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먹튀’ 논란 론스타의 최고전문가인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25일 “정부는 위법 투자한 론스타를 정공법으로 통제하고 징계하는 것이, 국민들의 재산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 질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길임을 명심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먼저 11월 20일 KBS는 미국계 사모펀드 회사인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투자자-국가 분쟁)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에 비공식절차로 9700억원의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배진교 정의당 국회의원, 경제민주주의2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금융정의연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론스타의 ISDS협상 제안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발언하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가 드릴 말씀은 두 가지”라며 “이번에 론스타가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보냈다고 하는 문건의 진위와 전달 경로 등에서 여러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전성인 교수는 “적어도 KBS가 공개하고, 배진교 의원실에서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협상 제안 문건에는) 수신자와 발신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론스타 협상 제안 문건에서 발신자를 짚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 교수는 “그리고 편지 하단에 있는 편지지에는 론스타의 원고(회사) 또는 원고 대리인이 아닌 론스타 계열사의 편지지일 뿐”이라고 했다.

서명을 지적하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성인 교수는 “그리고 서명 역시 아무런 직함이 없다”며 “즉 (론스타 법무담당 부사장) 마이클 톰슨이 개인 자격으로 서명한 것”이라고 봤다.

서명을 비교하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 교수는 “이것을 (앞서) 마이클 톰슨이 회사의 대표 자격으로 국가에 보냈던 다른 문서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이 경우는 론스타가 임의로 투자자를 바꿔치기한 후에 적당히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한 문건인데, 여기를 보면 외환은행을 소유했던 LSF-KEB 홀딩스 SCA의 대표 자격으로 내가 서명한다 이렇게 직함이 나와 있다”고 비교해 제시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전성인 교수는 “미국 편지를 조금이라도 써 본 사람은 서명란 밑에 반드시 직위를 표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즉 (협상제안) 이 편지지 문건은 그냥 (론스타 법무담당 부사장) 마이클 톰슨이 보낸 것이다. 론스타의 원고와는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두 번째, 이것을 왜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전달했냐?”고 의문을 가졌다.

전 교수는 “전달 경위를 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몇 가지 경로로 거친 뒤 결국 법무부의 국민신문고를 통해서 접수했다고 한다”며 “이것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국회 발언과정에서 답변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성인 교수는 “그렇다면 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 문건을 받았냐. 청와대가 내통하고 있다는 뜻이냐?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는 문건이기 때문에 청와대에 전달한 것이냐? 이런 점에 관해서 (정부가) 먼저 협상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논하기에 앞서, 이 문서가 진짜인지 그리고 어떤 경로로 우리 정부 당국자에게 전달됐는지 그 점이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언하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 교수는 “법무부는 마치 (협상 제안 문건) 이것을 이번에는 공식 접수된 것이라는 표현으로 이상한 뉘앙스를 흘리면서 국민들의 의중을 떠보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기에 따라서는 이것은 론스타가 정부와 합작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는지 떠보기 위한 장난질로 볼 여지도 있다”고 직격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성인 교수는 “따라서 정부는 이런 장난질에 야합하거나, 이런 장난질을 빌미로 돈을 내줄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한 투자를 한 론스타를 정공법으로 통제하고 징계하는 것이 국민들의 재산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 질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br>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전 교수는 그러면서 “이 과정을 국회가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고,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청문회를 즉각 개최해야 될 것임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발언하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이날 시민사회단체들은 “론스타는 우리나라 은행법상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소유하고 이를 통해 수조원대의 불법 이익을 누렸다”며 “그러나 론스타는 ISDS(투자자-국가 분쟁)까지 제기하며, 이제는 ISDS 중단을 조건으로 협상(9700억원)까지 걸어오는 등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노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으로서 우리나라 은행을 소유하고 이익을 수령해 간 위법을 저지르고도 모자라, ISDS까지 제기한 론스타와의 협상은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단체들은 그러면서 ▲정부-론스타의 밀실 야합 중단 ▲국회를 통한 협상안 공개 논의 ▲ISDS 진행과정과 자료 공개 ▲론스타 국회 특별 청문회 개최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br>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김주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사회경제1팀장이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문 성명은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가 낭독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따라 외쳤다.

전지예 사무국장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전지예 사무국장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정부는 론스타와 밀실 야합 중단하라”

“정부는 ISDS 진행과정 즉각 공개하라”

“국회는 론스타 특별청문회 개최하라”

“론스타 진상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라”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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