유권해석을 내려줬다. 그 당시 금감원 결정사항을 배임 운운하자, 키코에서 금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냈더니 금융위원회에서 배임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그런데 왜 NH투자증권만 유독 유동성 지원함에 있어 배임을 운운하는지 모르겠다”고 NH투자증권을 비판했다.
피해자는 “제발 여기 계신 (NH투자증권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들이 60대 이상이다. 그분들이 70~80%다. 생전 법원에 안 가본 분들을 법원에 가서 소송으로 휘말리는 그런 악수를 안 두리라고 저희들은 믿고 싶다”며 “제가 왜 이런 얘기를 드리냐면, 고객과의 전쟁에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이것이 만고의 진리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정호철 경실련 간사, 신동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가 NH투자증권에 대한 규탄과 NH농협금융지주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했다.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참석자들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NH투자증권은 원금 전액 배상하라”
“NH투자증권은 금감원 결정 즉각 수용하라”
“NH농협금융은 피해배상 책임지고 해결하라”
“옵티머스 최대 판매사 NH투자증권 규탄한다”
“NH투자증권은 금감원 계약취소 결정 수용하라”
기자회견이 끝난 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신동화 참여연대 간사, 옵티머스펀드 피해자 대표는 NH투자증권이 금감원 조정 결과를 수용해 원금 100%를 배상하도록 NH농협금융지주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촉구서한을 NH농협금융지주에 전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