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한인섭)이 4일 ‘코비드19 팬데믹의 형사정책적 과제 : 범죄환경 및 동향의 변화’를 주제로 제1회 아태지역 형사사법 전문가 컨퍼런스(APECCJ)를 온라인으로 성황리에 개최했다.

환영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환영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이번 컨퍼런스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가 범죄환경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에 대비해 열렸다.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3시부터 열린 컨퍼런스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방청객 없이 비대면으로 열렸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그리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 됐다. 한인섭 원장 등은 컨퍼런스 회의실 옆방에 설치된 방에서 대형화면을 보며 시청했다.

옆쪽 부스에서 동시통역사들이 한국어로 통역하고 있다.
옆쪽 부스에서 동시통역사들이 한국어로 통역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전 세계에 라이브 생중계되기에 발제자와 토론자 등 참가자 모두가 영어로 진행했다. 또한 국내 시청자를 위해 동시통역사 2명이 컨퍼런스 현장에서 한국어로 통역하기도 했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먼저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은 환영사에서 “코로나19가 초래한 범죄 및 형사정책적 환경의 변화를 살펴보는 이번 컨퍼런스는 최종답안을 만드는 자리가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는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가 코로나19의 영향을 포함해 아태지역의 형사정책적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자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
사회자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

컨퍼런스 사회는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이 매끄럽게 진행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주제 발표자로는 태국사법연구원 매티 요우센 특별자문관, 호주형사정책연구원 릭 브라운 부원장, 호주국립대학교 범죄학과 로데릭 브로드허스트 교수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강태경 국제관계팀장(법학박사),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김혜진 연구관(범죄학 박사) 등 아태지역 형사사법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태국사법연구원 매티 요우센 특별자문관이 발제하고 있다.
호주형사정책연구원 릭 브라운 부원장이 발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 접촉 감소와 온라인 거래 증가가 범죄에 미치는 영향, 가정폭력범죄, 사이버범죄 등의 범죄 지표 변화, 방역 목적의 개인정보 활용의 순기능ㆍ역기능 및 최근 범죄동향의 국가적 차이를 분석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발제하는 호주국립대학교 범죄학과 로데릭 브로드허스트 교수
발제하는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김혜진 연구관(범죄학 박사)

토론자로는 임하나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 조영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학술팀장, 박종천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관이 참여해 발제자들에게 각자 2개 이상의 질문을 던지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토론자 조영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학술팀장
토론자로 나온 임하나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가 질문하고 있다. (윗줄 오른쪽)
토론자로 나온 임하나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가 질문하고 있다. (윗줄 오른쪽)

특히 자유토론 시간에 박종찬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관이 ‘가짜뉴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해 강태경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관계팀장에게 질의했다.

토론자로 나와 질의하는 박종천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관 / 가운데 오른쪽

강태경 팀장은 서울대 법과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관계팀장이자 한국법철학회 및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이사로 재직 중이다.

답변에 나선 강태경 국제관계팀장은 “사인에 의한 개인정보침해, 혐오범죄 같은 인권침해가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요즘 보면 떳떳하게 범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데, 언론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태경 팀장이 발제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한인섭 원장
강태경 팀장이 발제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한인섭 원장

강태경 팀장은 “발표에서도 언급했듯이 언론은 감염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사람들의 주위를 끌 수 있는 요소, 예를 들어 확진자의 연령대, 직업, 성적지향 등을 부각시켜서 보도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런 보도 내용을 접하는 대중들은 확진자를 곧바로 아웃그룹(Out-group) 외집단으로 분류를 하고, 그 다음에 도덕적 비난을 퍼붓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 팀장은 확진자를 향한 혐오 그리고 확진자를 아웃그룹을 분류하고 도덕적 비난을 퍼붓는 것을 ‘테러매니지먼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강태경 국제관계팀장은 “그러면 ‘어떻게 가짜뉴스에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언론의 가짜뉴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부주의 하거나, 의도적인 가짜뉴스가 있다”고 말했다.

강태경 팀장은 “보통 부주의한 것을 ‘미스 인포메이션’이라고 하고, 의도적인 것은 ‘디스 인포메이션’이라고 보통 하는데, 어쨌든 두 가지에 대해서 적절한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짚었다.

‘잘못된 정보’를 뜻하는 ‘미스인포메이션’(misinformation)과 허위조작정보를 뜻하는 ‘디스인포메이션’(disinformation)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강태경 국제관계팀장(법학박사)이 발제하고 있다.

강태경 국제관계팀장은 “물론 현재도 (가짜뉴스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다”며 “이런 형사적 개입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모든 가짜뉴스를 엄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코로나 상황과 같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는 선별적으로 엄벌할 수 있도록 전염병예방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태경 팀장은 “그리고 ‘신상털기’ 같은 경우는 개인정보침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신상털기의 대상이 된 개인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혐오범죄’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질문에 답변하는 강태경 팀장(윗줄 가운데)
질문에 답변하는 강태경 팀장(윗줄 가운데)

강 팀장은 “신상털기에 대해서도 형사적인 제재가 필요한데, 현재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그 다음 정보통신망법상의 명예훼손죄 같은 경우도 3년 이하의 징역과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법정형이 정해져 있지만, 적용하는 부분에서 신상털기가 적절하게 처벌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 ①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어로 환영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왼쪽부터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영오 국제학술팀장, 윤정숙 국제협력실장, 강태경 국제관계팀장

강태경 국제관계팀장은 “그래서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는 우리가 확진자를 확인해야 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정부에서 관리해야 될 정보다”라며 “그런데 형사적 제재가 과소 집행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태경 팀장은 “한편 명예훼손죄에서 따라오는 비판이 표현의 자유나 알권리를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신상털기에는 그런 비판이 적용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자들과 토론자들의 열띤 화상 회의를 촬영하는 한인섭 원장
주제발표자들과 토론자들의 열띤 화상 회의를 촬영하는 한인섭 원장

이날 컨퍼런스는 주제발표자 특히 토론자들의 적극적인 토론 참여와 발표자들의 답변이 이어지면서 예정된 시간을 초과했다. 그리고 동영상 라이브로 생중계되는 장점을 살려 윤정숙 사회자가 시청자들의 질문을 받아 대신 질의하기도 하는 등 완성도 높은 컨퍼런스가 됐다.

기념촬영하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참여자들
기념촬영하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참여자들

컨퍼런스를 마친 뒤 한인섭 원장 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참여자들은 기념촬영을 하면서 동영상 라이브 참여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인사하는 등 성황리에 마쳤다.

앞에 놓인 대형 화면을 통해 동영상 시청자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
앞에 놓인 대형 화면을 통해 동영상 시청자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
컨퍼런스를 마치며 동영상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과 사회자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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