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공수처장 후보가 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수처를 문재인 정권의 ‘옹호처’라고 비난하면서, 출범을 최대한 저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와 추천위원으로 참여한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 선정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어제 민주당과 정부의 눈물겨운 노력 끝에 공수처장 후보 두 사람이 선정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아시다시피 공수처 설치법은 지난해에 소위 요건이 되지 않는 패스트트랙이라는 것을 거쳐서 법사위 숙고기간도, 사개특위 숙고기간도 채우지 않은 채, 지나갔던 불완전한 법이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내용도 위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위헌 (법률심판이) 제청된 상태에서 이번에는 자기들이 스스로 보장했던 야당의 거부권 내지 동의권을 박탈한 채로, 거기에 더해서 어제 한석훈 위원이 새로 추천이 됐는데 추천권을 행사할 기회도 박탈하고, 또 대상 후보자들에 대해서 제대로 검증할 권한도 박탈한 채 두 사람을 선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특히 지난번 5표가 나왔던 전현정 후보는 어제는 1표로 아예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없어진 4표는 미리 사전에 다 정부와 민주당이 뜻을 맞추어서 옮겨간 것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중립적이고 독립적이라는 공수처 추천위원회가 5표를 얻었던 사람이 갑자기 1표로 내려간 과정도 석연치 않고, 이 과정 자체도 사실은 점검되고 검증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금명간에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바라던 공수처장 후보 한 사람을 지명하겠지만, 우리는 이 과정 전체를 인정할 수가 없고, 국민과 힘을 합쳐서 우리나라 사법체계 근간을 흔들고 정권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덮을 이 정권 옹호처 출범에 대해서 최대한 저지할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진욱, 이건리 후보
김진욱, 이건리 후보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는 28일 국회 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공수처장 후보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선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한석훈 위원(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새롭게 위원으로 참석해 후보추천위원회 7명 전원 참석한 상태에서 개회했다.

회의 시작 직후 한석훈 위원은 심사대상자 추가 제시 및 자료요구 권한이 새롭게 행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 회의는 지난 회의에 이어 속개된 회의로서 회의의 연속성이 있으며, 지난 회의에서 위원 전원의 동의로 후보자 추가추천은 12월 23일까지 허용하고, 더 이상의 후보자 추천 없이 기왕의 심사대상자와 제출된 자료에 근거해 최종후보자를 선정하기로 의결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공수처장 후보 심사대상자들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야당 추천위원(이헌, 한석훈)들은 새로 보임된 한석훈 위원의 새로운 심사대상자 제시권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퇴장했다.

야당 추천위원들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위원들은 두 차례의 표결 끝에 최종적으로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김진욱, 이건리 후보자를 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자로 추천할 것을 의결했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아울러 주호영 원내대표 등 야당의 비토권이 보장 안 됐다는 주장에 대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 변협회장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반박했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비토권이란 것 자체가 부적격한 후보를 배제하자는 의미지, 공수처 출범 자체를 저지하겠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며 “(후보추천위원회) 내부적으로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치면서 (후보) 제기권이라든지, 충분한 자료제출 요구권은 보장됐다고 판단해서 최종적으로 의결하게 된 것”이라며 일축했다.

앞선 회의에서 추천위원들로부터 5표를 받았던 전현정 변호사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지 않고,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선정된 것에 대해 이찬희 변협회장은 먼저 “공수처장 후보에 검사 출신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를 반영하자는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후보로 추천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 헌법연구관은 판사 출신이고,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이다. 전현정 변호사도 판사 출신이다.

이 변협회장은 또한 “전현정 후보자 개인보다 배우자가 현직 (김재형) 대법관이란 점 때문에, 혹시라도 이해충돌의 오해소지를 미리 제거하자 (측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서 여당ㆍ야당 후보, 그리고 정부 측 후보를 모두 배제한다는 원칙에 따라서 법무부장관 추천인 전현정 변호사도 배제된 걸로 생각된다”며 “(추천위원들의) 사전에 특별한 합의가 있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변화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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