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체복무 전문연구요원이 아버지 회사서 복무만료하면 병역법 위반
법원, 대체복무 전문연구요원이 아버지 회사서 복무만료하면 병역법 위반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2.11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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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대체복무를 하는 전문연구요원이 아버지가 실질적 대표자(경영자)로 있는 병역법상 지정업체 회사로 전직한 다음 복무만료 한 경우 그런 전직은 병역법에 위반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13년 3월부터 병역법상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돼 지정업체인 연구원에서 복무를 시작했다. 그러다 A씨는 2014년 12월 병역법상 지정업체인 B회사 산하 연구기관인 연구소로 전직을 신청했고, 관할 병무청의 전직 승인을 받아 이 연구소에서 의무복무기간 3년을 마쳤다.

그런데 2018년 경찰이 B회사의 보안프로그램 납품 비리와 관련한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확인해 그해 9월 병무청에 고발 여부 검토 요청을 했다.

병무청은 “B회사의 법인등기부 내용과 달리 A씨의 아버지가 회사의 실질적인 대표자로, 연구소로 아들을 전직시켜 병역법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병역법은 지정업체 대표이사의 4촌 이내 혈족에 해당하는 사람은 해당 업체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서울지방병무청은 2018년 11월 A씨에게 “B회사의 실질적 대표자는 A씨의 아버지이므로, A씨의 전직은 병역법에 위반된다. 따라서 전문연구요원 편입 처분 및 복무만료 처분을 취소하며, A씨는 현역 대상으로 전환됐다”는 통지를 했다.

이 처분에 따라 인천병무지청장은 A씨에게 2018년 12월 모 훈련소에 현역병으로 입영할 것을 통지했다.

이에 A씨는 법원에 현역병 입영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법원이 받아들였다.

A씨는 불복 소송을 진행하는 중에 만 36세를 넘겼다. 인천병무지청장은 2019년 1월 A씨를 현역병 입영 대상에서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변경했고, A씨에게 그해 7월 인천교통공사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라는 사회복무요원소집 통지를 했다.

이에 A씨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법원이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A씨는 “서울지방병무청장이 2018년 11월 한 전문연구요원 편입 처분 및 복무만료 처분의 취소처분을 취소하고, 인천병무지청장이 2018년 11월 한 현역병 입영 처분, 2019년 6월 한 사회복무요원 소집 처분을 취소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와 아버지는 “수사 과정에서 조사를 조기에 마치고 선처를 받기 위해 사소한 것은 수사관이 원하는 대로 답하라는 변호인의 조언에 따라 아버지가 B회사의 대표이사라는 취지의 허위 진술을 한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A가 근무하는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한 동안 김OO은 실질적 대표자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제3행정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과 인천병무지청장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병역법에 규정된 지정업체 ‘대표이사’에는 법인등기부상의 대표이사만이 아니라 ‘실질적 대표이사(실질적 경영자)’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병역의무는 국가수호를 위해 전 국민에게 과해진 헌법상의 의무일 뿐만 아니라 전문연구요원제도는 대체복무에 관한 특례적 성격이 강하므로, 전문연구요원이 복무를 태만히 해 병역의무이행이 사실상 형해화 되거나 전문연구요원 개인 내지 이들을 활용하는 기관 운영자의 사적 이익만을 위해 복무가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전문연구요원제도가 적절히 운영되도록 엄격히 관리할 공익적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또 “공기업체, 공공단체와 달리 사기업의 경우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지는 않지만 사기업을 실제 경영하는 자가 다수 있는 실정이므로, 이런 경우에도 전문연구요원제도가 적절히 운영되도록 규제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병역법 규정을 적용하지 못한다면 그 목적을 잠탈해 유명무실해질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B회사로 전직 당시 아버지는 B회사의 실질적 대표이사(실질적 경영자)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는 병역법을 위반한 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취소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결국 원고의 아버지는 전직 당시 B회사의 실질적 대표이사(실질적 경영자)였고, 원고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채 ‘원고는 대표이사와 구 병역법 제38조의2 규정에 의한 4촌 이내의 혈족에 해당하는 사람이 아님을 확인한다’라는 취지의 확인서를 서울지방병무청장에게 제출해 전직을 했으므로, 결국 원고가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법을 위반해 전직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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