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인섭 원장은 4일 “국회와 정부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또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더 집중해서 경청하면서 그것을 입법과 예산 등으로 녹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소병철 국회의원 그리고 미래통합당 윤한홍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민의 목소리, 그리고 21대 국회의 형사입법 방향’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개회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개회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형사정책연구원은 상시 과제 중의 하나로 국회, 그 중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의원법률안에 대해 검토의견서를 작성해 보내드리고 있다”며 “지난 3년의 통계를 보니 연간 100~150건의 검토의견서를 제출해 드리고 있다. 이 의견서는 의원입법안에 대해 전문가적 검토를 통해 법률안의 품질을 높이는데 상당한 기여를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 원장은 “이번 정책세미나에서 주목한 것은 ‘국민의 목소리’다. 각종 현안에 대해 국민들은 여러 통로를 통해 새로운 법적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수십만 이상의 청원인을 기록하는 것 중에는 형사입법에 관련된 요구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국회는 올해부터 ‘국민동의청원’의 시대를 열었다. 수임자인 국회와 정부는 위임자인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또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더 집중해서 경청하면서 그것을 입법과 예산 등으로 녹여내야 한다”며 “실제로 많은 국회 법률안에는 국민의 목소리와 염원이 생생히 담겨있다”고 말했다.

개회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개회사 하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은 “유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적어도 법률안의 경우 민주국가 법률의 기본원칙인 죄형법정주의, 적법절차, 인권보장, 합헌적 설계 등의 틀 속에서 제정돼야 하고, 기존의 법률과의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룩해야 한다”며 “법적 안정성과 합목적성, 정의의 가치가 조화롭게 절충돼야 한다”고 짚었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 원장은 “특히 형사입법에는 엄벌주의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그 목소리에 실린 정의에의 갈망을 존중하면서도 합리성, 효율성, 인도성의 원칙과 부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결실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각계의 국민의 소리와 입법자와 전문가 사이의 활발한 의사소통이 긴요하다. 형사정책연구원은 그런 의사소통과정에서 국책연구기관의 전문가적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인섭 원장은 “저희들이 20대 국회의 형사입법 법률안들을 검토하면서 내린 결론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보다 신중한 검토를 요한다’는 것이다. 의원들의 민의 대변 의지와 열정에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명확성의 원칙이나 다른 조항과의 균형성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이런 점에서 조금 더 다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어 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의원들이 발의한 법률안을 사후 검토하는 방식에 더해, 법안 발의 이전에 자문이나 의견을 요청하는 등으로 사전적 의사소통의 채널이 열리면 더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 원장은 “입법은 법학과 법실무의 꽃이다. 사법이 한 사건에 집중해 문제해결을 해나간다면, 하나의 입법은 수만 건의 문제를 해결할 사전재판의 잣대를 제공하는 셈이고, 수십만 건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며 “국회는 여야의 논쟁의 장이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곰곰이 살펴보면 이는 전체 입법의 일부에 해당하는 것이고, 대다수의 입법은 정당과 정파의 갈등보다는 보다 높은 지혜를 추구하는 공통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인섭 원장은 “오랜 역사와 경험에다 당대의 지혜가 녹아들어가는 좋은 입법은 그야말로 ‘쓰여진 이성’이자, ‘백년의 보전(百年寶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입법이 결실되도록 하는 것은 입법자 뿐 아니라 모든 법학 및 법실무가 추구해야 할 공통의 목표”라고 말했다.

개회사하는 한인섭 원장
개회사하는 한인섭 원장

한 원장은 “형사정책연구원의 정책연구 역량을 결집해 의원들과 함께 세미나나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집약하겠다”며 “앞으로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법제사법위원회 법률안 검토의견서’를 저널로 간행하는 방안도 구상 중에 있다”며 “형사정책연구원과 국회 법사위 사이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형사입법의 품질을 제고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국민안전, 범죄예방, 인권보장을 위한 디딤돌을 놓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래 왼쪽부터 고문현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전 한국헌법학회 회장), 소병철 국회의원,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돈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 위 왼쪽부터 박혜림 국회 입법조사관, 김진우 검사, 조성훈 변호사, 김성룡 경북대 로스쿨 교수(한국형사법학회 회장),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한편, 정책세미나에서 공동주최자인 소병철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했고, 윤한홍 의원은 영상메시지로 참여했다. 또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세미나 중간에 참여해 축사를 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호중 위원장이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었으나, 집중호우 관련 현장방문으로 부득이 부득이 참석하지 못해 세미나 사회자인 승재현 박사가 간략히 축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박범계 의원(좌)이 축사를 해 박수를 받았다.
세미나에 참석한 박범계 의원(좌)이 축사를 해 박수를 받았다.

세미나 사회는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가 진행했다. 발제는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형사법 분야의 국민청원 분석’에 대해,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가 ‘20대 국회의 형사입법 성과와 과제’에 대해, 김성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1대 국회의 형사입법 방향’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종합토론 좌장은 박미숙 박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한국형사법학회 회장인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성훈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진우 검사(법무부 형사법제과), 박혜림 국회 입법조사관이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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