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정권 하수인 노릇 사법부…검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수사”
민변 “정권 하수인 노릇 사법부…검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수사”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05.2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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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8일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하며 과거사 청산을 가로막은 사법부의 만행을 규탄한다”며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즉각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25일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대법원
사진=대법원

이와 관련, 민변 과거청산위원회는 성명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2011~2017) 사법부가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국가배상청구를 받아들인 판사들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으며, 대법원의 숙원사업인 ‘상고법원’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동의를 얻기 위해 과거사 관련 국가배상소송에서의 국가배상책임을 제한하고 대통령 긴급조치권 행사의 불법행위성을 부정하는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박근혜 정권에 자발적으로 협조한 사실이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보고서에 별지로 첨부된 [현안 관련 말씀 자료]에 따르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해왔다’고 자평하면서, 과거사정리위원회 관련 사건들의 경우 ‘부당하거나 지나친 국가배상을 제한하고 그 요건을 정립’했으며, 대통령긴급조치 사건의 경우 ‘긴급조치 당시 상황과 정치적 함의를 충분히 고려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변 과거청산위원회는 “충격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국가의 부당한 폭력에 저항하다가 희생된 과거사 피해자들이 사법부의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협상 카드’로 이용됐다. 그리고 실제로 정권의 ‘입맛’에 맞는 관련 판결들이 잇따랐다”고 경악했다.

조사보고서에 언급된 바와 같이, 양승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13년 5월 국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소멸시효를 과거사정리위원회 결정 뒤 3년으로 제한했으며(대법원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과거사 피해자라도 생활지원금 등 보상금을 받았거나 진실규명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2다20436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5. 4. 17. 선고 2014다234155 판결)들을 선고했다.

민변은 “박정희 대통령 당시 긴급조치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2014년 10월 판결을 통해 ‘긴급조치가 당시로서는 유효한 법규였던 만큼 이를 따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곧바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라고 판단했으며, 2015년 3월에는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하면서도, 현란한 법률용어를 써가면서 위헌인 긴급조치로 인해 고초를 겪은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제 위와 같은 판결들이 선고됐던 이유가 드러났다. 사법부는 상고법원의 설치를 위해 스스로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했던 것”이라며 “사법부는 과거사 청산의 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과거사 청산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기 위한 법리를 개발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했다”고 질타했다.

또 “그리고 사법부의 ‘지침’에 어긋나는 판결을 선고하는 판사들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다. 삼권 분립에 기반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최후 보루 역할을 수행해야 할 사법부가, 스스로 헌법을 부정하고, 재판의 독립성을 저해했으며, 과거사 피해자들의 인권을 앞장서서 침해했던 것”이라며 “이로 인해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 과거청산위원회는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하며 과거사 청산을 가로막은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 사법부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 그리고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더불어, 사법부와 재판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3월 28일 접수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사건을 즉각 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그는 사법부 수장으로서 직분을 망각한 채 과거사 판결을 가지고 정권과 흥정했고, 이를 위해 법리와 논리 모순의 판결을 자행했고, 과거사 피해자들에게 판결로써 제2의 국가폭력을 자행했다”면서 “검찰은 이미 긴급조치 피해자들에 의해 고발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즉각 피의자로써 소환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과거사 피해자가 생활지원금 등을 수령할 경우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고 있는 민주화운동보상법 제18조 제2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사건과 과거 대법원의 퇴행적 판결들에 대한 재판소원에 대해 조속히 인용결정을 함으로써 상식과 정의를 외면하는 대법원의 ‘과거사 역주행’에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변 과거청산위원회는 “아울러 김명수 현 대법원장은 전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부의 만행에 대해 과거사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간의 잘못된 과거청산 행태와 퇴행적 판결들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야 말로 목숨을 바쳐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과거사 피해자들이 사법부로부터 받은 상처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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