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위성정당, 선거법 조롱” 대법원에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무효소송
경실련 “위성정당, 선거법 조롱” 대법원에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무효소송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4.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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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경실련은 “꼭두각시 위성정당으로 제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는 위헌적인, 위법한 정치로 오염됐다”고 개탄하며 “이미 많은 것을 누리는 거대정당들이 소수를 보호하기 위한 선거법을 조롱하면서 소수에게 주어진 몫까지 빼앗는 것이 선거라는 제도로 정당화되지 않도록 대법원이 ‘선거’의 참뜻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진행하는 윤순철 사무총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선거소송인단은 1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위성정당이 참여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는 무효다!’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법원에 비례용 위성정당이 참여한 제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무효소송을 위한 소장을 제출했다.

원고는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과 시민소송인단 85명이 참여했다. 피고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권순일 대법관)이며, “4월 15일 실시한 제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는 무효로 한다”가 청구 취지다. 선거소송은 대법원에서 단심으로 판단한다.

소송대리인은 양홍석 변호사, 김선휴 변호사, 박아름 변호사, 신훈민 변호사(법무법인 이공), 김보라미 변호사(법률사무소 디케)가 선거소송을 진행한다.

소송대리인 양홍석 변호사,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이사,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김보라미 변호사
소송대리인 양홍석 변호사,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이사,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김보라미 변호사

먼저 국회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좀 더 직접적으로 국회 구성에 반영하기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2019년 12월 27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고, 지난 1월 14일부터 시행됐다.

그런데 개정법에 따라, 기존에 ‘과대대표’로 이익을 봤던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의 의석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거대 양당은 개정법의 취지에 반하는 ‘비례용 위성정당’을 내세워 이번 총선에 참여했다.

선거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이,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임을 강조하면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결과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19석,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배분받았다. 반면 정의당은 5석, 국민의당은 3석을 배분받았을 뿐, 군소정당들은 비례대표의석에 실패했다.

경실련이 대법원에 제기한 제21대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무효소송의 소장을 살펴봤다.

양홍석 변호사, 시민소송인단 대표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이사,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김보라미 변호사
양홍석 변호사, 시민소송인단 대표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이사,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김보라미 변호사

경실련은 “비례용 위성정당은 창당 배경부터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나타나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하기 위한 위헌적 목적으로 탄생했다”고 규정했다.

경실련은 “비례용 위성정당은 조직 및 활동의 독립성ㆍ자발성이 없고, 오로지 선거 전략의 측면에서 모(母)정당 혹은 본(本)정당의 ‘꼭두각시정당’으로만 기능하고 있어서 일반 당원들의 집단적 의지가 당내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당내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절차를 거칠 의사도 없었고 실제 당내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당조직 구성의 핵심인 당 대표, 최고위원, 사무총장, 대변인, 원내 국회의원 등 정당의 지도부이자 핵심 세력들이 모(母)정당에서 ‘파견’된 자들로, 비례용 위성정당은 모(母)정당으로부터 인적 구성이 전혀 독립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비례선거 후보자명단 확정 과정은 그야말로 모(母)정당의 의사에 따라 후보자 선정 및 순번결정 등 핵심부분이 좌우돼 비례용 위성정당의 의사결정이 독립적으로 이뤄진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혹평했다.

기자회견 진행하는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기자회견 진행하는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경실련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인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임시로 만든 가설(假設)정당 또는 ‘Paper Party’(페이퍼 정당)에 불과한 ‘비례용 위성정당’은 정당의 개념표지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중앙선관위는 형식적으로 정당등록요건을 가장(假裝)했음이 공공연하게 드러나는데도 정당등록을 받아줬고, 이것이 바로 모든 문제의 시발이 됐다”고 선관위를 지목했다.

