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비밀유지권 변호사 특권 아냐…조응천 변호사법 꼭 통과돼야”
천하람 “비밀유지권 변호사 특권 아냐…조응천 변호사법 꼭 통과돼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8.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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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천하람 변호사는 “의뢰인과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은 변호사 좋으라고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며 “힘들고 누명을 쓰고 있는 국민들이 자신의 마지막 권리를 지키는 보루라는 점에서 비밀유지권을 꼭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루빨리 변호사법에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을 명시할 것을 촉구하면서다.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와 검사 출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8월 1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변호사 비밀유지권 입법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천하람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발제자로 나와 ‘의뢰인 변호사간 비밀유지권’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천 변호사는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 사법정책분과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주제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주제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는 “변호인으로부터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 권리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의미가 있으려면 정말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내가 했던 행위를 전부 털어놓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지, 내가 했던 행위 중에 외부에 알려지면 정말 치명적일 것 같은 부분을 빼놓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천 변호사는 “의뢰인이 변호사와 의사교환이나 의뢰인이 변호인에게 제공한 자료 등이 추후에 공개돼 불이익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배제되지 않고서는 의뢰인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유효하게 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는 “의뢰인과 변호인 간의 비밀유지권을 인정하는 것은 단순히 의뢰인의 헌법적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뢰인으로 하여금 자기가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이게 정말 법에서 허용되는지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준법이라든지 공익향상에도 기여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다면 (의뢰인이) 불충분한 내용으로 변호사에게 물어보고, 변호사는 불충분한 조력을 근거로 핵심적인 내용이 없는 자문을 해주고,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에 법치, 준법에 전혀 기여할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발제자 천하람 변호사, 좌장 한애라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천 변호사는 “미국 연방대법원 역시 의뢰인-변호사 특권이 궁극적으로 공익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즉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을 두는 목적은 변호사에게 어떠한 특권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국민의 헌법적 기본권 보장과 사회 전반의 법치주의 강화라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하람 변호사는 “이런 이유로 미국, 영구, 캐나다, 호주, 독일, 프랑스, 유럽인권재판소 및 유럽사법재판소 등 법치주의가 자리 잡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뢰인과 변호사 간 비밀유지권을 잘 보장하고 있다”고 살폈다.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

천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작년 가을에 러시아 변호사협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며 소개했다.

천하람 변호사는 “러시아 변호사협회에서 조차도 의뢰인과 변호인 간의 비밀유지권을 보호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 수사기관도 법무법인을 압수수색한다거나, 변호사와 의뢰인 주고받은 의사소통을 압수수색하는 것에 있어서는 매우 조심하고, 이런 부분은 법률적으로도 어느 정도 보호가 이뤄지고 있다는 발표를 들었다”면서 “과연 우리나라가 법치주의라는 척도에서 러시아보다도 아래 단계에 있어야 하는 나라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의 이런 발언이 이어질 때 경청하던 조응천 의원이 연신 웃었다.

