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입법평가 ‘검경수사권’ 박경호 변호사 “법원 판사도 재판 걱정” 왜?
변협 입법평가 ‘검경수사권’ 박경호 변호사 “법원 판사도 재판 걱정” 왜?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02.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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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특별위원회 위원인 박경호 변호사가 검경수사권 조정을 담은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2020년 국회가 제정ㆍ개정한 주요 법률을 평가한 ‘2020년 입법평가보고서’를 발간하면서, 2월 17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대강당에서 ‘2020년 입법평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좌측부터 김형주 변호사, 최철호 변호사, 김응철 변호사, 박경호 변호사, 이찬희 변협회장, 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 김기현 변호사, 정수호 변호사, 김광덕 변호사<br>
좌측부터 김형주 변호사, 최철호 변호사, 김응철 변호사, 박경호 변호사, 이찬희 변협회장, 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 김기현 변호사, 정수호 변호사, 김광덕 변호사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으로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검찰청법ㆍ형사소송법’에 대한 입법평가작업에 참여한 박경호 변호사는 이날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나왔다.

박경호 변호사는 “먼저 입법평가활동을 통해 20대 국회에서 여러 법률을 만든 것에 대해서 변협이 평가보고서를 내는 것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발표하는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박 변호사는 “개인적으로 유감의 말씀을 표현하자면, 역사는 기록에 의해 남는 것인데, 변협의 평가가 잘된 것이든, 잘못된 것이든 일부 법률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해서 개재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박경호 변호사는 “그러나 이런 심포지엄 자리를 통해서 평가내용을 공표할 수 있게 해준 변협의 배려에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실제로 대한변호사협회가 발간한 ‘2020년 입법평가보고서’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을 담은 검찰청법ㆍ형사소송법에 대한 입법평가를 실시했으나, 정치적인 대립이 심한 법률이었던 사유로 보고서에는 게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br>
좌장을 맡은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회 김현성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35개의 법률에 대해 평가작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 3개의 법률은 아쉽게도 최종 입법평가보고서에 수록하지 못했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법률이었기 때문에 수록을 자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호 변호사는 “제가 평가한 수사권조정 관련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다”며 “20대 국회의 마지막 단계에서 패스트트랙으로 3개의 법안이 통과됐다. 잘 아시다시피 공직자선거법, 검찰청법ㆍ형사소송법, 공수처법이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그 중에 제가 발제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수사권조정과 관련된 법인데, 주요 내용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삭제되고, 검찰과 경찰이 상호 협력기관 관계로 설정되면서 경찰에게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줬다”고 설명했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박경호 변호사는 “반면 검찰은 부패범죄 등 6대 범죄 외에는 수사개시권 즉 인지권이 박탈됐다. 또한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제한됨으로써 상당히 위축된 권한을 갖게 됐다”며 “이러한 커다란 법의 개정은 해방 이후 75년 동안 모든 범죄에 대해서 수사의 주재자로 활동했던 검사의 권한이 축소됐다. 반면 경찰은 큰 수사권을 갖게 된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러한 법 개정이 국민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제가 평가한 기준은 이러한 변화가 국민의 권리구제와 기본권 보장이 잘 되도록 수사기능이 적절하게 분배됐는지, 또 정보ㆍ교통ㆍ작전ㆍ보안ㆍ경비 등 막강한 치안 권한을 가진 경찰이 수사의 주재자가 되는 것이 과연 적정한 기능적 권한분배에 해당되는지, 또 형사소송법과 달리 검찰청법으로 검사의 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입법 체계상 타당한지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박경호 변호사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주요내용, 첫 번째는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검사의 보완수사요청권, 공소유지에 필요한 경우에 시정조치요구권이 신설됐다”고 말했다.

발표하는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박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법 개정 내용을 보면 검사의 수사내용에 대한 조항과 196조 검사가 사법경찰관들을 지휘한다는 조항이 폐지되고, 현행법에서는 195조에서 검사와 경찰이 상호 협력한다고 규정돼 있고, 197조에는 경무관, 총경 등 사법경찰관들의 수사권이 부여되는 그런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럴 경우 여러 가지 수사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영장이 겹치는 부분, 경찰이 영장을 청구했는데, 검사가 기각했을 때의 보완장치 등이 자세히 규정돼 있다”며 “무엇보다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게 됨으로써 기존 시스템과 달리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규정도 기재돼 있고, 불송치 결정 사건은 검사가 90일 내 검토를 하고 다시 경찰로 반환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 변호사는 “이런 개정 법률에 대해서 문제점을 말씀드리겠다”며 “법이 여러 가지 너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시행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고 말했다.

