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노조 전호일 “김명수 대법원장, 검찰 ‘수사협조’ 최선 선택”
법원노조 전호일 “김명수 대법원장, 검찰 ‘수사협조’ 최선 선택”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06.18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에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하지 않지만, 수사협조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전호일 교육선전국장은 “대법원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호일 법원본부 교육선전국장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전호일 법원본부 교육선전국장

먼저 지난 15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자의 뜻과 다른 소신을 드러냈다는 것만으로, 법관들이 다른 법관들에 의해 뒷조사의 대상이 된 것은 법관독립이라는 중대한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존재 이유인 공정한 재판을 사법행정권자의 정책 실현을 위한 거래의 수단으로 써보려고 시도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며 “이는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고 있는 전국의 법관들에게 큰 자괴감을 안겨 주는 것”이라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거래 의혹을 겨냥했다.

그는 “재판은 실체적으로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해 보여야 한다는 것이 사법부가 강조해 온 오랜 덕목이고, 재판이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외관을 꾸며내는 행위만으로도 사법부의 존립 근거인 국민의 재판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임이 분명하다”고 환기시켰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며 “이에 (사법농단 관련자로 드러난) 고등법원 부장판사 4명을 포함한 13명의 법관에 대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징계절차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관여 정도와 담당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징계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일부 대상자들에 대한 재판업무배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대법원
사진=대법원

특히 관여자들에 대한 형사조치와 관련, 김 대법원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수사에 대해 사법부라고 예외가 될 수 없음은 분명하고, 법원 조직이나 구성원에 대한 수사라고 하여 이를 거부하거나 회피할 수 없음도 자명하다”며 “재판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는 부분에 대한 의혹 해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비록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섣불리 고발이나 수사 의뢰와 같은 조치를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고발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경우 미공개 문건을 포함해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모든 인적ㆍ물적 조사자료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공할 것이며, 사법행정의 영역에서 필요한 협조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노조(본부장 조석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입장을 발표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는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장 발표는 법원본부가 주장한 형사고발 수준에 미치지 못하나, 강제수사가 개시되면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대해서는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조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법원본부는 “김명수 대법원장은 (양승태) 사법농단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구제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대법원장은 다시는 이런 사법농단 사건이 발생되지 않도록 관료법관제도 폐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등 법원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법원본부 전호일 교육선전국장도 김명수 대법원장의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호일 국장은 법원노조 본부장과 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법원본부 전호일 교육선전국장
법원본부 전호일 교육선전국장

전호일 교육선전국장은 페이스북에 “하나의 싸움을 승리로 마무리했다”면서 “대법원 앞에서 농성장, 대법원 진격투쟁, 대법원 앞 촛불문화제, 단식투쟁....이런 과정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라며 관련 사진들을 올렸다.

전 국장은 “오늘 대법원장의 발표가 있었다. 어제 법원본부의 입장을 대법원장 면담을 통해 전달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무슨 요구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며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전했다.

전호일 국장은 특히 “고발과 수사 협조의 차이로 말이 많다”며 “내가 보기엔 대법원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문장을 선택했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로 “법원이 고발하여 수사가 진행되고 기소되면, 법원이 판단해야 하는 고발인의 지위와 판단자의 지위로 많은 법리적 논쟁으로 본질이 흐려진다”며 “그런 혼란 불필요한 논쟁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봤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전호일 교육선전국장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전호일 교육선전국장

전호일 국장은 “법원본부도 고발을 했다. 검찰은 수사 시작하면 되고, 대법원에 있는 증거자료 받아 기소 여부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대법원장은 수사가 원활하게 되도록 사법행정 지원까지도 약속했다. 그 진의를 어제 면담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고 김명수 대법원장에 신뢰를 표시했다.

한편, 지난 5월 25월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3차 조사보고서 발표한 것과 관련, 5월 30일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사법농단 몸통 양승태 그 관련자 형사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원본부 기자회견

이 자리에 모인 법원공무원들은 “사법농단 몸통 양승태를 구속 수사하라”, “이게 법원이냐, 관련자를 형사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법원본부는 조석제 법원본부장을 고발인으로 하는 양승태 고발장과 형사처벌을 촉구하는 법원본부 조합원 3453명의 서명부를 서울중앙지검에 함께 제출했다.

