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ㆍ참여연대, 사법농단 탄식 최영도 인권변호사 추모의 밤
민변ㆍ참여연대, 사법농단 탄식 최영도 인권변호사 추모의 밤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06.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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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지난 9일 향년 80세로 별세한 최영도 변호사의 생전의 뜻을 기려 21일 저녁 7시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추모의 밤을 연다.

추모의 밤은 김호철 민변 회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의 인사말과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이석태 변호사, 차병직 변호사,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추모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영도 변호사(사진=박찬운 교수 페이스북)
최영도 변호사(사진=박찬운 교수 페이스북)

민변은 “최영도 변호사는 판사로서 사법정의와 사법권 독립을 위해 애쓰셨고, 변호사로서는 평생 인권과 정의에 헌신했다”며 “인권변호사로서 현실참여는 물론 예술과 평생을 함께한 참지식인이었다”고 전했다.

최영도 변호사는 민변 회장(1996~2000년)과 참여연대 공동대표(2002~2004년)를 역임했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독립적 기구로 탄생하고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변에 따르면 최영도 변호사는 특히 1971년 7월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서 외부의 부당한 간섭과 법관 사찰, 재판 관여 등에 맞서 사법권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동료 법관 37명과 함께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는 전국 150명 법관이 사표를 제출하는 이른바 ‘1차 사법파동’으로 이어졌다.

최영도 판사가 작성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사례' 초안(1971.7.28)
최영도 판사가 작성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사례' 초안(1971.7.28)

당시 최영도 변호사는 1971년 7월 28일 외부에 의한 사법권 침해 사례를 상세히 기재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사례> 문서를 직접 작성했다. 이를 기초로 서울형사지방법원 법관 6명과 함께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사태에 책임 있는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등 6명을 인책시키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을 것을 건의했다.

이 문서는 후일 <사법권 독립 선언서>로 널리 회자됐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문건 작성 등으로 인해 1973년 3월 23일 유신헌법에 의한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최영도 변호사는 자필 메모에서 “내 인생의 운명을 확 갈라버린 종이 두 쪽이다”라고 표현했다.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사례> 초안이 2장이었다.

민변은 최영도 변호사의 유품 중 1971년 당시 최영도 변호사가 직접 수기로 작성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사례> 문서 초안과 사직서가 발견돼 이를 공개했다.

민변은 “최영도 변호사는 최근 이른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사태를 지켜보며 병석에서 크게 탄식했다고 한다. 수십 년 전 자신과 동료들이 판사의 직을 걸고서 외부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사법권 독립의 가치를 지켜내려 싸웠으나,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져 공정해야 할 법원, 사법정의를 국민들이 신뢰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상황에 참담해 했다”고 전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고인의 삶은 법과 사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지식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금 우리 사회에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최영도 변호사는 1938년 12월 17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 보성중학교와 보성고를 졸업하고, 1961년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1년 제13회 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육군법무관을 거쳐 1965년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대전지법 판사, 서울지방법원 수원지원 판사,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재직하다 1973년 변호사로 개업했따. 이후 언론중재위원, 1992년~1995년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인권이사 겸 인권위원장, 한국방송공사 이사,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1996년 한국인권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1996년~2000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역임했다.

1999년 한국인권재단 이사, 2001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부이사장, 2002년~2004년 참여연대 공동대표,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까지 민변과 참여연대의 고문을 맡기도 했다.

국민훈장 모란장(2001년), 봉래상(2003년), 명덕상(서울지방변호사회 2018년)을 수상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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