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변호사업계에 방송통신대(방통대, 방송대) 로스쿨 도입 논란이 뜨겁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방송대 로스쿨 설치 법안을 발의하자, 대한변호사협회 변협회장 선거 후보들과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 후보들이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송에서 전문적인 법률해설과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신업 변호사는 방송대 로스쿨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히려 로스쿨 2000명 정원과 상관없이 변호사예비시험을 통과한 100명 정도에게 변호사시험 자격을 주는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강신업(58) 변호사는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늦게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6기를 수료하고, 2007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20일 강 변호사를 만나 방통대 로스쿨 도입 논란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전통의 법조인 선발방식이었던 사법시험은 2017년 역사 속으로 사라져, 현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해야 법조인의 길을 걸을 수 있다.

강신업 변호사는 “사법고시를 폐지하고 로스쿨을 만든 이유를 생각하면 해답은 간단하다”며 “사법고시를 폐지하고 로스쿨을 만들 때 논거가 뭐였느냐면, 시험을 통한 선발이 아니라 교육을 통한 법조인의 양성”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강 변호사는 “그러면 방통대 로스쿨을 하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 되느냐? 그건 시험을 통한 선발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로스쿨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케이스를 가지고 수많은 토론수업 등 교육을 통한 법조인의 양성이다. 다시 말하면 의과대학에서 임상실험 하듯이 그렇게 교육해야 된다”며 “그런데 방통대 로스쿨은 시험을 통한 선발로 될 수밖에 없다”고 부정적으로 봤다.

강신업 변호사는 “(과거) 사법시험은 시험을 통한 선발이고, 로스쿨은 교육을 통한 법조인의 양성을 목표로 만든 것이다. 즉 시험을 통한 선발을 법조인의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제도를 바꾼 것”이라며 “방통대 로스쿨을 만들었을 때 과연 이것이 교육을 통한 법조인의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원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 여기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그러면서 변호사예비시험 제도를 꺼냈다.

강 변호사는 “그렇다면 이원화해서 로스쿨을 나와서 변호사시험 자격을 갖도록 하되, 일부에 대해 일본에서도 하는 예비시험을 통과하며 변호사시험 자격을 주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방통대 로스쿨을 만드는 것보다 실효적”이라고 주장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그렇게 하려면 로스쿨 (2000명) 정원과 상관없이 100명 정도를 뽑으라”며 “일본은 예비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 변호사시험 자격을 준다. 일본처럼 병행하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로스쿨 교육을 통한 양성을 했으니까 변호사시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고, 로스쿨을 나오지 않은 사람은 변호사예비시험을 통과하면 변호사시험 자격을 주는 것”이라고 간명하게 정리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이렇게 예비시험을 만들면 방통대 로스쿨을 만들 필요가 없다”며 “방통대 로스쿨을 만들지 말고, 로스쿨 2000명 정원과 상관없이 변호사예비시험을 통과한 100명 정도 변호사시험 자격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신업 변호하는 “법대를 나와서 공부하든, 혼자 공부하든, 왜 꼭 방통대 로스쿨을 가야 하느냐. 과연 방통대 로스쿨이 기존 로스쿨과 같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예비시험을 도입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청래 의원은 지난 6일 방송대 로스쿨 도입을 위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청래 의원은 “방송대 로스쿨이 운영되면 온라인을 통한 접근, 저렴한 학비, 입학전형요소 간소화로 기존 로스쿨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법조인 양성의 민주성 제고 및 법조인 수급의 적정성 확보, 다양한 계층과 배경을 가진 전문 법조인 배출에 기여하고자 한 것”이라고 법안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 제51대 변협회장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데, 출마한 후보(이종린, 조현욱, 황용환, 이종엽, 박종흔)들 모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서울지방변호사회 제96대 회장선거가 진행 중인데, 출마 후보(박종우, 김정욱, 윤성철)들 모두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편, 강신업 변호사는 2017년 폐지된 사법시험에 대해서는 공정한 시험이라며 높이 평가한 반면 현재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해서는 공정성에 불신을 드러냈다.

강신업 변호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사법연수원이 있었다. 이 제도는 굉장히 좋은 제도였다. 사법고시에 합격했다고 바로 판사ㆍ검사로 가는 게 아니라, 사법연수원이라는 2년 동안의 고된 훈련과정, 사법연수원은 엄청 훌륭하다. 교수들도 판사ㆍ검사들이 나와 교육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별정직공무원으로 임용해서 사법연수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서 법조인을 배출했다. 그게 훨씬 훌륭한 제도다”라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예전에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시골에 플래카드가 붙을 정도로 왜 그렇게 알아줬는지 아느냐. 사법고시에 붙으면 인간승리라고 봤다. 아버지가 구두를 닦든, 물고기를 잡든, 농부든 상관없이 본인이 공부해서 똑똑하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면 인간승리다”라며 “무슨 얘기냐면 사람들이 사법시험은 공정한 시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등학교만 나왔어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자체로 인정해 줬다. 나도 노무현을 인정한다. 고등학교만 나왔어도, 지방대학을 나와도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순간 그냥 무조건 인정”이라며 “그건 사법시험이 공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강신업 변호사는 “로스쿨 3년과 사법시험 합격한 후에 사법연수원 2년 과정을 비교하면 어떻게 더 나을 것 같으냐”며 “로스쿨 교육이 3년 동안에 법이론과 법실습을 모두 가르쳐야 한다. 로스쿨 들어갈 때도 법과목을 시험과목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니 전반적으로 부실하다고 본다. 짧은 시간에 법 이론과 실습을 다 배워서 현실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그런데 지금은 로스쿨에 들어가면 ‘아버지 빽으로 들어갔나’ 의구심이 든다. 로스쿨 입학이 공정한지 모르겠다”며 “로스쿨 도입으로 법률가의 질이 높아졌느냐? 공정성이 확보됐느냐?”라고 반문했다.

강 변호사는 “사법시험으로 인한 고시낭인? 되지도 않는 소리다. 고시낭인이 되든 말든 그건 본인의 선택이다. 그리고 고시낭인이 도대체 얼마나 되느냐. 그럼 대학을 나와서 취업을 못하고 있으면 ‘대학낭인’이냐. 그러니 ‘고시낭인’은 본인의 선택이고 (우리사회의) 한 구석인 것이다. 그러면 ‘변시낭인’(변호사시험 낭인)은 안 나오느냐? 고시낭인 때문에 로스쿨을 도입하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로스쿨을 왜 만들었느냐. 간단하게 말하면 심술이다. 그 점은 노무현을 별로 안 좋아한다. 자기는 (사법시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는 사다리를 걷어차 버린 것이다. 고등학교 나와서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통령 하는 사람은 나 하나로 끝나야 돼”라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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