발표하는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박 변호사는 ‘첫 번째, 수사관할의 불완전성’을 꼽았다. 박경호 변호사는 “지금 우리나라의 재판은 법원에 의한 법원조직법에 의한 재판관할로 규정돼 있다. 검찰도 그에 맞춰 기소하고 있다”며 “그런데 경찰은 경찰서 관할 위주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짚었다.

박 변호사는 “저도 변호사로서 실제 활동을 하면서 불편을 느낀 것인데, 고양지청 산하 어느 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더니, 경찰은 ‘피의자가 관할 주민이 아니라고 다른 경찰서를 이첩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위증사건인데, 위증은 고양법원(고양지원)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범죄지 관할이 되는데, 왜 여기서 수사를 안 해주느냐고 했더니, 경찰은 우리는 관할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못하겠다고 했다”며 “이런 식으로 뺑뺑이를 돌리는 것”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나중에 범죄 피의자의 주거지냐, 범죄지냐, 현재지냐에 따라서 수사를 기피하는 그런 현상도 나타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박경호 변호사는 “두 번째는 사법경찰관이 수사종결권을 가지게 됨으로써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은 빨리 수사가 종결되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최근에 (이용구) 법무부차관의 사건에서도 보듯이, 사건이 안장(묻다) 될 가능성이 많이 있다”고 짚었다.

박 변호사는 “기존에는 직결이라고 해서 경찰서장이 (경미한 범죄사건을) 검사의 기소 없이 직결처분으로 하는 사건이 꽤 있었는데, 그것은 그나마 당사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판사가 본다”며 “그런데 내사종결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 외에는 그 누구도 관여를 할 수 없게 되는 사각지대가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경호 변호사는 “세 번째는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규정되고 있다. 그래서 재판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잘 알다시피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가 (법정에서) 부동의 되면, 이것을 증거로 쓸 수가 없다”며 “수사단계에서 피의자나 참고인들이 진술한 진술에 대한 실체적 진실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검사나 경찰관 앞에서 자백을 했다 해도, 법정에서 부인하면 그 조서는 증거로 쓸 수가 없는 맹점이 있다”며 “이것은 재판의 공전과 장기화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발표하는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박경호 변호사는 “네 번째,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가 축소되고, 검찰 수사관들이 있는데 이들도 사법경찰관과 동일하게 일반 사법경찰권을 주면서도 이들의 역할에 차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196조에서는 검사에게도 사법경찰관과 같이 모든 범죄에 대해서 수사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그런데 검찰청법 및 동법 시행령에서는 6대 범죄 즉 중대범죄에 한해서만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짚었다.

박경호 변호사는 “이것은 법률 간의 충돌”이라며 “검사의 수사개시는 또 대통령령 범위 내에서만 한정됨으로 인해서, 쉽게 말해 대통령이 지시하는 것만 수사할 수 있게 됐다. 결국은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위반된 법률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또 하위 법령을 보면 아주 조잡할 정도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에 대해 세밀하게 적어놓았다”며 “죄명, 대상자, 뇌물액수 등 그런데 이런 것을 일일이 따져서 수사할 검사가 몇 명이나 될지, 그래서 검사의 수사개시권, 인지수사권이 형해화되지 않았느냐 이렇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가 발표하고 있다

박경호 변호사는 “차라리 이럴 바에야 법무부장관의 일반적인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서 모든 1차수사는 사법경찰관들이 하고, 검사는 2차수사를 보완적으로 하라고,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더 간단하고 간편하고 국민들에게 혼동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또 “경찰청 소속 사법경찰관과 검찰청 소속 사법경찰관을 차별했다”며 “검찰청 소속 수사관들에 대해서는 이들도 1차 수사권이 배제됐다. 똑같은 사법경찰관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차별을 하는 것은 법의 일관성,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경호 변호사는 “제 생각에는 검찰청 내의 수사관과 검사는 기능적으로 업무를 분리할 수 있다. 검사와 수사관 간의 업무 분리는 물론이고, 검사도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분리해서 기능적으로 역할분담을 할 수 있는데, 이런 것이 고려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가 발표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더군다나 (여권에서는) 최근 아예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박탈하려고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한다는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상당히 우려가 되는 내용”이라고 봤다.

