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김진욱 공수처장은 21일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고위공직자 비리의 성역 없는 수사를 약속했다.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 5동 2층 대회의실에서는 김진욱 공수처장 취임식이 열렸다.

사진=추미애 장관 페이스북
사진=추미애 장관 페이스북

취임식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은 “우리 시대의 역사적 과제인 공수처의 성공적인 정착이라는 시대적 소임 앞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다”며 “공수처의 역사를 시작하는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국민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공수처의 권한 역시 국민께 받은 것이니 국민께 되돌려 드릴 방안을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공수처의 권한 행사를 성찰적 권한 행사라 부르고자 한다. 성찰적 권한 행사라면 권한을 맡겨주신 국민 앞에서 항상 겸손하게 자신의 권한을 절제하며 행사할 것”이라며 “수사와 기소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서 이러한 결정이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 헌법과 법, 그리고 양심에 따른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게 될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저는 공수처가 자기 성찰적인 권한 행사를 한다면 당연히 국민 친화적인, 인권 친화적인 국가기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마음과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며 “또한 이를 통해 공수처가 우리 헌정질서 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릴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진욱 처장은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염원하는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는 수사기구로 태어나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먼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은 세발자전거의 세 발처럼 혼연일체가 되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공수처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고위공직자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는 공정한 수사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욱 처장은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는 법 앞에 평등과 법의 지배의 원리를 구현하고, 여당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수사와 기소라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의의 여신이 한 손에는 칼을, 다른 손에는 저울을 들고 안대로 눈을 가린 것처럼, 사람 차별하지 않고 공평하고 정의롭게 국민이 주신 보검을 사용하는 국가기관이 되어야 국민도 마음으로 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헌법상 적법절차원칙을 준수하며 인권 친화적인 수사를 하면서 다른 수사기관과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관계를 구축하겠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적법절차와 무죄추정의 원칙에 입각해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 품격 있고 절제된 수사를 공수처의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욱 처장은 “공수처가 새로운 수사기관으로 출범하면서 기존의 수사기관들과 갈등을 빚고 나라의 반부패수사 역량이 오히려 저하될 것이라 우려하는 분들도 있다”며 “그러나 새로 출범하는 공수처와 검찰ㆍ경찰이 서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서로 견제할 것은 견제한다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 관계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수사 결과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며 “다양한 경력과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채용함으로써, 공수처를 활력 있는 조직, 일하고 싶은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한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투명한 면접시험 등의 절차를 통해 출신과 배경에 관계없이 사명감과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들을 공수처의 검사와 수사관, 직원으로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다. 비록 공수처의 출범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공수처가 오늘 떼는 자그마한 첫걸음은 우리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를 향한 큰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처장은 “공수처가 오늘부터 걸어가는 여정은 우리 헌정사가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저는 공수처가 앞으로 가는 길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지난 5천년의 고난의 역사를 견디고 이겨온 우리 한국인들의 지혜와 용기를 발휘한다면, 자유롭고 평등하며 공정한 사회라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제가 평소 존경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 말씀으로 끝맺고자 한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와 공정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날이 있다’는 말씀”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진정성과 저력을 믿는 저는 그런 좋은 날, 우리 역사의 봄날이 오리라 확신한다”며 마무리했다.

이날 취임식에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제막식이 진행됐다. 제막식에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이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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