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원 공익변호사 “헌법재판소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 판단 절실”
손지원 공익변호사 “헌법재판소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 판단 절실”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10.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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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사단법인 오픈넷에서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며 형법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법률심판제청사건 소송대리인 손지원 변호사는 8일 이 조항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헌법재판소가 위헌성에 대한 판단이 절실한 때”라고 호소했다.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사단법인 오픈넷과 사단법인 두루가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 결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 자리에서다.

기자회견 사회는 이선민 변호사(두루)가 진행했다.

좌측부터 이상현 변호사(두루),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 이명선 기자(진실탐사그룹 셜록), 이선민 변호사(두루),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엄선희 변호사(두루),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이 자리에는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프넷 이사),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는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이상현 변호사(두루), 엄선희 변호사(두루), 그리고 이날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청구인 이명선 기자(진실탐사그룹 셜록)와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가 참석했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발언하는 손지원 변호사

두루에서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는 손지원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헌법재판소에 형법 제307조 제1항, 이른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확인 사건이 진행 중”이라며 “이 조항은 진실, 허위를 불문하고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사실을 말한 경우라면 모두 형사범죄를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 변호사는 “이 때문에 업체 이용 후기, 소비자불만 글, 미투 고발, 상사나 권력자의 갑질 행태 폭로, 내부 고발을 하는 등, 거짓 없이 다른 사람의 비리나 자신이 당한 피해를 알리는 행위 모두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위험에 놓이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좌측부터 이상현 변호사(두루),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 이명선 기자(진실탐사그룹 셜록), 이선민 변호사(두루),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엄선희 변호사(두루),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손지원 변호사는 “명예훼손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라며 “그런데 어떤 사람에 대한 진정한 사회적 평가는 그 사람에 대한 진실한 정보에 기초해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다. 진실이 드러남으로써 훼손될 수 있는 사회적 평가라면, 그것은 애초에 잘못 형성된 평가, 왜곡되고 과장된 사회적 평가, 즉 ‘허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그런데 이러한 보호가치가 낮은 ‘허명’을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말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법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을 현저히 위배하고 있는 법률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손지원 변호사는 “민주주의는 사회구성원들이 사람, 사물, 가치 등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교환하는 공론의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며 “진실한 사실은 공론장에서 자유로운 의사형성과 진실발견의 기본 전제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진실한 사실을 널리 알리거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진실이라도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변호사는 “특히, 타인의 비위, 과오 사실을 적시하며 비판하는 표현은 행위자로 하여금 자신의 행위를 시정하도록 해 피해를 구제하거나 제3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행위 역시 사회적 감시와 공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줘 사회구성원 각자가 공론장에서 좋은 (사회적) 평가를 획득하기 위해 각자의 행위를 반성하고 교정하도록 만들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밝혔다.

발언하는 손지원 변호사

손지원 변호사는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며 “그런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이렇듯 중요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위헌적 법률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오히려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고소를 남발해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키고, 진실한 사실을 고발한 사람들은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당해 형사 피의자, 수사 대상이 돼 큰 고초를 겪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선민 변호사, 손지원 변호사

손지원 변호사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위험이 두려워 진실한 사실을 말하는 것을 스스로 억제하게 되고, 우리 사회에서는 응당 드러나야 할 부정적인 진실들이 은폐되고, 그 피해는 결국 모든 사회 구성원이 떠안고 가게 된다”고 짚었다.

좌측부터 이상현 변호사(두루),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 이명선 기자(진실탐사그룹 셜록), 이선민 변호사(두루),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엄선희 변호사(두루),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손 변호사는 “예를 들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때문에 유독물질이 나온 제품, 비위생적 식당, 의료사고가 난 병원 등에 대한 보도는, 유권기관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일단 ‘익명’으로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 됐고, 국민들은 해당 업체의 실명을 몰라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며 “국민들의 알권리가 침해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뿐만 아니라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선량한 업체나 사람들이 억울하게 의심받고 피해를 보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지원 변호사

손지원 변호사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론은 국민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지난 국회에서는 본 죄의 폐지를 주장하는 법안들이 다수 상정됐고, 현재 국회에서도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약 4만 3000명의 국민이 참여했고,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해당 조항을 폐지하고 민사상의 손해배상의 문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2018년 4월에는 법학 교수 및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하는 법률가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좌측부터 이상현 변호사(두루),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 이명선 기자(진실탐사그룹 셜록), 이선민 변호사(두루),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엄선희 변호사(두루),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손지원 변호사는 “세계적으로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두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으며, 명예훼손죄의 형사범죄화 자체를 폐지해 가는 추세”라며 “적어도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 것이 국제법의 원칙이고, 유엔(UN) 인권위원회는 말한 사실이 진실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천명했다”고 밝혔다.

또 “2015년 유엔 자유권 규약 위원회와 2011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대한민국 정부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정식으로 권고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지원 변호사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손지원 변호사는 “이처럼 다수의 국민, 학계, 법조계, 국제사회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러한 여론 및 국제사회의 요청을 반영해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에 대한 새로운 판단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손 변호사는 “이를 위해 사단법인 오픈넷과 두루는 진행 중인 사건에 의견서를 제출했고, 추가적인 헌법소원청구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다”며 “헌법재판소가 엄정한 심리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성을 조속히 확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상현 변호사와 손지원 변호사가 사실적시 명예훼손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하러 헌법재판소 별관으로 가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상현 변호사, 손지원 변호사는 청구인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와 함께 헌법재판소에 사실적시 명예훼손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상현 변호사와 손지원 변호사가 사실적시 명예훼손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하러 헌법재판소 별관으로 가고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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