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각종 사건ㆍ사고 등으로 사망했으나 그간 순직(殉職)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던 90명이 순직으로 인정받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와 국방부(장관 송영무)는 군 복무 중 각종 사건ㆍ사고 등으로 사망해 과거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사망원인이 규명됐으나, 그간 순직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던 90명이 국민권익위의 권고와 국방부의 재심사로 순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4일 밝혔다.

또한 국방부는 군 복무 중 사망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순직요건에 해당되는데도 유족의 요청이 없어 순직심사를 하지 못한 사망자에 대해서도 순직여부를 재심사하기로 했다.

이번 90명 순직 결정과 향후 군 사망자 전수조사는 국민권익위와 국방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일궈낸 획기적인 성과다.

국민권익위는 “논산훈련소에서 구타로 사망한 동생을 순직으로 인정해 달라”며 고모씨가 지난 3월 제기한 고충민원에 대해 고씨 동생의 순직여부를 재심사하도록 지난 달 국방부장관에게 시정권고했다.

국민권익위 조사결과, 고씨의 동생은 1965년 논산훈련소에 입소해 훈련받던 중 선임하사가 신병들을 침상에 일렬로 세워놓고 가슴 등을 구타하는 과정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훈련소는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사건을 은폐했고,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이런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간 순직인정을 받지 못했다.

국민권익위는 이와 함께 군 복무 중 사망해 순직인정 요건에 해당되는데도 유족이 없거나 순직기준 변경내용을 알지 못해 순직 재심사를 신청하지 못한 사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순직여부를 재심사할 것을 제도개선 권고했다.

이에 국방부는 과거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사망원인이 진상규명됐으나 유족의 심사요청이 없어 순직 심사를 하지 못했던 91명 중 90명을 순직으로 결정했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6년 1월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활동했다.

그 결과 사건접수 393명 중 230명이 진상규명이 이뤄졌고, 기각 118명, 진상규명불능 45명이었다. 진상규명자 230명 중 139명은 과거 순직으로 결정됐고, 91명이 미 심사였다.

국민권익위 시정권고로 진상규명자 중 미 심사자 91명을 일괄 심사 완료해 그 결과 90명은 순직, 1명은 기각으로 결정됐다. 기각자(1명)는 범죄행위 가담 중 발생한 공모자의 수류탄 폭발에 의한 사망이었다.

국방부는 “변경된 순직인정 기준이 유족들에게 홍보되지 않았거나, 심사에 대한 불신으로 심사 신청을 꺼려 순직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국민권익위의 시정권고에 따라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과거 군의문사진상규명위의 진상규명자 중 심사 미실시자 90명에 대해 순직 결정을 하였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공무와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자살이나 변사도 순직으로 인정하는 등 그간 군인사법 및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순직심사 기준을 완화했다.

국방부는 지난 해 9월 ‘군의문사조사ㆍ제도개선추진단’ 설치 이후 지금까지, 군의문사위에서 진상규명된 91명을 포함 197명을 심사해 미인수 영현 30위를 포함, 194명을 전사와 순직으로 결정하여 오랜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197명 심사결과 전사 1명, 순직 193명, 기각 1명(범죄행위 연루), 보류 2명(보강조사)으로 집계됐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국민권익위가 군 복무 중 사건ㆍ사고 사망자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재심사할 것을 권고한 사항에 대해서도 군의문사위원회의 기각자(78명) 및 진상규명불능자(37명) 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순직요건에 해당 시 우선 심사할 예정이다.

국민권익위 권근상 고충처리국장과 노수철 군의문사조사제도개선추진단장은 “군 복무 중 사망자에 대해 늦게나마 순직으로 인정하기로 한 것은 그 분들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국가가 예우와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권익위와 국방부는 협업을 통해 나라를 위해 군 복무를 하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책임과 예우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