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24일 법무부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성명을 발표한 대한변협은 “법무부는 금일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768’명으로 결정했다. 이는 예년에 비해 ‘4.6%’ 증가한 수치로, 법학전문대학원 정원의 ‘88.4%’에 해당할 만큼 과도하다”며 “로스쿨의 교육 형해화, 법률시장의 수급 상황, 법조유사직역의 통폐합 미실현 등 현실을 도외시한 법무부의 이번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제8회 변호사시험에는 3330명이 응시해 1691명이 합격해 합격했다. 2020년도 실시된 제9회 변호사시험에서는 응시자 3316명 가운데 1768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로스쿨 총 입학정원(2000명) 대비 88.4%, 응시자 대비 53.32%, 제9기 석사학위 취득자 대비 74.52%로 나타났다.

변협은 “법학전문대학원은 다양한 학문적ㆍ사회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전문적인 법률 교육을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차원 높은 법률서비스를 쉽게 제공하도록 하고자 도입됐다”며 “그러나 송무 이외의 분야에 대한 교육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위한 교육은 사실상 전무해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변협은 “이러한 상황에서 로스쿨 제도의 근본적 개선 없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숫자만 늘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하게 될 뿐만 아니라, 변호사들에게도 고통만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합격자 수 증가로 인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주관하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연수 과정마저 올해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며 “정부 예산 및 교육 장소가 확보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합격자 수 증가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연수의 형해화, 파행을 가져올 뿐”이라고 우려했다.

변협은 “국민 여론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국법제연구원이 2019년 로스쿨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일반 국민 4444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9.5%에 이른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6.8%에 그쳤다”고 전했다.

가장 필요한 제도 개선점은 ‘로스쿨 입학 기준 강화(23.3%)’, ‘변호사 시험 합격 기준 강화(23.1%)’, ‘실무 능력 양성(16.0%)’ 순으로 조사됐다.

변협은 “로스쿨 교육의 질을 높이고, 로스쿨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외부기관의 평가, 그 평가에 따른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입학부터 교육, 이후 변호사시험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교육되고 평가되고 있는지 다각도로 살펴봐야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각계각층의 인사가 골고루 참여하는 법학전문대학원 평가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내년부터 로스쿨을 평가할 예정이다.

변협은 “특히 로스쿨 출신 변호사와 로스쿨 재학생도 참여시키는 등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적절한 평가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평가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평가는 매년 다양한 항목에 따라 이뤄지고 평가된 25개의 로스쿨은 수치화돼 순위가 공개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변협은 “법무부와 법학전문대학원도 무조건적으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증가시키는데 사활을 걸 것이 아니라, 철저한 로스쿨 평가 및 개선이 로스쿨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점을 깨닫고 이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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