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국정농단 장시호ㆍ김종 ‘강요’ 혐의 무죄취지로 파기환송
대법원, 국정농단 장시호ㆍ김종 ‘강요’ 혐의 무죄취지로 파기환송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2.0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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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장시호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항소심(2심)에서 유죄로 인정했던 이들의 ‘강요’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단함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감형될 것으로 보인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장시호(최서원 조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최서원씨,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등에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해 후원하도록 하고,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이사 등에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해 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혐의다.

장시호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운영 중 보조금 편취(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횡령(업무상횡령) 혐의도 받았다.

김종 전 차관은 최서원,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이사 등에게 스포츠단을 창단해 용역계약을 체결하라고 요구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혐의다.

김 전 차관은 체육인재육성재단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공무상비밀누설,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았다.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형사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2017년 12월 장시호씨의 공소사실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종 전 차관에게는 삼성그룹 영재센터 지원 관련한 후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지만, 다른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에 장시호씨와 김종 전 차관이 항소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6형사부(재판장 오영준 부장판사)는 2018년 6월 장시호씨의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6월로 형량을 낮춰 선고했다.

검사와 김종 전 차관의 항소는 기각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다. 사건의 쟁점은 대통령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지위에 기초해 기업 대표 등에게 특정 체육단체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에서의 협박 즉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대법원 청사
대법원 청사

대법원 제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6일 장시호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에서 ‘강요’ 부분에 대해 무죄로 판단해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강요죄에서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판결 중 장시호에 대한 강요 부분, 김종에 대한 그랜드코리아레저 등 관련 강요 부분은 파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통령과 경제수석비서관이 직무상 또는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 등에 대해 그 지위에 기초해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했다고 해서 곧바로 그 요구를 해악의 고지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문체부 2차관이 그랜드코리아레저에 대한 감독 업무를 총괄하고 그랜드코리아레저 사회공헌재단 역시 문체부 2차관 산하 관광정책실의 감독을 받으며, 위 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이나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이사가 수사기관과 제1심 법정에서 김종의 요구에 부담감을 가졌다거나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등의 주관적인 내용을 진술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 요구를 ‘해악의 고지’로 평가하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원심은 이 부분 요구가 해악의 고지라고 전제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유지했다”며 “원심의 판단에는 강요죄의 협박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공범인 최서원, 안종범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8도13792)의 법리에 따라 강요 부분을 무죄 취지로 직권 판단했다”며 “그 외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원심의 유죄ㆍ무죄 판단을 수긍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라며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행위자가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해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했였을 때 그 요구 행위가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지위뿐만 아니라 그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요구에 불응하면 어떠한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고 볼 수 있는지, 행위자와 상대방이 행위자의 지위에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해악을 인식하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인 행위자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한 경우 위와 같은 해악의 고지로 인정될 수 없다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나 뇌물 요구 등이 될 수는 있어도, 협박을 요건으로 하는 강요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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