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 제51대 변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방송통신대 로스쿨 설치 법안에 대해 강력 반대했다.

변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5명의 변호사들이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입법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6일 법안을 발의한 정청래 국회의원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 및 로스쿨 교육환경 등의 문제점들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ㆍ직장인ㆍ가사전업자 등의 법조계 진출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로스쿨의 단점을 보완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다양한 경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 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방송대 로스쿨이 운영되면 온라인을 통한 접근, 저렴한 학비, 입학전형요소 간소화로 기존 로스쿨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법조인 양성의 민주성 제고 및 법조인 수급의 적정성 확보, 다양한 계층과 배경을 가진 전문 법조인 배출에 기여하고자 한 것”이라고 법안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변협회장 후보들은 방송통신대 로스쿨 설치에 모두 반대 입장이다. 후보들의 입장을 기호 순번에 따라 살펴봤다.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 기호1번 이종린 변호사

대한변협회장 후보 기호1번 이종린 변호사는 지난 8일 “방통대 로스쿨 설치 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변협회장 당선 여부를 떠나 최선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린 변호사는 “법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은 실무가 출신 교수들을 필수적으로 두도록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직 판사ㆍ검사들에 의한 첨삭 지도를 거치도록 해 학생들의 실무능력을 배양하도록 하고 있다”며 “다양한 교수진에 의한 강의와 토론식 수업, 서면 첨삭 등은 예비법조인들의 실무능력을 배양하는데 필수적이며, 이는 결코 온라인 과정으로 대체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린 변호사는 “방통대를 통한 ‘쉽게 따는 변호사 자격증’은 허상에 불과하며, 방통대가 배출하는 변호사 또한 충분한 실력을 갖춘 온전한 변호사가 되지도 못한다”며 “방통대 로스쿨은 지원자에게는 헛된 희망을, 국민에게는 법률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가져다주는 제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 기호2번 조현욱 변호사

대한변협회장 후보 기호2번 조현욱 변호사는 지난 7일 ‘시일야방통대곡(是日也放通大哭)’이라는 성명을 내놓으며 “방송대 로스쿨 법안 발의를 강력히 반대하며, 변협회장이 된다면 법안 저지를 위해 노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일야방통대곡은 방송통신대 로스쿨에 통곡한다는 취지다. 

조현욱 변호사는 “방통대의 추가 인원 선발 시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아져 예전 고시낭인 문제가 다시 발생하게 된다”며 “기존 로스쿨 재학생들은 더욱 변호사시험 합격에만 매달리게 돼 로스쿨이 고시학원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조현욱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작년 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변호사 응답자 1427명 중 무려 76.3%가 방통대 로스쿨에 반대했다. 방통대 로스쿨이 갖고 있는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 대다수의 변호사들이 공감하고 있는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방통대 로스쿨 법안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 기호3번 황용환 변호사

대한변협회장 후보 기호3번 황용환 변호사는 8일 “온라인 로스쿨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며, 전업협회장으로 앞뒤 재지 않고 법안의 폐기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용환 변호사는 “법안의 주요 제안이유는 직장인, 사회적 약자도 로스쿨에 입학할 기회를 주자는 것인데, 현재 로스쿨에는 사회적 약자 배려 전형이 별도로 존재하고 있고, 로스쿨 입학생 중에는 다양한 경력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하고자 하는 그 의도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황용환 변호사는 “오히려, 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해 추가로 로스쿨 입학 인원을 증원하자는 주장은 주경야독이라는 때 지난 환상을 심어, 사법 시스템을 누더기로 만들고 나아가 변호사 숫자를 부당히 늘려 청년변호사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몰려는 시도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 기호4번 이종엽 변호사

대한변협회장 후보 기호4번 이종엽 변호사는 지난 8일 “방송통신대 로스쿨 정원까지 추가로 증원된다면, 그로 인해 연간 변호사 배출 수 증가가 시도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방송통신대 로스쿨 도입의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우선 로스쿨 도입의 취지에 따라 유사직역 문제를 해결한 이후나 연간 변호사수 배출 감소를 전제로 기존 로스쿨 정원을 축소하는 범위에서 도입을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종엽 변호사는 “고려공사삼일처럼 신뢰할 수 없는 오락가락한 입법에 지난 수십 년 변호사 업계는 젊은 변호사들의 기본적인 생존권이 다 무너질 정도로 도탄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공사삼인(高麗公事三日)은 ‘고려의 정책이나 법령이 사흘이면 바뀐다’는 것이다.

이종엽 변호사는 “이미 업계가 모두 망한 뒤에 사다리를 주어봐야 누가 그 사다리를 오르려 하겠는가”라며 “우선 빈사상태에 빠진 변호사 업계부터 살리고 그 다음에 희망의 사다리를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주장했다.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 기호5번 박종흔 변호사

대한변협회장 후보 기호5번 박종흔 변호사는 지난 8일 “온라인 로스쿨 도입에 관한 방통대 로스쿨법 및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의 철회를 촉구하며, 변협회장이 된다면 온라인 로스쿨 도입을 저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흔 변호사는 “온라인 로스쿨 교육과정이 과연 변호사 양성을 위한 법학전문교육의 질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며 “또한 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해 입학정원이 증가하게 되면 기존 로스쿨의 우회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으며, 충실한 법학전문교육을 담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원격 온라인 교육으로서는 실무과목 및 핵심과목을 학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있다”며 “이처럼 온라인 로스쿨은 결국 법률소비자인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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