경실련은 “비례용 위성정당은 모(母)정당의 꼭두각시정당으로서 정당의 외부세력 및 소수의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움직였다”며 “존재 자체가 헌법질서와 법치주의를 위반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고, 특히 비례선거에 참여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하고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상황에 이르러 비례용 위성정당이 참여한 비례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제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의 무효사유를 제시했다. 특히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공직선거법 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 제2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김보라미 변호사,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양홍석 변호사
김보라미 변호사,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양홍석 변호사

경실련은 “정당들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를 추천함에 있어 ▲민주적 심사절차를 거쳐야 하고 ▲대의원ㆍ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해야 하며 ▲추천절차의 구체적 사항을 당헌ㆍ당규 및 내부규약 등으로 정해 절차를 준수해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이 유효하게 됐다”며 “특히 이를 위반할 경우 공직선거법은 해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등록을 모두 무효로 한 것은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과정에 있어 공직선거법 제47조 등으로 정한 절차를 위반했다”며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제52조 제4항에 따라 비례용 위성정당의 후보자등록을 무효로 했어야 함에도, 후보자등록신청을 받아줬고, 무효인 후보자등록을 한 두 정당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 것을 비롯해 선거 전반에 영향을 미쳐 유권자의 의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양홍석 변호사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양홍석 변호사

경실련은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고, 당내민주주의의 꽃은 후보자추천”이라며 “어떤 정당의 후보자가 된다는 것은 그 정당 내에서 구성원들에게 선택받았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훌륭한 후보자라 해도, 체육관에서 대통령 뽑는 것보다 못한 방식으로 결정한다면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그 과정을 민주적이라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개정법의 취지에 반해 의석을 더 많이 배분받기 위해 만들어진 ‘비례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결정과정은 ▲민주적 심사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 ▲대의원ㆍ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하지 않은 위법이 있으므로,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후보자등록이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경실련은 “결국, 이미 기존 선거제도에서 ‘과대대표’되고 있던 원내 1당 및 2당이 나란히 비례용 위성정당을 내세워 비례선거에 참여함에 따라, 거대 양당은 과대대표 되고 군소정당은 과소대표 되는 문제가 고스란히 남아,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국회의 구성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처럼 더불어시민당 및 미래한국당의 비례선거 후보자등록 및 중앙선관위의 후보자등록신청 수리, 이에 따른 실제 선거 진행은 비례선거의 의석 배분 결과 및 당선인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우리 헌법상 정당으로 볼 수 없어 정상적으로 등록을 받아준 것 자체가 문제인 ‘비례용 위성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해 유권자들의 선택과 결정에 혼선을 야기했다”고 선관위를 겨냥했다.

시민소송인단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이사, 김보라미 변호사, 황도수 위원장
시민소송인단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이사, 김보라미 변호사, 황도수 위원장

경실련은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을 위반해 후보자등록이 무효인 ‘비례용 위성정당’이 버젓이 투표용지 상단에 자리 잡아 선거인들의 투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제21대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적인, 위법한 ‘정치’로 오염됐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걸었던 작은 기대나 희망은 사라지고 유권자의 표심을 참칭하는 정치적 탐욕 앞에 다시 한 번 절망한다”고 개탄했다.

경실련은 “반칙, 편법, 탈법이 난무하는 선거가 헌법, 정당법, 공직선거법의 제규정이 지향하는, 그리고 보편적 상식이 통하는 선거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만약 ‘비례용 위성정당’의 선거참여, 스스로 정한 당헌ㆍ당규도 휴지조각으로 만들거나 당헌ㆍ당규에 따르는 형식만 갖춘 후보자결정과 등록에도 우리의 법질서가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 정치적 약육강식(弱肉强食), 우승열패(優勝劣敗)를 제도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경실련은 “이번 소송은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 제52조 제4항을 법으로 효력을 유지시킬 것인지 아니면 언제든 무시하고 우회해도 되는 선언으로 만들 것인지에 관한 물음에서 출발했지만, 그 끝은 상식과 양식을 허무는 정치로 훼손된 작은 희망을 되살리는 것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실련은 끝으로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는 자들이 소수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조롱하면서 소수에게 주어진 몫까지 빼앗는 것이 선거라는 제도로 정당화되지 않도록 ‘선거’의 참뜻을 살려달라”며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합니다. ‘비례용 위성정당’은 민주주의에 반합니다. 소수와 약자를 보호하는 법의 존재를, 대법원이 분명하게 선언해 주시길 기대합니다”라고 적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사회는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이 직접 진행하며 “위성정당 비례대표 선거는 무효다”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외쳤다.

이 자리에서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위성정당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했고, 소송대리인 양홍석 변호사가 선거소송의 취지와 배경에 대해, 소송대리인 김보라미 변호사가 소송 진행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시민소송인단을 대표해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이사가 참여해 규탄 발언을 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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