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호사회 “텔레그램 성착취 잔인…검찰ㆍ법원, 디지털성범죄 경종 울려야”
서울변호사회 “텔레그램 성착취 잔인…검찰ㆍ법원, 디지털성범죄 경종 울려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3.2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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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박종우)는 26일 “‘텔레그램 집단성착취 영상거래 범죄’는 인간의 존엄성과 삶 자체를 파괴하는 잔인한 범죄”라며 “검찰과 법원은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통해 디지털성범죄의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날 “텔레그램 집단성착취 영상거래 범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재발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변호사회는 “이른바 ‘텔레그램 집단성착취 영상거래 범죄’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갓갓, 와치맨, 박사로 대표되는 운영자들은 텔레그램에서 가입비를 받고 가담자들을 모았고, 가담자들과 피해자들의 이름, 나이 등의 신상과 함께 성착취 영상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자가 다수 포함된 피해자들은 텔레그램방에서 ‘노예’로 불렸으며,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협박해 가학적이고 반인륜적인 콘텐츠를 직접 촬영해 올리도록 강요했다”고 범행수법을 지적했다.

서울변호사회는 “피해자들은 신상이 공개됨에 따라 성폭력 범죄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며 “(텔레그램) 방에 따라서는 참가자들의 지인, 친구, 애인, 가족의 신상과 성착취 사진이 공유됐고, 여성의 직업과 연령에 따라 방을 만들어 성착취 콘텐츠를 공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텔레그램 방에 참여한 가담자들의 숫자는 26만명으로 추산된다”며 “이번 사건은 일부 남성들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로 파악돼야 한다. 한국사회의 여성에 대한 극단적인 성적 대상화와 여성혐오 문화는 이를 디지털 성범죄로 소비하고 산업화하는 구조로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서울변호사회는 “회원수가 100만명이 넘었던 사이트 ‘소라넷’에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회원들이 불법 촬영한 750개의 아동ㆍ청소년 성착취 영상과 8만 7000여개의 불법음란물이 공유됐으며,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구속으로 드러난 디지털 성범죄와 웹하드 카르텔은 지금까지도 건재하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각종 단체 채팅방에서의 성폭력 사건은 가해자 처벌이나 피해의 회복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마무리되기 일쑤였다”고 지적했다.

서울변회는 “한편 성폭력 사건에 대한 검찰의 미진한 수사와 법원의 미온적인 처벌 관행 역시 디지털 성범죄 발생에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며 “지난해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는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영상을 상당수 유포하고 4억원 가량의 부당한 이득을 취했지만 법원은 1심 집행유예, 2심 징역 1년6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루된 223명의 한국인들에게는 대부분 150만~1000만원 정도의 벌금형이 선고됐다”며 “미국 법원이 아동 성범죄 영상을 촬영해 해당 사이트에 업로드한 남성에게 22년형을 선고하고, 불법영상을 1회 다운로드한 남성에게 5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과 극명히 대조된다”고 비교했다.

서울변호사회는 “국회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청와대와 국회 동의 청원에 의해 만들어진 ‘성폭력처벌법 개정 법률안’은 영상편집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딥페이크’(인공지능을 이용해 영상의 얼굴을 조작)를 제작ㆍ반포하는 행위만을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또 “성착취 영상을 직접 촬영해 올리도록 강요ㆍ협박하는 행위, 성착취 피해자들의 신상을 유포하는 행위 등의 성범죄는 제외됐다”며 “실제 디지털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양형기준 강화, 수사 시스템 개선, 국제 공조 수사 관련 내용 역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모바일 기술 발전에 따른 디지털 성범죄 처벌에 대한 입법 공백을 충분히 메우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변회는 특히 “이번 ‘텔레그램 집단성착취 영상거래 범죄’는 한 인간의 존엄성과 삶 자체를 파괴하는 잔인한 범죄”라며 “검찰과 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는 재발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디지털 성범죄 처벌과 예방을 위한 입법을 해야 한다”며 “최근 디지털 성범죄에 가담한 텔레그램 이용자들 일부가 디스코드 등 다른 모바일 메신저로 거점을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메신저 해외 서버에 대한 수사를 위해서는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가 매우 긴밀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므로, 법 개정 외에도 정부 차원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또한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라며 “현재 음란사이트에서 피해자들의 성착취 동영상을 찾는 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조롱과 혐오가 게재되고 있다.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변호사회는 “여성ㆍ아동ㆍ청소년의 안전과 인권을 침해하는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사회 각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서울지방변호사회 역시 지속적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강력한 처벌과 방지책을 요구할 것이며,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여성ㆍ아동ㆍ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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