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개인회생ㆍ파산 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김남주 변호사는 13일 서울회생법원과 다른 지방법원을 비교하면 파산ㆍ개인회생 사건의 처리 속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지적했다.

김남주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

또 코로나 사태로 인한 개인회생ㆍ파산 사건수가 아직은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곧 발표될 3월ㆍ4월 통계치가 나오면 그 숫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폭풍전야’와 같은 시기라고 봤다. 이에 법원이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주 변호사는 특히 파산관재인들이 법에 없는 요구를 해서 빚에서 해방되고 회생할 수 있는 시기를 지연하고 노동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개선 필요성을 짚었다.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한계채무자, 법원의 신속한 구제 촉구합니다’라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주빌리은행이 공동 개최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남주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기자회견에 참여해 파산과 개인회생절차의 문제점과 앞으로 법원이 개선해 나가야 되는 과제들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김남주 변호사, 활동가, 백주선 변호사, 권호현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 활동가, 백주선 변호사, 권호현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는 “제가 파산ㆍ회생사건을 하면서 느낀 것 중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을 말씀드리겠다”며 “첫 번째는 사건을 하다보면 (개인)회생신청 비율이 매우 높다. 파산보다 2배 정도 높은데, 그렇게 회생을 많이 신청해야 하는지, 회생제도를 유도해야 하는지, 이것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왜냐하면 회생 변제계획이 인가됐다 하더라도 그 성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며 “어차피 하다가 실패할 것을 강요하기 보다는, 실패할 가능성 그러니까 회생계획을 이행할 가능성이 낮은 채무자들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파산으로 유도해서 파산사건의 숫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도 이런 지적에 대해서 공감해서 올해 초부터 파산사건의 신청서류들을 간소화하고, 파산사건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과 예규를 발표했는데, 아직 통계상 봐서는 파산사건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렇게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을 대법원이 제도개선에 대한 홍보를 신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는 “다음으로 회생ㆍ파산사건의 처리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서울회생법원 같은 경우에는 전담법원이기 때문에 신속하게 회생ㆍ파산사건이 처리되고 있다. 저희들이 사건을 해보면 다른 법원에 비해서 서울회생법원이 절반 이하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예를 들면 수원지법, 의정부지법, 인천지법 이런 수도권에 있는 법원조차도 개인 파산 사건들이 선고 나는데 많이 걸리면 파산 선고까지 한 1년, 면책까지는 거의 2년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남주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는 “(반면) 서울회생법원 같은 경우는 빠르면 4개월에도 파산과 면책이 모두 완료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른 법원들이 너무 늦고, 그리고 다른 법원들이 요구하는 업무처리 속도나 능력, 요구하는 서류들의 종류들이 현저히 차이가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회생법원의 이런 노하우와 속도를 다른 법원들도 일관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우선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부족한 것 같다”며 “회생ㆍ파산사건을 전담하는 도산재판부를 증원하고, 관련 인력에 대한 교육을 신속히 시행해서 처리속도를 빨리 높여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는 “마지막으로는 지금 2월 통계가 나와 있는데, 아직 코로나로 인한 회생ㆍ파산 사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감지되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조금 있으면 발표될 3월ㆍ4월 통계치가 나오면 그 숫자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지금은 아마 폭풍전야 같은 그런 시기”라고 봤다.

김 변호사는 “법원이 그것을 미리 감지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사건 수가 적다고 안심하지 말고, 폭풍전야라고 생각하고 미리 인력과 교육을 통해서 준비를 해 둘 필요가 있고, 업무처리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주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는 “특히 파산관재인들이 사건을 처리할 때 법에서 요구하지 않는 서류들을 과중하게 요구한다든지, 그리고 채무자가 배우자의 재산을 무조건 빼돌렸다고 의심해서 그것을 엄격하게 소명하도록 요구한다든지, 그러한 법에 없는 요구들을 함에 따라서 절차가 매우 지연되고 있고, 그 부분들이 다시 빚에서 해방되고, 그 다음에 회생할 수 있는 시기를 지연하고, 노동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본다”며 “그런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남주 변호사는 마이크를 잡고 “제가 잊어버릴 것 같아 이 말부터 해야겠다”며 당부의 메시지도 전했다.

김남주 변호사, 활동가, 백주선 변호사, 권호현 변호사
김남주 변호사, 활동가, 백주선 변호사, 권호현 변호사

김 변호사는 “저는 파산ㆍ개인회생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로서 느낀 점을 말씀드리면 파산ㆍ회생과 같이 오는 것이 임금체불”이라며 “회사가 어려워져서, 도산해서 월급을 못 받아서 몇 개월 치 밀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못 주니까 우리가 낸 고용보험금에서 ‘체당금’이라는 절차를 통해서 지원하고 있다. 빠르게 하는 소액체당금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 절차도 생각보다는 그래도 몇 달이 걸린다”며 “그런데 저축이 적은 월급 노동자들이 이렇게 몇 달씩 월급을 못 받으면 생계가 매우 막막해 진다”고 짚었다.

김남주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 업무를 주관하는 고용노동부, 노동청,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체당금 지급 업무를 신속하게, 코로나 사태에서는 더욱 폭증하고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많은 인력과 역량을 투입해서 이 업무를 처리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인 권호현 변호사가 ‘파산ㆍ회생절차 관련 법원의 적극적 조치 촉구 취지’에 대해,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인 백주선 변호사가 ‘파산ㆍ회생절차 규정 및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했다.

또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이 ‘한계에 놓인 개인회생 채무자의 어려움’에 대해 발언했다. 기자회견에는 금융정의연대 김누리 간사, 참여연대 김주호 사회경제1팀장, 이지우 경제금융센터 간사, 정영진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사무국장 등도 참여했다.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발언하는 김남주 변호사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신동화 간사는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하며 법원에 촉구했다.

“법원은 삶의 나락에 내몰린 한계채무자를 적극 구제하라”

“법원은 개인회생 채무자 면책 결정 적극 이행하라”

“법원은 개인회생 파산 신청에 신속하게 대응하라”

한편,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대법원(법원행정처), 서울회생법원 및 각 지방법원에 ▲개인회생 채무자의 변제계획불수행 기준 완화 ▲변제계획변경 신청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판단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2항에 따른 면책결정 적극 해석 ▲파산 절차의 엄격성 완화 및 파산신청 안내 ▲개인회생ㆍ파산 사건 신속 처리 ▲한계채무자들에게 개인회생ㆍ파산 제도 및 절차 적극 고지 등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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