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헌법재판소에 “법관 임성근 탄핵심판 헌법수호 차원서 파면”
참여연대, 헌법재판소에 “법관 임성근 탄핵심판 헌법수호 차원서 파면”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03.0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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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참여연대는 “법관 임성근의 재판관여행위는 사법권의 독립을 정면에서 부정한 것이며,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침해”라며 “임성근에 대한 탄핵심판사건은 우리 사법사 및 헌정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일대 사건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선임간사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 “법관 임성근 행위는 헌법수호의 차원에서 파면이라는 심판을 할 만큼 중대한 위헌ㆍ위법행위”라며 “임성근을 파면하는 탄핵심판청구 인용 결정을 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법관 임성근 탄핵심판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먼저 임성근 부장판사는 주심 이석태 헌법재판관에 대해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기피신청을 했으며, 헌법재판소는 지정된 변론준비기일을 취소하고 기피신청에 대한 심리를 개시했다.

기피사유의 요지는 이석태 재판관이 2015~2016년 세월호 참사 특조위원장을 맡았었는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등 진상규명을 요구했던 이석태 재판관이 임성근의 탄핵 사유 중 하나인 ‘세월호 7시간 사건’ 명예훼손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심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또 이석태 재판관이 2004~2006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으로 지내는 등 민변 회원으로 활동했는데, 임성근의 또 다른 탄핵소추 사유인 민변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 개입 의혹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여여대는 “이 기피신청은 정당한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탄핵심판절차를 정지시킬 의도로 특정 재판관을 악의적으로 호도하는 것으로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태 재판관의 세월호 특조위원장 활동 관련해 참여연대는 “이석태 재판관과 임성인의 탄핵소추된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임성근과 사이의 특수한 사적 관계나 탄핵소추 사건 사이의 특별한 이해관계를 인정할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참여연대는 “이석태 재판관은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의 기관장으로 활동한 것이어서, 불공정한 재판이 될 지도 모른다는 임성근의 근거 없는 주관적인 의혹 제기에 불과한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민변 회장 활동과 관련해 참여연대는 “이석태 재판관이 과거 15년 전에 민변 회장으로 활동했다고 해서 불공정한 재판이 될 지도 모른다는 임성근의 근거 없는 주관적인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백보를 양보해 판단의 대상이 된다고 해도, 기피신청 내용이 탄핵심판을 지연시킬 의도로 제출된 주관적 의혹에 불과해 신속하게 기각하고 정지된 변론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법관 임성근 탄핵심판 본안 판단에 대한 의견

참여연대는 “법관 임성근이 다른 법관의 재판에 개입해 재판의 진행이나 판결 선고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급기야 재판의 절차나 판결문의 내용까지도 변경하도록 한 행위는 법관 및 재판의 독립을 침해함으로써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핵심적 요소인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행위일 뿐 아니라, 법률과 적법절차에 따른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에 해당하는 것인 만큼 임성근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청구는 의당 인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임성근의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의 독립을 정면에서 침해해 우리 헌법의 핵을 이루는 법치주의 및 이에 기반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중대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임성근은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임종헌의 지시를 받고 ▲담당재판부의 부장판사에게 예정에 없던 중간판결적 판단을 하도록 요청하거나 ▲판결 선고 즈음에 판결문 구술본 말미 부분을 수정하도록 요청하고 판결문 초고를 받아 수정까지 한 사실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과 곽병훈 민정비서관, 임종헌 등과의 연계 하에 외교부가 제출한 의견서의 내용을 재판과정에서 알리도록 한 사실 등은, 법관의 재판상의 독립이라는 헌법원칙이 보호하고자 하는 재판 자체에 대한 개입이자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또 “프로야구선수의 도박행위에 관한 재판을 약식사건의 형식으로 처리할 것인지 공판에 회부하여 정식재판의 방식으로 할 것인지의 결정은 재판 자체에 해당한다”며 “더구나 공판절차회부통지서까지 생성ㆍ출력되기에 이른 상태에서 임성근이 법원공무원에게 후속절차를 보류할 것을 지시하고, 담당 판사를 소환해 공판절차회부결정을 변경할 것을 종용한 행위는 명실상부한 재판관여행위”라고 판단했다.

