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25일 한국정부를 상대로 5조원대 소송을 낸 ‘먹튀’ 논란 론스타가 9700억원 협상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협상을 진행하려면 국회에 보고하고 검증절차를 밟으라”며 “그렇지 않으면 밀실 야합으로 규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먼저 11월 20일 KBS 보도에 따르면 미국계 사모펀드 회사인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투자자-국가 분쟁)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에 비공식절차로 9700억원의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에 배진교 정의당 국회의원, 경제민주주의2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금융정의연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론스타의 ISDS협상 제안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제기됐던 론스타 밀실 협상설(ISDS 취하를 명분으로 약 1조원을 지불하기로 밀약)에 대해 또다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론스타는 우리나라 은행법상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소유하고 이를 통해 수조원대의 불법 이익을 누렸다”며 “그러나 론스타는 ISDS까지 제기하며, 이제는 ISDS 중단을 조건으로 협상(9700억원)까지 걸어오는 등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 자리에서 발언에 나선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에도 밀약설이 있었다”며 “저희들이 봤을 때 이 연장선상에서 론스타가 (협상) 문건을 청와대에 제출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득의 대표는 “제가 박근혜 정부 때 론스타 로비스트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바로 1조원 설이었다”며 “1조에 대한 근거까지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득의 상임대표는 “1조의 근거가 뭐냐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는데 있어서 하나금융과 1차 계약한 금액과 2차 계약했던 금액이 다르다. (론스타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요구에) 2차 금액이 산정된 것은 론스타 입장에서는 금융당국이 깎으라고 했기 때문에 이것이 부당하다. 이게 7500억원 정도 되는데, 7500억원에 이자까지 더해서 1조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론스타 요구) 이것이 바뀌지 않고 이번에도 9700억원 정도로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협상안 문건을) 전달하지 않았나 의심이 되고 있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김득의 대표는 “론스타 입장에서는 계속적으로 (외환은행 매각) 금액 깎인 것에 대해서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하나금융과 마찬가지로 ICC를 진행해서 그 판결문을 가지고 ISDS 소송을 하고 있다”고 론스타를 지적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저희들은 (협상 제안) 문서의 진위 여부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밀실에서 론스타의 의도대로 흘러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금 분위기에서 (당초 요구한) 5조 대신 (협상 제안) 1조라도 싸게 대응해야 되지 않느냐 라는 의심이 깔려 있기 때문에, 만약 정부가 협상을 하더라도 밀실에서 할 것이 아니라, 협상내용을 국회에 보고하고, 그리고 모든 론스타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진행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득의 대표는 “왜냐하면 대한민국 정부가 이번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졌다고 나중에 이야기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다양한 변명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협상에 대해서 밀실에서 진행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국민적 이익과 판단을 고려하고, 모피아의 잘못들까지 모든 것을 낱낱이 공개한 이후에 협상을 할지 말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득의 대표는 그러면서 “저희들에게는 진행사항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국회에는 (ISDS에 관한 모든자료와 협상에 대해) 보고를 해야 한다”며 “검증절차가 있지 않으면, 저희는 야합으로, 밀실거래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김주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사회경제1팀장이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문 성명은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가 낭독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따라 외쳤다.
“정부는 론스타와 밀실 야합 중단하라”
“정부는 ISDS 진행과정 즉각 공개하라”
“국회는 론스타 특별청문회 개최하라”
“론스타 진상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라”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