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 협회장은 1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 “자칫 또 하나의 공룡과 같은 초법적 권력기관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위헌성 논란이 남아 있다”며 “공수처 법안에는 여전히 검토가 필요한 이슈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 14층 대강당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및 검경 수사권 조정의 의미와 내용, 앞으로의 방향을 짚는 ‘국민을 위한 수사 개혁방향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좌측부터 정영훈 변협 인권이사, 박준영 변호사, 왕미양 변협 사무총장, 박준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실장, 신현호 변협 인권위원장, 이찬희 변협회장, 석동현 변화, 김남준 변호사, 금태섭 변호사, 김지미 변호사

인사말에 나선 이찬희 변협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저희가 (2인 책상에 1명씩 앉도록) 거리두기도 하고, 입장인원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강당이) 가득 찬 것을 보니까, 오늘 우리가 다루는 두 주제,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의 향후 개선방향에 대한 토론회가 가지는 의미가 이만큼 관심이 많고 중요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높은 호응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변협회장은 “개인적으로 어떤 제도를 도입할 때는 상당히 신중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면, 그 제도를 잘 만드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말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인사말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은 “우리가 흔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만들어진 법을 어떻게 잘 다듬어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검토하는 작업 중의 하나가, 바로 최고의 법률가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오늘 사법개혁과 관련된 두 가지 뜨거운 주제를 동시에 다루는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변협회장은 “사실은 검찰과 경찰이 모두 참여하는 심포지엄도 개최했었고, 또한 한국형사소송법학회와 같이 이 주제를 다뤘었다”며 “이번에는 순수하게 변호사들이 중심이 돼서 이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인사말하는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인사말하는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은 “오늘 주제발표를 해주시는 김남준 법무부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님과 김지미 변호사님은 아주 이 분야에 대해 많은 관심과 전문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남준 변호사는 현재 법무부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지미 변호사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사법인권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태섭 변호사의 토론을 경청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금태섭 변호사의 토론을 경청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이 변협회장은 “특별히 오늘 어려운 걸음인데 제가 정말 부탁을 드렸다. 이 자리에 흔쾌히 와서 토론을 해주실 금태섭 전 의원님, 저희 변협 회원으로 다시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해 분위기를 띄웠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전 국회의원은 현재 변호사 개업은 했으나, 아직 변호사로 수임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은 “그리고 공수처와 관련된 책이 궁금하시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간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관한 연구’라는 책을 꼭 보십시오. 그 대표 집필자가 박준휘 실장님”이라며 토론자로 참여한 박준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법무ㆍ사법개혁연구실장을 소개했다.

그는 또 “오늘 바쁜 가운데 수사권과 관련된 많은 경험들을 발표해 주실 재심전문인 박준영 변호사, 경찰개혁위원으로서 1년 넘게 정말 많은 수고를 한 양홍석 변호사, 전부 훌륭하신 분들”이라며 “토론회를 하면서 이 분들을 한 자리에 모셨다는 것만으로도 대한변협회장으로서의 임무는 충실히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오늘 정말 훌륭한 분들이 오셨다”고 말했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오늘 너무 뜨거운 주제라서 저는 인사말을 가장 짧게 하고, 오늘 발표와 토론을 보면서 저도 끝까지 자리에 앉아서 이 내용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공부해서 대한변호사협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좌장을 맡아 진행하는 신현호 변호사
심포지엄 좌장을 맡아 진행하는 신현호 변호사

실제로 제1주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의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김남준 변호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금태섭 변호사, 박준휘 실장, 석동현 변호사(법무법인 대호)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어진 플로어 토론시간에 좌장인 신현호 변호사가 이찬희 변협회장에게 총평을 요청했다. 이에 이찬희 변협회장은 “오늘 발표하고 토론을 해주신 분들이 저희가 그동안 간과했던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 주셨다”며 “오늘 이 토론이 많은 분들에게 활용되는 고민을 할 수 있는 그런 장이 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흡족하다”고 말했다.

좌장 신현호 변호사의 요청에 즉석에서 답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좌장 신현호 변호사의 요청에 즉석에서 답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한편, 이찬희 변협회장은 심포지엄에 자료집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함에 따라 2020년 하반기부터 형사사법 절차에 큰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처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공수처 법안에는 여전히 검토가 필요한 이슈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변협회장은 “자칫 또 하나의 공룡과 같은 초법적 권력기관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위헌성 논란이 남아 있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도, 경찰의 자율성은 강화했지만 이에 대한 통제나 견제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지 않다는 지적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인사말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인사말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 진정 ‘국민을 위한 수사개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치열한 문제제기와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변협회장은 “수사개혁은 취지의 타당성만을 내세워 성급히 추진돼서도 안 되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제도의 개선 여지를 일방적으로 부정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수호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대한변협은 수사구조개혁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벗어나 진정 국민들이 열망하는 형태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제발표하는 김지미 변호사
주제발표하는 김지미 변호사

한편, 제2주제 ‘검경 수사권 조정의 의미와 향후 과제’에 대해 김지미 변호사가 발표했다. 이에 대해 조순열 변호사(법무법인 문무),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 박준영 변호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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