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이영상 “검사 때 안 배웠던 변호사 비밀유지권” 조응천 입법 당부 왜?
변협 이영상 “검사 때 안 배웠던 변호사 비밀유지권” 조응천 입법 당부 왜?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8.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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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는 의뢰인과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에 대해 “법조인들의 반성이 필요하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이 변호사는 “비밀유지권이 21대 국회에서 입법에 성공한다면, 방어권 보장에 있어서 큰 획을 긋는 입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특히 이영상 변호사는 “제가 검사로 재직할 때도 기업수사나 압수수색 교제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에 대해 교육을 받았던 적이 없다”며 “변호사로 일하면서 비로소 변호사와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우리 사법시스템에 있어서는 아주 뚜렷한 흠결”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하는 이영상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와 검사 출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8월 1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변호사 비밀유지권 입법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온 이영상 변호사(대한변협 제2법제이사)는 “저는 법조인으로서 반성에서부터 출발하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이 변호사는 “법조경력이 사법연수원을 포함해 22년을 넘고 있는데,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을 사법연수원에서도, 검찰실무, 법원실무, 변호사실무에서 배워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제가 검사로 재직할 때도 기업수사나 압수수색 교제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에 대해 교육을 받았던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이영상 변호사는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9기를 수료하고 2003년 서울서부지검 검사로 검찰에 입문했다. 대검찰청 중앙사수부 검찰연구관 직무대리, 법무부 검찰국 국제형사과 검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부장검사, 부산지검 부부장검사,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대구지검 부장검사 등을 거쳐 2018년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발표하는 이영상 변호사
발표하는 이영상 변호사

이영상 변호사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비로소 변호사와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우리 사법시스템에 있어서는 아주 뚜렷한 흠결”이라며 “이 문제가 더 일찍, 더 적극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여러 법조인들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 변호사는 “변협에서는 조응천 의원의 (비밀유지권) 변호사법 개정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조속히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발표하는 이영상 변호사
발표하는 이영상 변호사

이영상 변호사는 “제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이나 관련자들을 자문하거나 사건을 수행하는 기회가 있는데, 제가 빠뜨리지 않고 제일 먼저 고지하는 부분이 ‘우리나라에서는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구권이 보호되지 않는다’라는 점”이라며 “이 부분을 빠뜨리고 자문을 시작한다는 것은 변호사로서 기본이 안 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나중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 고객이 바로 방문을 한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의견과 자료를 주고받느냐?’고, 바로 우리 수사기관이나 형사사법시스템에 대한 큰 불신을 가지게 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고, 제가 오히려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 전반이 서방과 비교해서 후진적이지 않고 공통된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변호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해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이영상 변호사는 “다시 말씀드리면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은 현실은 우리 사법시스템의 눈의 띄는 흠결이라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그동안 수사권조정이나 수사구조개혁, 검찰개혁이라는 과제나 명분에 많은 관심이 집중돼 왔고, 그런 가운데 정작 당사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수사방식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외면되고 있지 않나 생각도 가지게 된다”고 짚었다.

발표하는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발표하는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이영상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힘이 너무 쎄다는 지적은 많으나, 기본권이나 헌법 가치의 관심에서 입법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수사방식이나 수사관행의 관점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을 조명해 보면 이런 비밀유지권이 아직도 보장되지 않고 존중되지 않는 현실이 어떻게 보면 자백 중심의 수사관행의 흔적 내지는 그런 사고방식이 일소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이 변호사는 “절차에 따라서 입증하고자 하는 사실을 객관적인 증거로서 재구성하는 것을 생략하고, 바로 피의자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내지는 변호사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그 생각과 의도를 읽어내겠다는 것이 바로 변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랄지, 아니면 비밀유지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검찰에 일침을 가했다.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이영상 변호사는 “특히 변호사의 의견서를 실무적으로 말씀드리면 위법성의 인식에 관한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예를 들어 ‘과연 이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될 수 있느냐’ 라는 내용을 검토한다면,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으로) 변호인의 의견서를 입수해서 피의자에게 ‘당신 이런 검토를 의뢰해서 받아본 사실은 이 행위가 위법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졌던 게 아니냐’ 라고 밀어붙이게 된다”며 “이것은 자백을 넘어서 양심고백을 강요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발표하는 이영상 변호사

그러면서 “더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변호사와 의뢰인 비밀유지권) 입법을 추진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제공한 의견서를 가지고 가겠다는 것은 한 번에 의뢰인과 변호사가 가진 생각을 그대로 들춰내겠다는 것”이라며 “비밀유지권은 변호사와 의뢰인 간에 직접 주고받은 교신내용을 수사대상 증거자료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 조응천 의원님의 변호사법 개정안의 입법 취지”라고 밝혔다.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이영상 변호사는 “따라서 (비밀유지권) 이 제도가 어떤 특정 사실관계에 대한 수사권 행사를 방해하거나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특정 당사자에게 포괄적인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다만 (수사) 방식이나 절차를 인권 중심적으로 헌법가치에 맞게 행사해 달라는 요구가 담겨 있는 입법”이라고 설명했다.

발표하는 이영상 변호사

이 변호사는 “공정위, 금감원, 국세청에서 조사한 행정조사 기록이 고발이나 수사의뢰 형식으로 수사기관에 그대로 연결된다. 그리고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통해서 세무조사 기록을 통째로 가져가 볼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며 “그런데 행정조사 단계에서 비밀유지권이 보호되지 않는다면, 결국은 행정조사를 통해서 변호사와 의뢰인이 조사 초기 단계에서 조사 내지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주고받은 자료와 의견이 그대로 아무런 차단 문이나 점검 문이 없이 공유될 수 있는 구조를 용인하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그러면서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현실에선 변호사와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상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비밀유지권이 21대 국회에서 입법에 성공한다면 방어권 보장에 있어서 큰 획을 긋는 입법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영상 변호사의 발표를 경청하는 조응천 의원(좌)과 이찬희 변협회장(우)
이영상 변호사의 발표를 경청하는 조응천 의원(좌)과 이찬희 변협회장(우)

이 변호사는 “오히려 몇 년 뒤에 돌아보면 우리나라에서 비로소 2020년에 이르러서야 비밀유지권이 입법적으로 보장된다. 너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래서 앞으로 입법이 원만히 잘 이뤄지도록 변협 차원에서 충분히 지원을 하고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뒷줄에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조응천 국회의원
뒷줄에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조응천 국회의원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조응천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이찬희 변협회장이 환영사를 했으며,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후원사를 했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또한 사회자의 권유로 변호사 출신인 양정숙 국회의원과 박상혁 의원은 즉석에서 축사를 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윤호중 위원장은 바쁜 일정에도 토론회 중간에 참석해 축사를 하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축사하는 윤호중 법사위원장
축사하는 윤호중 법사위원장

토론회 좌장은 판사 출신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발제는 천하람 변호사(법무법인 주원)가 주제 발표했다.

발제자 천하람 변호사, 좌장 한애라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발제자 천하람 변호사, 좌장 한애라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토론자로는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임서경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서기관, 윤성훈 법무부 법무과 서기관, 박사라 중앙일보 기자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변협 사무총장 왕미양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정책이사 이호영 변호사 등도 참석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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