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아파트 경비원에 택배관리ㆍ제초ㆍ분리수거 시킨 경비업체 허가취소 적법
법원, 아파트 경비원에 택배관리ㆍ제초ㆍ분리수거 시킨 경비업체 허가취소 적법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4.0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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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아파트의 택배관리, 제초ㆍ전지작업 보조, 쓰레기 분리수거 등 업무는 경비업법의 시설경비업무 내지 그에 부수한 업무로 볼 수 없으므로, 아파트 경비원에게 위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경비업자에 대한 경비업 허가 취소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경비업체 A회사는 2017년 4월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모 아파트와 경비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시설경비업무를 수행했다.

계약서에는 아파트 내 경비순찰, 주차통제관리, 택배관리, 제초 및 전지작업 보조, 제설작업 보조, 재활용정리 및 간단한 청소, 기타 등의 업무도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 근무한 A회사 소속 경비원 4명은 택배관리, 제초, 전지작업 보조, 쓰레기 분리수거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경기도남부지방경찰청은 2018년 7월 A회사의 경비업 허가를 취소했다.

사유는 “경비업자는 허가받은 경비업무 외의 업무에 경비원을 종사하게 해서는 안 됨에도, 2017년 5월부터 이 아파트에 배치한 경비원 4명에게 경비업무 외의 업무인 택배관리, 제초 및 전지작업 보조, 쓰레기 분리수거 등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게 해 경비업법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A회사는 경찰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8년 12월 기각했다.

이에 A사는 “경찰이 문제 삼은 아파트의 택배관리 등 업무는 경비업법상 경비업무의 부수적인 사무에 포함되므로, 아파트 경비원들로 하여금 경비업무 외의 업무에 종사하게 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A사는 “아파트 택배관리 등 업무가 경비업무 외의 업무더라도, 아파트 경비원들이 경비업무 외의 아파트 관리 관련 업무도 수행하고 있는 경비업의 실태, 경비원들이 경비업무 외의 업무를 하는 것을 금지할 경우 오히려 경비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고, 입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비업법 제19조 제1항 제2호의 경우 허가관청이 경비업 허가를 취소하는 것은 재량행위로 봐야 한다”며 “경기도남부지방경찰청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A사 소속 경비원들이 경비업무 외의 업무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경비업 허가취소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수원지법 제3행정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이천시 모 아파트 경비업체 A회사가 경기도남부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경비업허가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지난 2월 6일 선고됐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중요한 판례이기에 소개한다.

경비업법 제2조 제1항 가목은 시설경비업무를 ‘경비를 필요로 하는 시설 및 장소에서의 도난ㆍ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로 정의하고 있다.

재판부는 “아파트의 택배관리, 제초, 전지작업 보조, 쓰레기 분리수거와 같은 업무는 위 규정에서 말하는 위험발생 방지와는 아무 관련이 없으므로, 시설경비업무 내지 그에 부수한 업무로 볼 수 없다”며 “이 아파트에서 근무한 원고 소속 경비원들은 경비업무 외의 업무를 수행했음이 분명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비업자의 허가 취소를 규정한 경비업법 제19조 제1항 제2호 규정은 국민의 안전과 관련되는 경비업의 특성을 고려해 경비원으로 하여금 경비업무에만 충실하게 하려는 것으로서 목적이 정당하고, 경비원을 경비업무 외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 경비업자의 경비업 허가를 취소하도록 하는 것은 그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경비원으로 하여금 경비업무에만 종사하게 하려는 공익적 요구가 큰 점에 비추어 보면 경비업자의 경비업 허가를 취소하는 것보다 더 경비업자의 피해가 적으면서도 위와 같은 공익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위와 같은 공익보다 경비원을 경비업무 외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고서도 경비업을 계속 영위하고자 하는 경비업자의 사익이 더 크다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A회사는 “공동주택 경비업계의 현실, 실질적으로 관리소장이 경비원들의 업무를 지휘하는 점 등의 특수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경비업 허가 취소 처분은 가혹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가 계약서 자체에서 경비업무가 아닌 업무를 경비원들의 업무로 명시하기까지 한 점 등을 볼 때, 원고는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로 하여금 경비업무 외의 업무에 종사하게 했음이 분명하다”며 “경비업법 제19조 제1항 제2호의 사유가 존재함이 분명하고 위 규정은 기속행위인 이상, 피고로서는 원고의 경비업 허가를 취소할 수밖에 없고 다른 사정을 들어 더 가벼운 처분을 하거나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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