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회장 최상원)와 변호사시험 수험생들 그리고 로스쿨 출신 일부 변호사들이 ‘변호사시험 합격자 감축’을 주장하는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와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에 근조화환을 전달하는 등 규탄 행동에 나섰다.

사진 =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원우협의회 최상원 회장은 “이는 최근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200명으로 감축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단체행동을 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박 행동”이라며 “변협에 맞대응 차원에서 1인시위, 현수막 개시, 근조화환 전달 등의 행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우협의회는 “새로 출범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집행부(이사진 포함) 다수가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구성되었고, 서울변호사회장은 사상 최초로 로스쿨 출신이 선출됐다”며 “이들은 누구보다도 로스쿨의 현안인 로스쿨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변호사시험 합격률 문제, 오탈제도 문제를 잘 알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오히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숫자를 줄이는데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제10회 변호사시험 응시생들을 중심으로 한 로스쿨생들은 대한변협,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주장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동을 실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관이 입주한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 사진 =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구체적으로 3월 15일부터 서울 역삼동 대한변호사협회 앞,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 회관 인근(서초역 8번 출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 등에 대한변협과 서울변호사회의 행위를 규탄, 법무부의 올바른 결정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한 달간 시위,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앞에 걸린 현수막 / 사진 =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보도자료를 배포한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최상원 회장은 “제10회 변호사시험 진행과정에서 코로나 문제, 시험문제 유출사태, 법전 사태, 마킹시간 연장 등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다”며 “수험생들은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한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시험을 응한 피해자들인데, 대한변협의 이러한 행태를 보면 법조계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상원 회장은 “특히, 최근 대한변협은 변호사수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변호사시험 연수 진행을 거부하고, 연수를 거치지 않은 합격자들은 개업등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며 “이는 헌법상 보장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발상인데, 법조인이 이런 의견을 낸다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고 전했다.

최상원 회장은 “대한변협은 직역수호를 가장 중요하게 추진한다고 하는데, 세상 어느 전문 직역을 보더라도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곳은 없다”며 “후배들의 목숨 줄을 쥐고 흔들면서 직역수호를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법무부에 대해서 최상원 회장은 “현 정부는 사법개혁을 추진하다는 이유로 검찰개혁, 법원개혁 등을 외치고 있는데, 법조인 양성기관인 로스쿨이 바로 서지 않으면 이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아무리 나무의 가지치기를 잘해서 겉보기에 좋아보여도, 뿌리가 썩어 있으면 결국 그 나무는 얼마 가지 못해 시들어 죽고 만다. 변호사시험 관리기관인 법무부가 로스쿨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변협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방효경 변호사 / 사진 =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이날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한 방효경 변호사는 “최근 개업한 변호사로서 변호사시장 어려운 것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유사직역과의 직역 수호 및 새로운 시장 개척, 공공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직역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러나 직역수호 활동을 후배들을 탄압하는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1인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효경 변호사는 “의사들도 의대 정원을 줄이라는 주장을 하지, 이미 의대에 입학한 예비 의사인 후배들의 국시 합격률을 줄이자는 등의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 모든 전문자격사들이 다 그럴 것”이라며 “그런데 변호사들은 이미 로스쿨에 입학한 예비 변호사들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대한변협을 겨냥했다.

대한변협회관 앞에 걸린 현수막 / 사진 =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방효경 변호사는 “현재 대한변협 및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주요 직역에 진출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대부분 로스쿨 초기 기수들이다. 이들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때는 87~70%대의 합격률을 보였다. 현재 변호사시험은 겨우 50% 정도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로스쿨 초기 기수 변호사들은 이 합격률을 더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비양심적”이라고 비판했다.

방효경 변호사는 “그런데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는 위 주장을 넘어 더욱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의 연수 인원을 제한시켜 이를 통해 취업 시장 및 개업 시장에 진출하는 변호사 수를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대한변협이 무슨 자격으로 개인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렇게 후배 변호사들을 짓밟는 방식으로 직역수호를 하겠다는 발상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묻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수험생 A씨는 “법률서비스의 확대라는 로스쿨 취지와는 다르게 기존의 법조시장만을 사수하기 위한 변협의 행태를 비판한다”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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