피고발인으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전 기조실장), 이규진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양형위원),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등이다.

지난 8일에는 법원본부 박정열 서울중앙지부장이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로비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또한 11일에는 대법원 정문 앞에서 김주업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조석제 법원본부장 그리고 법원본부 전국 22개 법원지부장들의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압박했다.

사진=전호일 교육선전국장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이 입장을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 14일에는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법원본부 입장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직접 전달하고자 대법원 현관 로비 점거농성을 벌여 대법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됐다. 전호일 국장은 이를 “대법원 진격투쟁”이라고 불렀다.

사진=법원본부
사진=법원본부
조석제 법원본부장과 박정열 서울중앙지부장이 면담을 위해 대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조석제 법원본부장과 박정열 서울중앙지부장이 면담을 위해 대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조석제 법원본부장과 박정열 서울중앙지부장은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에서 “사법농단 양승태와 그 관련자 형사처벌”의 법원본부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법원공무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대법관들은 반발했다. 또한 대한변호사협회는 환영한 반면, 법률가농성단과 민변은 수사협조에 대해서는 진일보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 협조 입장을 밝히자, 대법관 13명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한 대법관들의 입장>을 통해 “재판의 본질을 훼손하는 재판거래 의혹에 대하여는 대법관들은 이것이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법관들은 “사회 일각에서 대법원 판결에 마치 어떠한 의혹이라도 있는 양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하여는 당해 사건들에 관여했던 대법관들을 포함해 대법관들 모두가 대법원 재판의 독립에 관하여 어떠한 의혹도 있을 수 없다는 데 견해가 일치됐다”고 밝혔다.

사진=대법원
사진=대법원

대법원에는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재판장을 맡는 대법원장과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포함한 13명의 대법관이 있다.

현재 김명수 대법원장과 13명의 대법관에는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법원행정처장), 민유숙 대법관이 있다. (임명 순)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후속조치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이 발표를 지지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변협은 “대법원이 법원 내ㆍ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고심한 후 발표한 이번 후속조치를 환영한다”며 “법조삼륜의 한 축으로서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며 “아울러, 대법원이 발표한 후속조치가 흔들림 없이 철저히 이행되는지를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동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해온 민변. 15일에는 김호철 회장과 김소리 변호사가 1인 시위를 했다. (사진=민변)
대법원 동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해온 민변. 15일에는 김호철 회장과 김소리 변호사가 1인 시위를 했다. (사진=민변)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대국민 담화에 아쉬움을, 대법관들의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혹평하면서 “검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민변(회장 김호철)은 “대법원장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이번 담화는 관료화된 사법부 내에서 스스로에 의한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방증하는 것이자, 그동안 우리 모임을 비롯한 시민사회와 국민들의 요구에는 못 미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동문 옆 천막에서 시국농성을 하는 법률가들. 왼쪽부터 이재화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승현 방송통신대 교수 이덕우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서울 서초동 대법원 동문 옆 천막에서 시국농성을 하는 법률가들. 왼쪽부터 이재화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승현 방송통신대 교수 이덕우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또한 사법농단규탄 법률가농성단은 “그동안 전국법원장간담회와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에서 사법농단 사태 관련자에 대한 수사의뢰는 물론 수사협조의 의사조차 표명되지 않았던 것에 비추어 볼 때, 김명수 대법원장이 수사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수사에 대한 협조의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진일보한 조치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법률가농성단

농성단은 “그러나 이번 사법농단 사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스스로가 판사사찰과 재판거래를 통해 사법부 독립을 짓밟아버린 초유의 사태라는 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조치는 사법적폐의 과감한 청산과 사법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염원에 비추어 현저히 미흡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청와대와의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희대미문의 대법원 사법농단을 규탄하는 법률가(변호사, 법대교수, 법학자)들은 지난 5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데 이어 대법원 동문 옆에 천막을 설치하고 시국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법농단규탄 법률가농성단이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