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은 25일 “공수처 성공의 필수 조건은 권력으로부터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수처를 흔들면 국가 청렴성과 국민 인권보장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새로운 국론분열 발화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단장 남기명)이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선진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방향’ 공청회에 참석해서다.

축사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축사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축사에 나선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은 “고위공직자 부패척결과 검찰개혁이라는 국민적 기대 속에서 지난 2019년 12월 30일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비록 위헌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헌법재판소의) 그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법률상 출범이 예정돼 있는 공수처의 실무를 총괄하는 공수처설립준비단 주최로 공청회가 개최되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은 있을지라도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올라 인사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올라 인사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이 변협회장은 “공수처의 도입 여부에 대해 비록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고는 하지만, 우리 역사상 처음 도입되는 제도이고, 전 세계적으로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입법례가 많지 않은 제도”라며 “만일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살아있는 권력에 과감하게 정의의 칼을 들이댔다면 오늘날의 공수처는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찬희 변협회장 축사를 경청하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이찬희 변협회장 축사를 경청하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이찬희 변협회장은 “검찰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다수의 국민이 공수처 도입을 찬성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대의명분 하에서 도입된 공수처는 오히려 검찰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는 조직”이라고 봤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특히 이 변협회장은 “필연적으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을 다룰 공수처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어대는 경우, 공수처는 국가 청렴성과 국민 인권보장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새로운 국론분열 발화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그러면서 “공수처 성공의 필수 조건은 권력으로부터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특정 세력이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인물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인물이 처장을 비롯한 공수처의 구성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사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축사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이 변협회장은 “이처럼 공수처의 권력과 외압으로부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돼야 하는 바, 공수처를 구성함에 있어서 야당을 비롯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의회민주주가 추구하는 이상은, 다수는 소수를 배려해 양보하고, 소수는 다수를 신뢰하고 협치하는 것”이라며 “법률을 만드는 입법만큼 법률을 지키는 준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축사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축사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그는 또 “조직을 구성하는 것만큼 운영도 중요하다”며 “야당도 인정할 만한 공수처 조직을 구성하고, 국민을 위해 어떠한 외압으로부터도 독립적인 기관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여당은 공수처를 반대하는 적지 않은 국민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공정한 공수처 조직의 구성과 운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야당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다수의 국민이 도입에 찬성한 의미를 면밀하게 살펴서 공수처가 제대로 조직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협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이 변협회장은 “또한 헌법재판소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제도를 둘러싼 위헌 논란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현재 제기돼 있는 공수처법의 위헌성에 대한 의문에 대해 신속하게 판단해 줘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은 “오늘 이 자리는 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뜻 깊은 자리”라며 “오늘 함께 하시는 각계의 전문가들께서 공수처가 수행할 고위공직자범죄 등에 대한 수사에 있어 실체적 진실발견과 국민의 인권보호가 조화를 이루기 위한 해법을 제시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이 변협회장은 “국민의 인권과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대한변호사협회도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개최될 때까지 계속해, 회원 중에서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탁월한 수사능력, 정의감을 가진 공수처장후보의 선정작업과 향후 공수처가 제대로 출범해 대한민국을 청렴한 국가로 만드는 한편, 국민들이 열망하는 검찰개혁을 이뤄낼 수 있는 수사기관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이 개회사를 하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축사를 했다. 좌장은 임병수 공수처설립준비단 자문위원장이 맡았다.

추미애 장관과 정중하게 악수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추미애 장관과 정중하게 악수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이어 진행된 공청회에서는 김영중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외국 반부패 특별수사기관의 선진 수사제도 연구’에 발표했다. 또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공수처 내부의 견제와 균형’에 대해, 그리고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 ‘적법절차 확립과 인권친화적 수사체계 구축’에 대해 발표했다.

공청회를 경청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공청회를 경청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지정토론자로는 조기영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노섭 한림대 글로벌학부 교수,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최운식 변호사(법무법인 대륙), 오용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정영훈 변호사(법률사무소 해율 대표)가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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