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새 운전면허 취득할 때 부정 적발되면 모든 운전면허 취소 위헌
헌재, 새 운전면허 취득할 때 부정 적발되면 모든 운전면허 취소 위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6.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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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거짓이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실이 확인되면 모든 운전면허를 취소토록 규정한 도로교통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운전면허 1종 보통면허, 1종 대형면허를 보유한 A씨는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에 학원생으로 등록만 하고 교육 및 기능검정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A씨는 2016년 8월 운전학원을 통해 학사관리 프로그램에 허위 정보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제1종 특수면허(대형견인차)를 취득했다.

이에 전남지방경찰청장은 A씨의 1종 특수면허뿐만 아니라, 1종 보통면허ㆍ1종 대형면허 등 보유한 모든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처분을 했다.

그러자 A씨는 경찰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구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8호 가운데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받은 경우’ 부분에 대해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다. 제청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도로교통법 제93조 1항은 거짓이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받은 경우 해당 면허를 포함한 모든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25일 허위로 1종 특수면허를 취득했다 모든 운전면허가 취소된 A씨가 도로교통법 제93조 1항이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낸 헌법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6(위헌) 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이 ‘부정 취득하지 않은 운전면허’까지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것은,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봤다.

헌재는 “특정한 운전면허를 부정 취득했다고 이미 적법하게 취득한 다른 운전면허까지 취소 사유가 항상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부정 취득하지 않은 운전면허에 대해서는, 운전면허를 부정 취득하게 된 경위, 위법성의 정도, 운전자의 형사처벌 여부 등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해 불법의 정도에 상응하는 제재수단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임의적 취소ㆍ정지 사유로 하는 등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완화된 수단에 의해서도 입법목적을 같은 정도로 달성하기에 충분하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부정 취득하지 않은 운전면허라고 하더라도, 위법의 정도나 비난의 정도가 미약한 사안 등을 포함한 모든 경우에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하고, 이로 인해 취소된 날부터 2년 동안은 해당 운전면허도 다시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이는 달성하려는 공익의 중대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운전면허 소지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따라서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 중 부정 취득하지 않은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일반적 행동의 자유 또는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반면 이선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은 합헌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재판관들은 “심판대상조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계속해 교통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ㆍ신체를 보호하고 도로교통에 관련된 공공의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받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것으로 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통해 금지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일반 국민에게 불이익을 사전에 경고할 수 있을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봤다.

또 “상시 자동차의 운전을 담당하는 직업은 도로교통과 관련한 공공의 안전에 미치는 효과가 다른 직업보다 더 크므로, 이들이 운전면허 부정 취득 행위를 한 경우 교통 관여에서 배제해 국민의 생명ㆍ신체를 보호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며 “그렇다면 제한되는 사익에 상응하는 정도 이상의 중대한 공익이 존재한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그러면서 “결국 운전면허 부정 취득에 대한 불이익 처분으로 부정 취득한 해당 운전면허와 함께 해당 운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운전면허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일반적 행동의 자유 또는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합헌 의견을 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받은 경우,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받은 해당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나, 이를 제외한 운전면허까지 필요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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