발제자 천하람 변호사, 좌장 한애라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천하람 변호사는 또 “대한변협은 이찬희 협회장님이 취임하신 이후에 지속으로 변호사 비밀유지권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며 “그래서 그 시작으로 작년 4월 의뢰인 변호사 간 비밀유지권 침해 실태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변협은 2019년 7월에 조응천 의원과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정책토론회’를 개최했고, 이번에 또 ‘변호사 비밀유지권 입법 토론회’를 열어 토론회도 두 번째다.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실태조사에서 특히 조사된 비밀유지권 침해 사례 중에는 ▲의뢰인과 관련된 사람들을 소환해 의뢰인과 변호사가 접촉했는지 여부를 조사한 사례 ▲변호사가 근무 중인 포럼을 압수수색하겠다고 압박해 담당사건 증거의 임의제출을 강요한 사례 ▲피고인과 구치소에서 접견한 변호사에게 연락해 피고인과의 상담 내용을 밝히지 않을 경우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한 사례 ▲피의자에게 변호인과의 상담 내용을 진술할 것을 요구한 사례 등 정도가 심각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천 변호사는 “과연 ‘의뢰인과 변호사가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를 얘기하라’는 조사결과를 보고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는 “사내변호사의 경우 굉장히 심각하다”며 “사내변호사와 로펌 간 논의 내용, 로펌의 업무내역서(time sheet)를 내라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천 변호사는 “심지어 2년 기간 동안 외부 자문변호사로부터 자문을 받은 변호인 의견서를 전부 내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며 “결국 그것은 해당 기업에 어떤 법률적인 리스크가 있는지를 그냥 다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그런 일을 겪게 되면 그 회사는 더 이상은 로펌에 법률자문을 받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발제자 천하람 변호사, 좌장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천하람 변호사는 “자문을 받더라도 알맹이를 다 빼고 주고나 충분한 자료를 주지 않고 줄 것”이라며 “더 심한 경우에는 대한민국 로펌을 쓰지 않고, 오히려 그나마 비밀이 잘 지켜지는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로펌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천 변호사는 “뿐만 아니라 변호사에게 피의자와의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내역을 달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천하람 변호사는 “비밀유지권을 침해한 권력기관은 검찰이 가장 많았지만, 경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소위 권력기관들은 모두 변호사를 통하면 쉽게 스모킹건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한편, 천 변호사는 “언론보도에 의하면 압수수색의 주요 타깃이 기획조정실, 비서실에서 2010년 이후 법무실로 바뀌었다. 법무팀 자료를 우선 확보하는 이유는 기업의 내외부 거래 관련 법률 대응 방안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외부 로펌에 의뢰해 받은 법률의견서를 함께 얻을 수 있어서다. 이 자료들은 기업이 받는 수사 또는 조사에 대해 사전에 그 기업이 위법성 여부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정기관들이 포괄적으로 자료를 압수하거나 압수수색영장 없이 압박을 통한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획득하고 있다”며 “기업 법무팀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법무 관련 자료를 다 털어가는 식의 임의제출 요구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천하람 변호사는 “우리 변호사법은 ‘비밀유지 의무’를 규정하면서도 실제 비밀유지 의무를 다할 수 있는 무기를 변호사들에게 전혀 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또 “형사소송법에도 변호사가 압수를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은 있지만,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돼 있고, 이것은 변호사의 압수수색을 거부할 권리이기 때문에, 의뢰인에게 변호사와 주고받은 내용을 압수한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예외규정이라든지 압수수색 거부사유가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그러다 보니까 현행 규정의 가장 결정적인 문제점은 국민의 권리보호에 취약하다”며 “압수 거부권의 주체로 변호사만을 규정하고 있고, 압수 거부권의 대상으로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그는 “이러한 현행 규정만으로는 의뢰인이 의뢰인의 권리로써 비밀유지권을 보장받거나, 아니면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고 있는 물건이 아니라, 실제로 문제가 되는 의뢰인과 변호사간 주고받은 의사교환의 내용, 변호사가 직무와 관련해 의뢰인으로부터 건네받거나 작성한 의견서 같은 서류 등에 대해서 공개를 방지하거나 비밀을 충분히 보장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천하람 변호사는 “이렇게 되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서 사실상 비밀유지권이 파생된다고 보기 어려운 현행 규정으로 돼 있다”며 “더 큰 문제는 현재 의뢰인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의뢰인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변호사에게도 자신의 자료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집어든 천하람 변호사
스마트폰을 집어든 천하람 변호사

