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지난 25년간 ‘피의사실공표죄’로 기소된 사례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2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95년부터 올해 9월까지 피의사실 공표죄로 처리된 586건의 사례 중 기소된 경우는 0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480건은 불기소처분 즉 ‘각하’, ‘혐의 없음’, ‘죄가 안 됨’, ‘공소권 없음’, ‘기소유예’로 처리됐다. 그 외 106건은 ‘기소 중지’ 및 ‘참고인 중지’ 등으로 검찰의 구공판ㆍ구약식 기소 절차가 진행된 사례는 전무했다.

피의사실공표죄란 검찰과 경찰 등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 보조하는 자가, 직무 중 알게 된 피의사실을 기소 전 노출할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된다.

검사 출신인 송기헌 의원은 “최근 수사기관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 법원의 판단도 거치지 않은 피의자를 사실상 유죄로 예단하는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인격권, 사생활 비밀의 자유, 그리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는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기헌 의원은 또 “최근 검언유착 의혹 등 수사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정작 수사기관은 자신들의 직무상 범죄가 위법성이 없는 공공의 이익에 해당한다며 25년간 단 한 차례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송기헌 의원은 “수사기관은 피의사실이 진실이라는 전제를 두고 기소하는 것이기에 이미 위법성 조각사유를 갖추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형사소송법은 피의사실 공표죄를 두어 수사기관을 처벌토록 했는지 해당 법률의 제정 목적을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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