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교수ㆍ연구자ㆍ작가ㆍ불자 지식인 동조 단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교수ㆍ연구자ㆍ작가ㆍ불자 지식인 동조 단식
  • 김길환 기자
  • 승인 2020.12.20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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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 협의회(민교협),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 정의평화불교연대,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가 12월 1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을 위한 교수, 연구자, 작가, 불자 지식인 동조릴레이 단식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에서 제정될 때까지 무기한 동조단식에 돌입한다”며 3가지 사항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라! ▲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책임자 구속을 명시하라! ▲산재사망이 집중되고 있는 50인 미만 소기업에 대해서도 유예기간 없이 전면 적용하라!

다음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라!> 전문.

세칭 촛불정권에서도 위험의 외주화와 죽음의 행렬은 멈추지 않고 있다. 2019년에 산업재해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한 노동자만 855명이며, 부상을 당한 노동자는 거의 11만 명(109,242명)에 달한다. 지금 어디에선가 노동 현장에서는 한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나 사랑받는 자식들이 떨어져서, 벨트에 끼어서, 질식하여, 불에 타서, 화학약품에 노출되어 죽거나 부상당할 것이다.

죽음의 행렬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김용균 노동자가 그리 처참하게 죽었을 때 다시는 제2의 김용균을 만들지 않게 하자고 국민이 성원하고 정부가 약속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용균이 없는 용균이 법’인 산안법(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한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 정부는 이를 실질적으로 방지할 제도적, 법적 조치를 진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기업도 변화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이 사망했는데 2020년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고로 38명이 사망했다. 78명이나 사망하고 피해자가 얼마인지 밝혀지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범 기업의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304명이 죽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을 받은 이는 말단 공무원 한 명뿐이며, 문재인 정권조차 진상조사에 미온적이다.

한 노동자가 죽으면 가족 모두의 삶이 멈추는데, 지금 기업과 국가는 사람의 목숨 값보다 안전비용을 더 중시하고 있다. 근대 국가는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고 국토방위에 참여하게 하는 대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전제에서 성립한다. 그럼에도 이 나라는 재벌에 휘둘려 이를 방기하고 있다. 기업은 노동자들이 생산한 잉여가치를 이윤으로 가져가는 대신 생산과정에서 함께 생산되는 위험을 관리하고 노동자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 값보다 안전비용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기업들은 위험 관리를 등한히 하고 있다. 더구나 노동의 유연성을 증대하며 극단의 이윤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체제에 와서 기업들은 위험을 외주화하여 비용절감에만 치중하며 노동자의 죽음을 방관하고 있다. 그 결과는 매일 매일 세월호 참사가 되풀이되는 죽음의 행렬이다. 한 노동자가 죽으면 가족 모두의 삶이 멈춘다.

노동자를 죽여서라고 이윤을 확대하려는 자본의 탐욕은 멈추어야 한다. 18세기의 조선조의 민중들은 만백성을 다스리는 용왕과 토끼의 목숨이 똑같이 동일하다는 판결을 하고 이를 <토끼전>에 담아 향유하였다. 인권이 보편적인 원칙이 된 20세기도 넘어선 21세기에서, 이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국정농단과 세월호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여 촛불의 힘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권에서 왜 죽음의 행렬을 방치하는가. 산재 사고 현장에 방치된 노동자의 목숨의 가치는 재벌 회장, 국회의원, 대통령의 목숨의 가치와 동일하다. 이 당연한 이치를 무시한 채 기업들은 노동자를 죽여서라도 비용을 절감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자본의 이 야만적인 탐욕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그들이 그럴 경우 구속될 수도 있는 법을 제정하는 것뿐이다.

압도적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은 응답해야 한다. 국민 10만 명이 동의해서 중대재해기업처벌 법안을 발의했다. 그럼에도 국회 법사위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심의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자식을 잃은 산재 유족들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무엇 때문에, 왜 희생자들의 부모들이 찬 바닥에서 곡기를 끊으면서까지 싸워야 하는가. 더구나 민주당은 정의당의 도움 없이도 필리버스터를 중지시킬 정도로 국회에서 압도적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런 힘을 가지고도 왜 중대재해법 제정을 미루고 있는가. 그런 막강한 힘을 가지고서도 민주당은 아직도 재벌의 하수인이란 말인가. 만약 그런 것이 아니라면, 국민의 목숨을 조금이라도 중히 여기는 정당이라면, 민주당은 오늘 당장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에 나서기 바란다.

우리 몸의 중심은 머리나 가슴이 아니라 아픈 곳이다. 그곳에 영양과 면역세포가 모여 치유하여 몸 전체를 건강하게 한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아픈 곳은 산재 사망 현장이다. 그곳을 먼저 치유하지 않고서는 건전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은 성립하지 않는다. 정부와 여야 정당은 즉각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 지난 7월 2일에 이재용 구속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 함께 하였던 교수, 연구자, 작가, 불자 지식인들은 더 이상 매일 매일 매 시간마다 노동현장에서 세월호 참사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보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하여 나섰다. 우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에서 제정될 때까지 무기한 동조단식에 돌입하며 다음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1.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라!

2. 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책임자 구속을 명시하라!

3. 산재사망이 집중되고 있는 50인 미만 소기업에 대해서도 유예기간 없이 전면 적용하라!

2020년 12월 18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 협의회/전국교수노동조합/정의평화불교연대/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가나다 순)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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