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입법평가 조동선 변호사 “민식이법 형벌 과하다…법정형 하한 낮춰야”
변협 입법평가 조동선 변호사 “민식이법 형벌 과하다…법정형 하한 낮춰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02.2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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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특별위원회 조동선 변호사는 “‘민식이법’의 입법 목적은 타당하다”면서도 “하지만 민식이법이 제시하고 있는 형벌 기준은 다른 형벌체계와 비교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조동선(변호사시험 4회) 변호사는 “민식이법이 추구하는 입법목적을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법정형의 하한을 지금보다 조금 더 낮춤으로써 위헌적 소지를 줄여야 한다”며 민식이법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

좌측부터 김형주 변호사, 최철호 변호사, 김응철 변호사, 박경호 변호사, 이찬희 변협회장, 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 김기현 변호사, 정수호 변호사, 김광덕 변호사<br>
좌측부터 김형주 변호사, 최철호 변호사, 김응철 변호사, 박경호 변호사, 이찬희 변협회장, 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 김기현 변호사, 정수호 변호사, 김광덕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2020년 국회가 제정ㆍ개정한 주요 법률 중 35개를 평가한 ‘2020년 입법평가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지난 2월 17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대강당에서 ‘2020년 입법평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 사회는 대한변협 제2기획이사 김형주 변호사가 맡았다.

심포지엄 사회를 맡은 김형주 변호사
심포지엄 사회를 맡은 김형주 변호사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은 이 자리에서 발간사를 하며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회 김현성 위원장과 위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br>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심포지엄 좌장은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인 김현성 변호사가 직접 진행했다.

좌장을 맡은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br>
좌장을 맡은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

입법평가특별위원인 박경호 변호사가 ‘검찰청법ㆍ형사소송법(검경수사권 조정)’, 입법평가특별위원인 엄호성 변호사가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입법평가특별위원인 김응철 변호사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대해 발표했다.

또 입법평가특별위원인 정수호 변호사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입법평가특별위원인 김기현 변호사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입법평가특별위원인 최철호 변호사가 ‘자동차관리법’, 입법평가특별위원인 김광덕 변호사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하는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br>
발표하는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먼저 2019년 9월 충남 아산시 모 중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가해차량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제한속도를 준수하며 운행했지만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민식(당시 9세) 군을 충격했고, 김군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된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의 어린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해결책은 ‘사고 예방’의 측면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처벌 강화’의 측면에서 특정범죄가중법의 개정으로 구체화되었다.

2020년 3월 25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의 주된 내용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른바 민식이법에 대한 입법평가작업을 진행한 조동선 변호사는 “13세 미만인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사물변별능력이나 지각능력이 떨어지고 신체적으로도 불완전하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하더라도 성인에 비해 부상이나 사망의 위험이 훨씬 크다”며 “어린이 보호를 위해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특정 구역을 설정하고 그러한 구역 내에서 어린이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범했다면 일반적인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에 비해 죄질과 비난가능성의 정도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비교적 중한 법정형을 규정했다면 입법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민식이법이 시행된 뒤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는 택시 통행 속도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으며, 서울시 스쿨존 주변의 통행속도를 분석한 결과 어린이 통학 시간대의 택시 평균 통행속도가 2018년 6월 시속 34.3㎞에서 2020년 6월에는 시속 32㎞로 2년 만에 6.7% 줄었다고 밝혔다.

조동선 변호사는 “이처럼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를 위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운전자가 특정의무를 위반해 어린이가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사고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법으로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과잉처벌 입법’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입법 목적 자체는 정당하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조 변호사는 “법적용 대상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어린이보호구역이 아닌 곳에서 13세 미만 어린이가 교통사고 피해자가 되거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3세 이상의 사람이 교통사고 피해자가 될 경우에는 기존과 같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3세 미만 어린이가 교통사고 피해자일 경우에만 민식이법이 적용돼 교통사고 피해자의 범위를 입법 취지에 맞게 한정했다고 보인다”고 짚었다.

발표하는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br>
발표하는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그러나 조동선 변호사는 “민식이법의 법정형은 ‘형벌의 비례성 원칙’에 비추어 봤을 때 과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며 “왜냐하면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운전 중 과실로 어린이를 사망하게 했을 경우 형법상 고의의 강력범죄 수준으로 가중처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민식이법에 따르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사망하게 했을 경우 운전자의 과실이 일부라도 인정된다면 최소 징역 3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선 변호사는 “예를 들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와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만약 어린이의 부상 정도가 심하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민식이법 보다 형법이 적용되는 편이 오히려 처벌상 유리할 수도 있어, 운전자가 고의로 상해를 가했다고 주장하는 모순적 상황도 가정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또한 민식이법은 이보다 1년 앞서 통과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1 제1항의 소위 ‘윤창호법’과 비교해도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윤창호법은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법이다.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말한다.

조동선 변호사는 “민식이법은 윤창호법과 형량이 거의 동일하다”며 “범죄발생의 측면에서 보면 윤창호법은 음주라는 행위태양에 있어 과실보다는 고의의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민식이법은 그 반대로 사고발생이 고의적이라기보다는 운전부주의와 같은 과실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조 변호사는 “결국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사망하게 한 행위를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와 동일한 비난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로서, 이에 대한 입법형성적 판단은 국회의 재량에 속해있지만 일반 형사법체계와 모순되거나 충돌되어서는 안 되는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조동선 변호사는 “이 점에서 민식이법이 윤창호법과 법정형이 거의 동일해야 할 만큼의 가벌성이 인정되어야 하는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어린이보호구역 내의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느 정도 형량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고 어느 정도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정될 수 있지만, 단지 운전자에게만 ‘과도한’ 형벌만을 부과하는 것만이 ‘효과적인’ 어린이보호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동선 변호사는 “민식이법의 취지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처벌 기준을 강화해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의를 기울여서 운전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갖게 해 궁극적으로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어린이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전까지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민식이법의 입법 목적은 타당하다”고 봤다.

조 변호사는 “하지만 민식이법이 제시하고 있는 형벌 기준은 다른 형벌체계와 비교해 과도하다”며 “어린이보호의무는 비단 운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어린이의 보호자에게도 존재하는데, 민식이법은 이러한 의무를 운전자에게만 과도하게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동선 변호사는 “민식이법이 추구하는 입법목적을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입법적 측면에서 법정형의 하한을 지금보다 조금 더 낮춤으로써 위헌적 소지를 줄이고,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불법 주차ㆍ정차된 차량에게도 현재보다 더 강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입법평가 의견을 제시했다.

조 변호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순찰, 상시단속,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 및 CCTV설치 등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며 “이처럼 어린이교통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뿐만 아니라, 교통시설 개선과 확충, 안전인식 개선 등 여러 가지 노력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선 변호사는 “민식이법의 개정 방향에 대해 조심스럽게 제언하자면 민식이법이 체계정당성 원리와 충돌하지 않기 위해서는 치사의 경우 벌금형이 추가되고, 치상의 경우 최소 중상해죄나 특수상해죄의 법정형 상한인 10년보다는 법정형을 낮추는 방향으로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동선 변호사는 “앞으로 국회에서 민식이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문제점이 개선되고, 국가ㆍ지자체ㆍ어린이 보호자 등 여러 주체들이 각자 주어진 책임을 다함으로써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사망이라는 비극적인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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