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군대 영창제도 군인사법 조항 위헌”…징계구금은 헌법 위반
헌재 “군대 영창제도 군인사법 조항 위헌”…징계구금은 헌법 위반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9.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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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군대 영창제도가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배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해군에서 조리병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6년 12월 함장으로부터 근무지이탈금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영창 15일의 징계처분을 받고, 항고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A씨는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항소하며 군인사법 제57조 제2항 중 영창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광주고등법원은 신청을 받아들여 2018년 4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군인사법 제57조(징계의 종류) 제2항은 “영창은 부대나 함정(艦艇) 내의 영창, 그 밖의 구금장소에 감금하는 것을 말하며, 그 기간은 15일 이내로 한다”고 규정했다.

영창제도는 지난 2월 4일 군인사법의 개정으로 폐지됐다, 이 사건 결정은 개정되기 전의 조항을 심판 대상으로 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구 군인사법 제57조 제2항 중 영창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먼저 “심판대상조항은 병의 복무규율 준수를 강화하고, 복무기강을 엄정히 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군의 지휘명령체계의 확립과 전투력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병에 대해 강력한 위하력을 발휘해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재는 “영창처분은 공무원의 신분적 이익을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징계처분임에도 불구하고 신분상 불이익 외에 신체의 자유 박탈까지 내용으로 삼고 있는바, 징계의 한계를 초과한 것”이라고 봤다.

또 “심판대상조항은 징계권자의 요구가 있으면 징계위원회의 심의ㆍ의결과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적법성 심사를 거쳐 처분되는데, 모두 해당 징계권자의 부대 또는 기관에 설치되거나 소속된 것이어서 형사절차에 견줄만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절차가 마련돼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병의 복무규율준수를 강화하고, 복무기강을 엄정히 하는 것은 인신구금과 같이 징계를 중하게 하는 것으로 달성되는데 한계가 있고, 병의 비위행위를 개선하고 행동을 교정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것 등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특히 “군대 내 지휘명령체계를 확립하고 전투력을 제고한다는 공익은 매우 중요한 공익이나, 심판대상조항으로 과도하게 제한되는 병의 신체의 자유가 위 공익에 비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어,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다”며 “이를 종합할 때,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 이석태ㆍ김기영ㆍ문형배ㆍ이미선 재판관 “영창은 영장주의도 위배돼 위헌”

이석태ㆍ김기영ㆍ문형배ㆍ이미선 재판관은 헌재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영장주의에도 위배돼 위헌”이라고 제시했다.

이들 재판관들은 “영창처분은 본질이 사실상 형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인신구금과 같이 기본권에 중대한 침해를 가져오는 것으로 헌법의 영장주의 원칙이 적용된다”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영창처분은 그 과정 어디에도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제3자인 법관이 관여하도록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영창처분에는 법관에 의한 영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법관의 판단 없이 인신구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헌법의 영장주의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의 영장주의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 이은애ㆍ이종석 재판관의 ‘합헌’ 반대의견

반면 이은애ㆍ이종석 재판관은 “영창처분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지 않도록 관련 법령규칙에서 영창처분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고, 영창처분에 대한 실효적 구제절차가 마련돼 있는 등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으로 군 조직 내 복무규율 준수를 강화하고 병의 복무기강을 엄정히 하며 지휘권을 확립하는 것은 매우 큰 공익인 반면, 병이 받게 되는 신체의 자유 제한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 사유도 한정돼 있으므로 공익에 비해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합헌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이 사건 결정으로 병에 대한 영창처분의 근거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함으로써, 영창처분에 의한 징계구금이 헌법에 위반됨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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