박경호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법 시행 일정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문제점도 말씀드리겠다. 대개 시행날짜를 (법률안) 부칙에 정해놓는 것인데, 그 시행 날짜를 대통령령에 위임했다. 그래서 다른 조항은 금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고, 검사작성조서의 증거능력은 내년부터 시행되게 돼 있는데, 이 부칙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것을 보면서 이 자체가 입법권자 스스로도 준비가 된 법이 아니지 않느냐라는 짐작을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검사의 조서(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 능력에 대한 경과규정이나 적용례가 없어서, 현재 기소된 사건하고 1년 후에 기소된 사건이 똑같이 있을 때, 예컨대 공범 중의 한명이 지금 기소되고, 다른 공범은 1년 후에 기소됐을 때, 똑같은 피의자신문조서라고 해도 증거능력이 달라진다. 그럴 경우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인지, 이런 경우에 대한 기준을 법으로 정해 놓아야 하는데, 그런 경과규정 적용례가 없다”며 “이건 심각한 입법의 불비(不備)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가 발표하고 있다

박경호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수사권조정은 그동안 검사에게 있었던 수사의 주재자가 경찰로 바뀌는, 수사의 골격을 바꾸는 즉 대들보를 바꾸는 대변혁을 한 것”이라며 “이런 큰 변혁을 하면서도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이 안 돼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같은 경우도 수사권조정에 대해서 경찰에 전면적 수사권 부여는 경찰의 권력비대화를 초래하므로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런 변협의 입장도 전혀 반영이 안 됐다”며 “법원, 검찰, 학계 등 어떠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인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보여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경호 변호사는 “그래서 이번 법 개정은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서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집권당에 불리하게 수사를 한 것에 대한 반성적ㆍ보복적 차원에서 법 개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변호사는 “향후 수사권조정에 대한 법 시행으로 경찰이 모든 범죄에 대해 수사권을 개시할 경우 화이트칼라 범죄, 속칭 금융범죄ㆍ경제범죄에 대해서 현재 검찰 수사의 수준까지 올라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 박경호 변호사

박경호 변호사는 “부칙에 경과규정이나 적용례를 두지 않고, 수사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는 유죄협상제도 ‘플리바게닝’, 또 사법방해죄, 영상녹화물 활용 보완장치 등 이런 게 아무것도 없다”며 “수사단계에서의 진술이 법정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보완장치가 필요한데, 그러한 제도적 보완이 없이 재판이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법원 판사들도, 재판이 지금도 길어지고 있는데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엄청나게 걱정한다”고 말했다.

박경호 변호사는 “검경 간의 알력이 계속된다면 그야말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에게 간다”며 “예컨대 검사가 이런 내용을 ‘보완수사’ 하라고 요구하면, 경찰이 그대로 보완수사를 잘해서 사건을 송치하면 되는데, ‘그건 우리가 할 게 아니’라고 버티면 그야말로 검경 간의 힘겨루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변호사는 “아직 (검경 수사권조정) 시행 초기라 그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과거 검경 간의 갈등을 볼 때 이런 것이 또 안 나타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보여진다”고 짚었다.

심포지엄 사회를 맡은 김형주 변호사
심포지엄 사회를 맡은 김형주 변호사

한편, 이날 심포지엄 사회는 대한변협 제2기획이사 김형주 변호사가 맡았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발간사를 하며 입법평가특별위원회 김현성 위원장과 위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br>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심포지엄 좌장은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인 김현성 변호사가 직접 진행했다.

좌장을 맡은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br>
좌장을 맡은 대한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장 김현성 변호사

입법평가특별위원회 위원인 김응철 변호사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입법평가특별위원인 정수호 변호사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입법평가특별위원인 김기현 변호사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입법평가특별위원인 최철호 변호사가 ‘자동차관리법’, 입법평가특별위원인 김광덕 변호사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발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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