천 변호사는 “조응천 의원님도 말씀하셨지만 정말 고해성사하는데 CCTV를 달아놓은 것과 차이가 없다”며 “요즘 저 보다 저를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 휴대폰이다. 그런데 제 휴대폰을 압수수색을 해갈 수 있다면 저와 의뢰인 사이에서 오고간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를 가져갈 수 있다면 이건 저와 의뢰인이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상담실에 녹음기를 켜놓은 것과 사실상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런 일이 실무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못하더라고 임의제출로, 변호사와 무슨 얘기를 했느냐, 변호사와 주고받은 이메일과 메시지 내용을 제출하라는 내용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천하람 변호사는 “이런 현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과연 비밀유지 의무라는 소극적 규정을 계속 둘 것인가”라면서 “갈수록 고도화되고, 4차산업혁명, 디지털혁명을 얘기하고 있는 시점에 전자적 형태로 교환되는 이런 의사소통을 얼마든지 들여다보도록 할 것인가라는 것을 근본적으로 살펴볼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천 변호사는 “제도개선 방안으로 가장 선행돼야 할 과제가 비밀유지권리에 대한 일반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밀유지권을 변호사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 각각의 개별 법률에 아주 구체화된 규정을 넣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면 단순히 형사절차ㆍ수사절차에서만 이런 비밀유지권이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행정조사에서도 임의제출 등의 형태로 비밀이 광범위하게 침해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법률에 비밀유지권을 신속하게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 가장 먼저 비밀유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변호사법에라도 비밀유지권도 있다는 것을 하루 속히 명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작업”이라고 제시했다.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는 “특히 압수수색절차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형사소송법 등에 순차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며 “예컨대 실제로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팀의 압수수색이 변호인과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무제한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천 변호사는 “쉽게 얘기하면 외국에서는 스페셜마스터(Special Master)나 필터팀(Filter Team)이라고 해서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유지권이 문제되는 부분이라는 것을 밝히면 담당 수사팀이 아니라 조금 더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제3의 팀이나, 법원에 의해서 선임된 팀이 이게 정말로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비밀유지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스크린을 하고, 침해하는 것이라면 애초에 수사팀이 보지 못하도록 배제해 버리고, 만약 문제가 없다고 클리어가 된 경우에만 수사팀이 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절차 규정을 두고 있다”며 “사실 우리가 제대로 비밀유지권이 보호되려면 이렇게 절차규정까지 앞으로 순차적으로 정비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이런 순차적인 입법을 위해서도 지금 조응천 의원이 발의한 변호사법에 (변호사 비밀유지권) 일반조항이 꼭 통과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발표하는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는 “구린 곳을 감추는 차원이 아니라, 누구든지 의뢰인이 될 수 있다.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이라는 것은 국민의 비밀유지권”이라며 “누구라도 예기치 않게 어떤 범죄에 연루되거나, 과실에 의해서든, 심지어는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 내가 마지막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변호사에게조차 나의 비밀을 충분히 털어놓지 못한다면, 변호사라는 전문자격사라는 제도를 둔 취지에도 굉장히 어긋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그래서 비밀유지권은 변호사 좋으라고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며 “특히 가장 힘들고 누명을 쓰고 있는 국민들이 자신의 마지막 권리를 지키는 보루라는 점에서 비밀유지권을 꼭 주목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휴대폰을 집어든 천하람 변호사
휴대폰을 집어든 천하람 변호사

천하람 변호사는 토론회 자료집에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은 국민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나아가 법치주의의 보장을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권리”라며 “수사기관의 편리하고 쉬운 증거수집의 필요성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뒷줄에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조응천 국회의원
뒷줄에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조응천 국회의원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조응천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이찬희 변협회장이 환영사를 했으며,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후원사를 했다.

토론회를 경청하며 자료집을 살펴보는 이찬희 변협회장, 조응천 의원,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토론회를 경청하며 자료집을 살펴보는 이찬희 변협회장, 조응천 의원,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또한 사회자의 권유로 변호사 출신인 양정숙 국회의원과 박상혁 의원은 즉석에서 축사를 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윤호중 위원장은 바쁜 일정에도 토론회 중간에 참석해 축사를 하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축사하는 윤호중 법사위원장
축사하는 윤호중 법사위원장

토론회 좌장은 판사 출신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이영상 변호사, 임서경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서기관, 윤성훈 법무부 법무과 서기관, 박사라 중앙일보 기자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변협 사무총장 왕미양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정책이사 이호영 변호사 등도 참석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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