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영 “종이영장 아날로그 형사소송법, 디지털시대 맞게 개혁 작업해야”
윤지영 “종이영장 아날로그 형사소송법, 디지털시대 맞게 개혁 작업해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8.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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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입법정책연구실 윤지영 실장은 “여전히 종이영장이 고수되고 있는 아날로그시대에 만들어진 형사소송법 규정들은,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형태로 대대적인 개혁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책연구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한인섭)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소병철 국회의원 그리고 미래통합당 윤한홍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지난 8월 4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민의 목소리, 그리고 21대 국회의 형사입법 방향’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주민, 소병철, 윤한홍 의원은 모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래 왼쪽부터 고문현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전 한국헌법학회 회장), 소병철 국회의원,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돈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 위 왼쪽부터 박혜림 국회 입법조사관, 김진우 검사, 조성훈 변호사, 김성룡 경북대 로스쿨 교수(한국형사법학회 회장),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br>
아래 왼쪽부터 고문현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전 한국헌법학회 회장), 소병철 국회의원,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돈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 위 왼쪽부터 박혜림 국회 입법조사관, 김진우 검사, 조성훈 변호사, 김성룡 경북대 로스쿨 교수(한국형사법학회 회장),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세미나에 주제발제자로 나온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입법정책연구실장은 ‘20대 국회의 형사입법 성과와 과제’에 대한 발표에서 “2016년 6월 1일에 개원했던 20대 국회에서는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제1호 법안이었다. 이 법안을 시작으로 올해 5월 22일 공동주택관리법이 마지막으로 제출되기까지 총 2만 4141건의 법률안이 제출됐다”고 밝혔다.

윤지영 실장은 “이 중 정부 발의 법률안이 1094건(4.53%)이 발의됐고, 절대 다수가 의원 발의(2만 1594건, 69.45%) 법안이었다”며 “전체 2만 4141건의 법률안 중에서 원안가결 또는 수정가결된 것은 3195건에 불과했다. 약 13%정도다. 임기만료로 폐기된 것은 무려 62%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발언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발언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국회가 입법과정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며 “2017년 8월 19일부터 개설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이 2020년 7월 31일 기준으로 만료된 청원이 총 44만 4861건에 이르고, 진행 중인 청원은 1067건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윤지영 실장은 “전체 계산을 해보면 44만 5928건에 이른다. 이것은 1078일 동안 하루 평균 414건의 청원이 올라온 것으로 계산된다. 굉장히 많은 청원이 올라온다”며 “다들 아시지만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청와대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아야 된다. 현재까지 176건의 답변이 완료됐다. 그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103건이 형사법 분양의 쟁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중) 20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서 역대 추천 순위 1, 2위에 해당하는 것도 형사입법과 관련한 쟁점이었는데,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와 가입자를 신상공개를 해달라는 것으로, 200만명을 유일하게 돌파한 1, 2위를 차지한 법률안이었다”고 말했다.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의 발표를 경청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의 발표를 경청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또한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은 “2020년 1월 10일부터 국회청원심사규칙이 개정 시행되면서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가 개설됐다. 30일 동안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에 접수돼 소관 상임위원회로 제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지영 실장은 “(국민동의청원이) 개설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처리됐던 법안이 바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된 3건의 법률안이었다”며 “참고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너무 유명하다보니까,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잘 모를까봐 간단히 말씀드리면 10만명을 돌파한 법안이 이 뿐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히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탄핵에 관한 청원이 3월 2일에 10만명을 달성했는데, 당시 법안이 아닌 대통령탄핵 소추안을 청원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국회가 심사를 거쳐 이 역시 받아들이기로 결정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러나 임기만료로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리고 3월 10일에 문재인 대통령 탄핵청원에 반대에 대한 청원이 올라와 10만명이 돌파해, 탄핵을 주장하는 청원과 그 청원을 반대하는 청원이 나란히 법사위에 올라갔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고 전했다.

윤지영 실장은 “그 뿐만이 아니라 ‘구하라법’도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중국인 영주권자의 지방선거 투표권 박탈을 해달라는 청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실장은 “임기만료로 폐기된 것 말고, 현재 위원회에 계류된 청원으로는 포괄적차별금법 반대에 관한 청원,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청원이 법사위와 행안부에 회부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은 “21대 국회의 주요 형사입법 현황을 보면 형법 개정안은 총 161건이 제출됐다. 이중 원안가결(5건) 되거나 대안반영폐기(19건)된 법률안은 24건 14.9%이다. 철회된 1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136건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고 밝혔다.

발제하는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입법정책연구실장
발제하는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입법정책연구실장

