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일본군 위안부는 반인도적 불법행위…피해자들에 위자료 1억원씩”
법원 “일본군 위안부는 반인도적 불법행위…피해자들에 위자료 1억원씩”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01.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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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일본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인정해 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12명은 2013년 8월 일본 정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씩 12억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조정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일본이 무대응 입장을 고수해, 할머니들은 2015년 10월 법원에 정식 재판을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이 재판 참여를 거부했고, 결국 재판부는 2020년 1월 이 사건을 ‘공시송달’로 처리하고 재판을 진행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침략전쟁 수행을 위해 조직적ㆍ계획적으로 ‘위안부’ 제도를 운영했고, 위안부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식민지로 점령 중이었던 한반도에 거주하던 원고들을 유괴하거나 납치해 한반도 밖으로 강제 이동시켰고, 원고들을 위안소에 감금한 채로 상시적 폭력, 고문, 성폭행에 노출시켰다”며 “이런 행위는 불법행위임이 명백하고, 이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므로 위자료 각 1억원씩”을 주장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4민사부(재판장 김정곤 부장판사)는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 일본국이 원고들에게 각 1억원씩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현재 생존한 할머니는 5명뿐이다.

재판권 유무(국가면제의 적용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 재판부는 재판권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행위는 일본제국에 의해 계획적ㆍ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 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서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것이며, 당시 일본제국에 의해 불법점령 중이었던 한반도 내에서 우리 국민인 원고들에 대해 자행된 것으로서, 비록 이 사건 행위가 국가의 주권적 행위라고 할지라도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에 대한 재판권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면제(또는 주권면제)는 국내법원이 외국국가에 대한 소송에 관하여 재판권을 갖지 않는다는 국제관습법”이라며 “국가면제 이론은 항구적이고 고정적인 가치가 아니고, 국제질서의 변동에 따라서 계속 수정되고 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피고가 된 국가가 국제공동체의 보편적인 가치를 파괴하고 반인권적 행위로 인해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가했을 경우까지도 최종적 수단으로 선택된 민사소송에서 재판권이 면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부당한 결과가 도출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미국 등의 법원에 여러 차례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되거나 각하됐다. 청구권협정과 2015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합의’ 또한 피해를 입은 개인에 대한 배상을 포괄하지 못했다”며 “협상력, 정치적인 권력을 가지지 못하는 개인에 불과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소송 외에 구체적인 손해를 배상 받을 방법이 요원하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국가면제 이론은 주권국가를 존중하고 함부로 타국의 재판권에 복종하지 않도록 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지, 절대규범(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해 타국의 개인에게 큰 손해를 입힌 국가가 국가면제 이론 뒤에 숨어서 배상과 보상을 회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해 형성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제재판관할권 유무에 대한 판단에서 관할권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불법행위의 일부가 한반도 내에서 이루어졌고, 원고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 중인 점, 물적 증거는 대부분 소실되었고, 기초 증거자료는 대부분 수집돼 일본에서의 현지 증거조사 등이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점, 국제재판관할권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병존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대한민국은 이 사건 당사자들 및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대한민국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이에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일본제국은 침략전쟁의 수행과정에서 군인들의 사기 진작 및 민원 발생의 저감, 효율적 통솔을 추구하기 위해 이른바 ‘위안부’를 관리하는 방법을 고안해 내고, 이를 제도화해 법령을 정비하고 군과 국가기관에서 조직적으로 계획을 세워 인력을 동원해 확보했고, 역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위안소’를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0대 초중반에서 20세 남짓에 불과해 미성년이거나 갓 성년이 된 원고들은 ‘위안부’로 동원된 이후 일본제국의 조직적이고 직ㆍ간접적인 통제 하에 강제로 하루에도 수십 차례 일본군인들의 성적인 행위의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또 “원고들은 가혹한 성행위로 인한 상해, 성병, 원치 않은 임신, 안정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산부인과 치료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상시적인 폭력에 노출됐으며, 제대로 된 의식주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원고들은 최소한의 자유도 제압당해 감시 하에 생활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종전 이후에도 ‘위안부’였다는 전력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불명예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두고두고 큰 정신적 상처가 됐으며, 이로 인해 원고들은 이후로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는 당시 일본제국이 비준한 조약 및 국제법규를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쿄재판소 헌장에서 처벌하기로 정한 ‘인도에 반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행위는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피고는 이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피고가 지급해야 할 위자료는 적어도 원고들에 대해 각 1억원 이상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손해배상청구권 소멸 여부에 관해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한일 양국 간의 1956년 청구권협정이나, 2015년 일본 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합의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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