참여연대는 “뿐만 아니라, 민변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에서는 이미 선고돼 원본이 등록된 판결문에까지도 개입해 판결문 중 양형이유를 이루는 세 가지 점 중 두 개의 부분을 삭제하게 하고, 수정된 판결문 파일을 전송받아 ‘잘 수정되었으니 그대로 배포해도 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까지 발송한 행위는 재판의 결과 자체를 바꾸도록 유도한 행위인 동시에 불가변력이라는 판결문의 효력까지도 부정한 것으로 누가 봐도 법관의 재판에 대한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간섭”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그러면서 “임성근의 심판대상행위는 탄핵에 의해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임성근의 행위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핵을 이루는 사법권의 독립을 정면에서 부정한 것이며, 이러한 행위는 입헌적 민주주의를 요체로 하는 우리 헌법의 관점에서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침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러한 재판개입행위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의 긴밀한 의사소통과정에서 발생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자행되었던 사법농단 사태-사법권의 사유화 시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침해적 성격은 가중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실제 법관에 대한 탄핵 사례가 적지 않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법관의 개인적 비리나 일탈 행위만으로도 법관을 탄핵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렇게 헌법질서를 정면에서 부정하면서 다른 법관의 재판에 관여해 재판의 진행이나 재판결과 심지어 이미 공시된 판결문까지도 바꾸어낸 임성근 행위는 헌법수호의 차원에서 파면이라는 심판을 할 만큼 중대한 위헌ㆍ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임성근 탄핵소수추안을 대표 발의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국회) 탄핵심판에 이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은 단순히 임성근에 대한 불이익처분을 가하기 위한 절차라는 의미를 넘어서서, 향후 우리 공직사회에 적용되어야 하는 헌법규범과 헌법질서의 존재와 내용을 명시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통해 공무원관계의 새로운 질서를 재구성하게 하는 기능 또한 수행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임성근 측에서는 심판대상행위를 두고 수석부장판사가 그동안 관행으로 수행해 왔던 직무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 주장은 사실상 우리 법원의 현실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며 “그렇지만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통해 이러한 관행이 더 이상 우리 헌법체제 하에서는 용납이 되지 않으며, 법관의 재판상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행위임을 명확히 선언하게 된다면 사법행정권의 압박 아래 희생돼 왔던 사법권의 독립이라는 헌법의 대원칙을 제대로 복원해 낼 수 있게 된다”고 의미를 짚었다.

2019년 1월 24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하던 법원공부원들

참여연대는 의견서에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심판은 임성근 개인의 차원이 아닌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의해 자행되었던 ‘사법농단’ 사태의 일환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법관 임성근의 재판개입행위들은 재판 당사자들의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을 뿐 아니라 법관의 재판상의 독립을 중심으로 하는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한 위헌적인 행위로서, 그 위헌성을 교정하고 앞으로 우리 법원의 정상적인 운영을 확보해 법치주의에 기반한 입헌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게끔 하기 위해 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는 온전히 인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그리고 “이런 헌법의 요청에 임성근이 전직 법관인 만큼 파면의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며 “탄핵심판은 임성근에 대한 제재라는 의미 이상으로 고위공직자에 의한 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수단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주지하듯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그를 보좌하던 법원행정처가 자행했던 사법농단 사태는 법관에 대한 인사권 오남용, ‘물의 야기 법관’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및 그에 수반된 법관 사찰 및 통제, 재판 거래 등의 행태를 통해 소위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만들어내고 전 사법체계를 사유화하는 양상으로까지 비화되었던 전대미문의 사태였다”며 “그동안 민주화의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써 이루어낸 사법권의 독립이라는 귀한 현실이 곧장 사법권의 사유화와 그에 이은 내부적 지배-종속의 체계로 전용되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참여연대는 “이에 사법농단 사태는 과거사 청산의 문법에 따라 적폐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ㆍ구조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피해자들의 피해를 구제하는 일련의 작업을 거쳐 극복되어야 한다”며 “특히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요소가 되는 사법권의 독립 즉 법관의 재판상의 독립을 침해하고 법치의 근간을 부정해 버린 행위는 무엇보다 우선해 척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하지만 그동안 사법농단사태의 척결작업이 여의치 않았음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며 “그나마 법관 임성근에 대한 탄핵심판은 사법농단이라는 헌정유린사태에 대한 마지막 청산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정작 중요한 것은 헌법이 명령하는 사법의 독립이 무엇이며 그로부터 구성되는 우리의 법치주의 및 입헌적 민주주의의 요체가 어떠한 것인지를 이 무법의 사법관들에 대한 응징의 과정을 통해 명확히 판단돼 모든 국민들에 공식적으로 그리고 권위적으로 선언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이런 과업은 오로지 탄핵심판의 권한을 가진 헌법재판소의 몫”이라며 “법을 선언하는 사법관들에게 그 법이라는 것이 진정으로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어야 할 막중한 임무가 헌법재판소에 부여돼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바로 그러한 임무에 충실할 때 법관 임성근에 대한 탄핵심판사건은 우리 사법사 및 헌정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일대 사건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법관 임성근을 파면하는 탄핵심판청구 인용 결정을 하는 헌법재판소의 지혜로운 판단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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