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철 “검사가 판사와 같은 공간 상주하다니…법원서 ‘공판검사실’ 빼라”
최은철 “검사가 판사와 같은 공간 상주하다니…법원서 ‘공판검사실’ 빼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10.17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리더] 민주노총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16일 서울고등법원에 검사들이 상주하는 ‘공판검사실’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검사와 판사가 한 공간에 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고 공판검사실의 퇴거를 촉구했다.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 법원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중앙계단 앞에서 ‘재판유착 의혹 해소를 위한 법원 내 공판검사실 퇴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본부장 이인섭)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는 법원공무원들

서울고등법원 12층에는 검사들이 상주하는 ‘공판검사실’이 있어 법원공무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 따르면 서울고법 내 ‘공판검사실’에는 상주하는 검사가 10명이고, 심지어 수사관, 실무관, 사무원 등 20여명의 검찰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실제로 검찰의 한 개 ‘과’가 입주한 상태라고 한다.

서울고등법원 내에서 검사들이 상주하는 공판검사실 일부
서울고등법원 내에서 검사들이 상주하는 공판검사실 일부

법원본부는 기소하는 검사와 재판하는 판사가 한 공간에 있으면 재판유착 의혹을 받을 수 있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어, 결국 사법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법원본부는 서울고등법원 내 공판검사실에 상주하는 검사들은 서울중앙법원 청사 전역을, 마음만 먹으면 판사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연대발언하는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이날 기자회견에 연대발언을 위해 참석한 민주노총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작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2019년 3월 이곳에서 (법원 내 공판검사실 퇴거 촉구)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기자회견을 한 바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2019년 3월 법원본부의 기자회견에 참여한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우)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당시만 하더라도 법원 내에 검사들이 상주하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2019년 3월 25일 법원본부의 기자회견

최은철 본부장은 “(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청와대와의) 재판거래 의혹의 과정들을 국민들이 똑똑히 지켜봤다”며 “법원의 판사들이 결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사법행정권력을 어떻게 남용을 했고, 그리고 권력자들에게 어떻게 줄 대기를 했는지 지켜봤다”고 상기시켰다.

잉상원 법원본부 서울부본부장, 김광준 서울중앙지부장,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정말로 ‘정의’ 그리고 누구보다도 공정해야 될 재판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도저히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엄청난 분노를 일으켰고, 그 분노로 인해서 결국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저희가 보게 됐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의 ‘재판정’ 표현은 넓게는 법원까지 포함한다.

연대 발언하는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그렇다. 재판정은 어느 곳보다도 공정성을 담보해야 되는 곳”이라며 “그런데 법원 이곳에 판사에게 자신의 논리를 설득해야 되는 공간에, 검사가 상주하며 판사와 마주치면서 한 공간에 같이 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국민들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연대 발언하는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최은철 본부장은 “그런데 (법원공무원들이 작년 3월 기자회견을 열어 공판검사실의 퇴거를 요구한지) 벌써 1년이 훨씬 지난 상황”이라며 “그런데 그것이 아직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여전히 (공판검사실이) 상주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말 검찰세력이 개혁의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연대 발언하는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그 과정들을 지켜보니 결국은 또다시 법무부로,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서울중앙지검으로 계속 핑퐁 치면서 실무진들 간에 이런 무책임한 조치들을 진행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판검사실 문제의 처리를 떠넘기는 것을 꼬집었다.

연대 발언하는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최은철 본부장은 “(검찰은) 이제 다시 국민들의 명령에 응답해야 한다”며 “더더군다나 (서울고법에 있는 공판검사실) 이곳이 무려 413m²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공간을 26명의 검찰 관계자들이 차지함으로 인해서 법원에서 상주하는 노동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좌측부터 방희주 서울중앙지부 총무부장, 이상원 법원본부 서울부본부장, 김광준 서울중앙지부장,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백장수 서울중앙지부 사무국장
좌측부터 방희주 서울중앙지부 총무부장, 이상원 법원본부 서울부본부장, 김광준 서울중앙지부장,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백장수 서울중앙지부 사무국장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특히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은 서울고등법원이 있고, 서울중앙지법의 형사재판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며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편의와 효율적인 업무공간을 위해서라도 성역처럼 존재하고 있는 ‘공판검사실’을 당장 퇴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은철 본부장은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법원 동지들의 (공판검사실 퇴거) 요구에 함께 투쟁하겠다”고 동참의지를 밝혔다.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는 법원공무원들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원공무원들은 사회를 진행한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사법신뢰 훼손한다, 공판검사실 퇴거하라”

“검찰은 지금 당장 법원에서 퇴거하라”

또한 법원본부는 다음과 같이 적힌 대형 표지판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법원과 검찰의 유착의혹으로 사라진 공판검사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기에만 있습니다”

“법원에서 검사가 근무하는 것이 정상입니까? 검찰은 당장 법원에서 퇴거하라!”

“기소하는 검사와 재판하는 판사가 한 곳에 근무하는데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검찰은 법원청사 안에 있는 공판실에서 당장 퇴거하라!”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
기자회견 진행하는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

기자회견에는 이상원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서울부본부장, 김광준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장, 이미자 법원본부 조직쟁의국장,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백장수 사무국장, 정민형 조직부장, 방희주 총무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인섭 법원본부장은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공무원ㆍ교원의 정치기본권 쟁취를 위한 10만 입법청원 현장순회가 있어 기자회견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