윤지영 실장은 “미투 운동을 계기로 해서 형법 제303조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의 법정형을 상향 조정하는 입법도 있었다”며 “또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기준을 13세에서 16세로 상향조정됐다. 강간죄 등에 예비음모를 처벌하는 입법도 있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형사소송법과 관련해서는 총 119건의 법률안이 제출됐다. 이중 정부 발의 3건이고, 나머지는 의원발의였다. 이 중에 원안가결(1건), 수정가결(3건), 대안반영폐기(4건)된 법률안은 총 8건(7.2%)이고 나머지 111건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고 덧붙였다.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은 “피고인의 정식재판청구권 위축 우려를 감안해 현행 ‘불이익변경의 금지’를 ‘형종 상향의 금지’로 대체하면서 양형을 상향할 때에는 그 이유를 기재하도록 개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윤지영 실장은 “수많은 국정과제들 중에서 대표적으로 우선 권력기관의 민주적 개혁과 관련해서는 20대 국회에서 8건의 관련 법률안이 제출됐었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2020년 1월 1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이 제정됐다. 지난 7월 15일부로 법안이 발효됐는데, 아직 공수처가 출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 실장은 “또한 검경수사권조정 관련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시행을 위해서는 후속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또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독립성 신장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형법 제307조 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관련된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6건 정도가 제출됐다”며 “특히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가해자 측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피해자를 역고소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개정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됐다. 이에 반해 여전히 인격권 침해를 우려하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토론하는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지영 실장은 “미투 운동을 계기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뿐만 아니라 비동의간음죄 신설, 형사절차상 성폭력피해자의 성적 이력 사용 제한하는 것과 관련된 법률안도 제출됐다”고 전했다.

윤 실장은 “또 다른 국정과제인 민생치안 역량 강화 및 사회적 약자 보호에 관련해서도 다양한 법률안이 제출됐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면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검사 또는 치료를 거부하거나, 입원 또는 격리 조치를 거부 내지는 위반행위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이 정비되는 입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은 “또한 사회적 약자와 관련해 아동 학대 및 교통사고 등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이 있었다. ‘민식이법’이라 불리는 특가법 개정은 과잉처벌 논란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법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어린이를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된 경우에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다.

윤지영 실장은 “또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그루밍 처벌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도 짚었다. 윤 실장은 “웹하드업체 위디스크 대표가 직원 폭행을 하면서 굉장히 사회적 논란이 됐었다. 이를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근절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됐다. 이른바 ‘양진호방지법’이 여러 건 제출됐다. 그 법률안의 내용들이 통합돼 근로기준법이 개정되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개회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개회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은 “N번방 사건을 계기로 20대 국회는 이른바 ‘N번방 방지법’이라 불리는 법안들을 대거 통과시켰다.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률안들이 여전히 많이 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형법상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기준이 13세에서 16세로 상향 조정됐다.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을 비롯한 성폭력범죄의 법정형이 상향 조정됐다. 불법 성적 촬영물의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에 대한 처벌규정이 신설된 것도 대표적 입법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윤지영 실장은 “20대 국회가 폐원을 앞두고 국회사무처가 지난 5월 14일부터 21일까지 일반국민 1만 5880명과 전문가그룹 82명을 대상으로 ‘국민이 뽑은 20대 국회 좋은 입법’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며 “전체 입법 중 유일하게 국민 절반 이상이 긍정 평가를 받은 입법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52.3%) 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외에는 가습기살균제사건으로 인해서 입법이 된 ‘제조물 징벌적손해배상책임법’(37.7%)이라든지, 사회분야에서는 근로시간단축법(34.6%), 그리고 형사법과 관련해서는 디지털성폭력 방지법(29.4%)은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종합토론을 진행하는 박미숙 박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종합토론을 진행하는 박미숙 박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지영 실장은 “시민들은 정치를 외면해 왔지만 최근 들어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확산으로 인해서 다시금 국민들의 목소리나 열망이 입법에 반영될 수 있는 기대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제 입법자들은 국민의 대표로서 누구보다도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눈을 가져야 된다. 해시태그를 통해서 입법청원에 필요한 수의 시민들이 결집하는 것이 상당히 용의해 졌고, 인공지능 등 각종 첨단기술의 발전에 입법이 제대로 대응을 해야 된다”고 국회의원들에게 충고했다.

윤 실장은 “형사입법도 시민들에 의한 입법청원이라든지 여론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형사입법의 과도한 정치화나 포퓰리즘화는 경계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윤지영 입법정책연구실장은 “기술의 발전이 범죄에 미칠 영향도 이제는 선제적으로 조망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N번방 사건이 터지기 수년 전에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이 강화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치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범죄자들은 또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서 온갖 디지털문명이 진화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입법자들이 한가롭게 기술의 발전 양상을 관망하고만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지영 실장은 “나아가 여전히 종이영장이 고수되고 있는 아날로그시대에 만들어진 형사소송법 규정들은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형태로 대대적인 개혁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실장은 “형사법은 기술의 발전을 발목 잡는 법이 아니다”며 “경찰이 폭탄을 실은 것을 의심되는 자율주행차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 그 차 수색은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한 근거 규정이 정비돼 있지 않으면, 시민들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불안하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영 실장은 “K뉴딜에 발맞춰서 K형사입법도 도약으로 이뤄져야지 우리나라의 장밋빛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과 승재현 박사가 얘기하고 있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과 승재현 박사가 얘기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정책세미나에서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소병철 국회의원이 축사를 했다. 윤한홍 의원은 영상메시지로 참여했다. 또한 법사위 소속인 박범계 국회의원도 세미나 중간에 참여해 축사를 했다.

이날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었으나, 집중호우 관련 현장방문으로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고, 박주민 의원도 당대표 경선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세미나 사회자인 승재현 박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가 두 의원의 축사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김진우 검사의 질문에 답변하는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진우 검사의 질문에 답변하는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제는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형사법 분야의 국민청원 분석’에 대해, 김성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1대 국회의 형사입법 방향’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종합토론에서 박미숙 박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토론회를 진행하는 박미숙 박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토론회를 진행하는 박미숙 박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토론자로는 한국형사법학회 회장인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성훈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진우 검사(법무부 형사법제과), 박혜림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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