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4일 수용자 인권증진 개선방안 권고에 대해 법무부가 일부 불수용 의사를 회신했다고 밝혔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앞서 국가인권위는 2018년 실시한 교정시설 방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수용자의 인권 증진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을 지난 1월 16일 법무부장관에게 권고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기동순찰팀(CRPT) 명찰 패용 및 대원 선발 기준 마련, 보호장비 사용시간 최소화, 징벌 기간 상한선 마련 및 연속 부과 제한 등 일부 권고 사항에 대해 ‘불수용’ 의사를 회신했다.

인권위는 2018년 외부전문가들과 함께 전국의 총 10개 교정시설에 대해 방문조사를 실시했고, 74명의 수용자들과의 심층면접과 각 교정시설에서 제출한 자료를 통해, 징벌 요구ㆍ조사ㆍ의결 과정에서 수용자의 권리침해 여부와 특히 조사수용 과정, 보호 장구 착용, 조사실 내 처우, 징벌 처분의 과도함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인권위는 ▲기동순찰팀의 강제력 사용에서 비례성이 준수되는지 ▲보호장비가 자해의 방지 등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활용되기 보다는 징벌적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교도관들이 징벌대상 수용자의 징벌위원회 불참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제기할만한 사정들을 파악했다.

또한 ▲징벌실에서의 자유로운 자세, 다양한 종류의 독서, 충분한 시간의 운동과 같은 인간으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욕구까지 제한하는 것과 ▲‘유엔 수용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 제43조 제1항은 ‘장기(연속 15일 초과) 독방격리수용’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장기징벌이 금치징벌자의 41%~60%에 이를 정도로 만연해 있으며, 사안에 따라 연속징벌로 징벌기간이 무기한 지속될 수도 있는 규정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교정시설 내 조사와 징벌 절차에 대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사수용 관련 부분 8개, 징벌처분과 관련된 부분 7개 항목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법무부는 인권위의 15개 권고사항 각각에 대해 2차례 이행계획을 제출하면서 권고 사항 중 일부에 대해 불수용 의사를 회신했고, 인권위는 법무부와 실무협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6개 권고사항에 대해 불수용 의견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사ㆍ징벌 및 보호장비 사용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전향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5항에 따라 관련 내용을 공표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는 ▲기동순찰팀(CRPT) 대원들의 명찰 패용 등 권고는 수용자로부터 협박ㆍ진정, 고소ㆍ고발을 당하고 있는 현실 여건, ▲징벌위원회 구성, 규정 관련 권고는 자유로운 심의, 외부위원 위촉 한계 등 ▲징벌 기간 상한선 마련 및 연속 부과 제한 권고는 금치의 연속 집행만으로는 과도하다고 볼 수 없고 금치기간 중 소란행위 등 계속하여 규율위반 행위를 하는 경우 다른 조치가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회신했다.

한편, 인권위는 “향후에도 교정기관 방문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수용자들의 인권보호와 증진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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