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신종철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정신장애에 대한 ‘위험성’만 강조되다보니, 정신장애 인권영역은 여전히 많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과 배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인권위도 우리 사회가 누구나 존엄한 포용적인 인권사회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 대강당에서 ‘2019년도 인권보고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기념촬영

이 자리에서 축사를 위해 단상에 선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2019년 국내 인권상황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담은 대한변호사협회 인권보고서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기본적 인권의 옹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한변협과 인권보고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영애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가 2001년 처음 발족하고 인권위원회의 ‘인권보고서’를 만들 때, 대한변협의 인권보고서를 가져다 놓고 저희가 많은 도움이 됐다”며 “그리고 사실 대한변협이 한국 사회에서 갖고 있는 위상과 역할은 시대적으로 늘 확장돼 왔다”고 호평했다.

축사하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축사하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 위원장은 “시대에 따라서 인권위도 마찬가지지만 (대한변호사협회도) 부침의 역사도 있고, 신뢰와 믿음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한 부침은 있었지만, 그러나 (대한변협은) 한 사회의 인권과 기준과 가치를 잡아오는 그런 기구로, 위상과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그리고 오늘 (인권보고대회를) 진심으로 함께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오늘의 소중한 자리를 마련하면서 공동개최의 기회를 주신 이찬희 대한변협회장님, 바쁜 일정 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서 참석해 주신 변호사님들과 학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 위원장은 “이번 인권보고대회의 주제는 ‘정신장애와 인권’ 그리고 ‘4차 산업혁명과 인권’은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사안이고,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고, 함께 가야 할 사안임에도, 분리적으로 생각하거나 멀리 생각하거나 그랬던 주제들을 오늘의 주제로 삼게 돼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장애인차별시정기구로 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신장애인 인권영역) 이 문제는 쉽지가 않다. 이게 제도적인 국가적인 관심과 관점 그리고 우리의 국력을 떠나서 사실 이 문제가 (발전 속도가) 더디 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특히 정신장애 인권영역은 여전히 많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과 배제”를 짚으며 “그리고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다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 위원장은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된 정신장애인 인구 수가 11만명 정도라고 하는데, 저는 오늘 여기에서 정말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에서 격리되거나 위험이라는 관점을 바꿀 수 있는 힘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라겠다”고 당부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국가 보고서에 장애인 당사자들은 사실 적합하게 기술되지 않았고, 이것이 조금 과장돼 있다는 질타를 받을 때도 많다”며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우리가 돌아보고, 인권보고서에 담긴 정신과 현재 한국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이 돼 참 좋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은 수없이 한국 사회에서 많이 대비해야 된다고 얘기하고, 인권의 밀접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위험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얘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찬찬히 들여다보지는 못한 것 같다”고 짚었다.

그는 “인권위에서는 ‘데이터3법’이라는 개정안에 대해서 의견을 주기도 하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을 내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것이 경제산업의 위축을 주고 너무나 인권이 앞서서 이야기되면서 정보에 대한 것을 지나치게 염려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도 있으나, 4차 산업에서 정보인권의 문제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인권위에서는 작년에 이어 대한변협과 공동주최를 두 번째 해보는 것이다. 대한변협과 같이 하니까 인권위원회에의 의견표명도 상당한 신뢰와 함께 가는 동지ㆍ기구가 있다는 것이 참 좋다”며 “대한변협과 계속 한국사회의 지표를 세워가고 새로운 이정표들을 만들어 갈 때 늘 함께하기를 요청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은 논의, 진정한 인권의 발전, 그리고 오늘의 인권보고서가 많은 기구에서 정부에서 이용되고 활용되고 그리고 논거로 작동되기를 바라면서, 이렇게 공동주최를 하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준비된 원고를 보지 않고 축사를 했다. 이에 인권보고대회 자료집에 게재된 축사를 살펴봤다.

축사하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축사하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자료집에서 “정신장애에 대한 ‘위험성’만이 강조되다보니 사회적 편견은 더욱 팽배해지고 검진과 치료 등은 더욱 늦어지고 있다”며 “또한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회복하고 재활할 수 있는 기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더욱 악화된 상황에서 정신의료기관이나 사법기관으로 향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밝혔다.

최영애 위원장은 “정신장애인 인권과 관련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정신장애인 국가보고서’인데, 이 보고서는 국가차원에서 정신장애인의 인권현황을 명확하게 진단하고, 지향점을 권고하는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2009년 제1차 국가보고서 채택을 통해 강제입원의 문제를 수면위로 떠올렸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현재 제2차 정신장애인 국가보고서를 준비 중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이와 함께 최영애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새로운 인권 문제는 이미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노동시장의 근본적 변혁, 인공지능이 야기하는 새로운 인권침해와 차별의 문제, 빅데이터에 활용되는 개인정보를 둘러싼 논란과 같은 이슈들은 이미 현실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최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 인권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이 기술과 산업의 급진적 변화가 가져올 인권 상황에 대한 대비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위는 올해 각계 정보인권 전문가로 ‘정보인권포럼’을 구성해 신기술과 신산업이 가져올 인권문제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은 ‘정보인권 보고서’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인권위는 4차 산업혁명이 야기하는 인권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한변협 등과 협력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최근 한국사회는 여성, 이주민ㆍ난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고 있기에 인권위원장으로서 매우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한국사회의 인권 현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인권위도 우리 사회가 누구나 존엄한 포용적인 인권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오늘 인권보고대회가 우리 사회 인권보호와 증진에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밝혔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이날 이찬희 변협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인권보고서는 1986년 첫 인권보고서 발간 이후 30년 넘게 국내 인권 상황에 관한 기록을 축적하면서 어느덧 서른네 번째 발간을 맞이했다”며 “법조 선배들의 노고와 희생으로 이어져온 인권보고서의 모든 기록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변호사로서의 사명과 신념을 매순간 새롭게 일깨워준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이찬희 변협회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인권보고서는 인권보호와 사회정의 실현 활동의 눈부신 이정표로서 인권 분야의 연구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하는 김도희 변호사

이날 인권보고대회 세션 1은 ‘정신질환을 원인으로 한 위법행위와 사법문제’ 주제로 김도희 변호사가 발표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좌장은 이광수 변호사(변협 인권보고서간행소위원회 위원장)가 맡았다. 토론자로 성중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윤웅장 법무부 치료감호소 행정지원과장이 참여했다.

발표하는 김도희 변호사
발표하는 김도희 변호사

세션 2는 ‘제4차 산업혁명과 인권’ 주제로 박종운 변호사(변협 인권위원회 부위원장)가 좌장을, 발제는 안성훈 변호사가 발표했다. 이문원 변호사와 이필우 변협 제2기획이사가 토론에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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