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신종철 기자]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역임한 김경율 공인회계사(경제민주주의21)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관련 문서검증위원회에 참여했었다”면서 “영화와 같은 희한한 의혹들이 많다”고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경율 공인회계사
김경율 공인회계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1월 30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정부와 론스타의 밀실 소송, 그들은 무엇을 숨기려 하는가? - 정부의 수상한 대응, 국민 혈세 5조 4천억원이 위험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김경율 회계사, 송명희 기자, 전성인 교수, 채이배 국회의원, 김득의 대표, 박상기 연구위원, 김종보 변호사
좌측부터 김경율 회계사, 송명희 기자, 전성인 교수, 채이배 국회의원, 김득의 대표, 박상기 연구위원, 김종보 변호사

이 자리에 토론자로 나온 김경율 회계사는 자료집 ‘외환은행 론스타 인수 관련 BIS 비율 조작 의혹’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회계사는 “발제자 전성인 교수님은 항상 20~30km 앞서 뛰시기 때문에 참 대단하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론스타 투자의 불법성과 정부 ISD 대응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상세하게 설명했다.

발제자 전성인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발제자 전성인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김 회계사는 “저는 2005년 말에서 2006년 초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관련 문서검증위원회에 참여한 바 있다”고 밝히며, ‘외환은행 부실금융기관 만들기’를 짚었다.

김경율 회계사는 “국내 은행을 인수하려면 해외 유수의 은행이거나, 다른 금융회사와 합작투자 해야 자격이 주어지는데 론스타는 그러한 자격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경율 회계사
김경율 회계사

김 회계사는 “정부관계자가 언급한 일종의 묘수처럼, 다만 은행법에는 매각 대상 은행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사모펀드도 인수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해서, 외환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그래서 심사 일각에서조차도 ‘외환은행이 상당히 부실한데 그것을 론스타가 인수하는 게 뭐가 대수냐’ 했는데, 실제 들어가 보면 2002년 말 매각 직전 외환은행의 BIS 비율이 9.31%였고, 2003년 3월 말 외환은행 BIS 비율이 8.48%였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외환은행이 ‘부실 금융기관’이 아니었다는 지표라는 취지다.

토론하는 김경율 회계사
토론하는 김경율 회계사

그는 “미리 언급해 둘 것은 당연히 BIS비율을 계산할 때의 재무재표는 회계기준 당시 ‘은행업 회계처리 기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그런데 “2003년 7월에 문제의 ‘관계기관회의’가 벌어지고, 이때 외환은행 BIS 비율을 6.16%로 결론을 짓는다”며 “이때의 6.16%는 재무재표 기준이 은행업 회계처리 기준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김 회계사는 “이와 같은 외환은행 BIS비율과 관련해서 감사원 당국자는 ‘OOO 당시 국장 등 매각 관련 핵심 관계자 3명을 조사한 결과 매각 당시 제시된 BIS 산정 비율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당시 금감원 당국자도 이것을 인정한 것으로 안다. 다만 ‘그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이냐’는 변명만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경율 회계사
김경율 회계사

김경율 회계사는 “문제는 탐사보도팀에서 특종식으로 여러 차례 방송보도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03년 7월 외환은행이 금감원에 보낸 의문의 팩스 5장이 있는데, 이게 왜 ‘의문의 팩스’라는 이름이 붙여서 론스타가 논의될 때 항상 나오냐면, 이게 제목도 없었고, 작성자, 문서 송수신자의 이름도, 결제자의 이름도 없었다. 아무 것도 없었다. 문서 5장이 덩그러니 팩스로 오고, 이것에 근거해서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3년 7월 정부 관계기관 회의에서 외환은행의 BIS 비율을 6.16%로 결론지었다.

김경율 회계사
김경율 회계사

김 회계사는 “이게(의문의 팩스 문서) 도대체 누가 작성한 것이냐. 당시 외환은행에서 일관되게 답변했던 게 ‘2005년 8월에 사망한 외환은행 A차장이 작성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경율 회계사는 “영화와 같은 의혹들이 많이 제기됐던 게, 의문의 팩스 5장을 금감원에 보낸 당일 오후에, 외환은행 BIS 비율 자료를 10%로 해서 이사회에 올린다. 6.16%라는 BIS비율 자료와 그날 외환은행 이사회에는 (자본금 증자 없이 2003년 말 추정) 10%라는 BIS비율 자료를 제출하는 것, 참 희한하고 의혹이 해소가 안 됐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쓴웃음을 짓는 김경율 회계사
쓴웃음을 짓는 김경율 회계사

이와 함께 김경율 회계사는 “(외환은행 론스타 인수 관련 문서검증위원회) 문서검증과정에서 어떻게 보면 유일한 성과라고 할 수 있는 S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에 의한 것”이라며 “문서검증위원회의 문서검증작업이 성과가 없었다고 할 수 있고, 그나마 발견할 게 뭐냐면 6.16%를 만든 수치가 어디에 근거했는지 쭉 쫓아가 보니까 S회계법인이 작성한 ‘실사보고서’였다”고 설명했다.

토론하는 김경율 회계사

김 회계사는 “실사보고서의 절차와 기준이라는 것이 실사의뢰인과 실사자의 어떤 합의된 절차에 의한다. 실사의뢰인이 ‘이 핸드폰은 시중가의 40%로 해달라’고 원하면, 실사자는 의뢰인이 원하는 대로 그렇게 해줘버리면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 기준을 적용한 실사보고서에 근거해서 (외환은행 BIS비율을) 6.16%라는 비율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BIS 비율 조작 의혹과 관련해 토론회 자료집에 “외환은행은 2003년 시중은행들이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회계기준인 ‘기업 회계기준’이나 ‘은행업 회계처리 기준’이 아닌 S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순자산가액 검토보고서)를 기초로 BIS비율을 산출했다”고도 적었다.

씁쓸해 하는 김경율 회계사
씁쓸해 하는 김경율 회계사

김 회계사는 끝으로 “참, 문서검증작업을 하면서 제법 1~2개월에 걸쳐서 했는데, 하나도 의혹이 해소된 게 없고, 본 문서도 별로 없었다”며 “그때 당시 문서검증작업의 아쉬움은,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이 그 이후 2007년, 2008년 더 큰 (외한은행) 사태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고 씁쓸해했다.

토론하는 민변 김종보 변호사
토론하는 민변 김종보 변호사

이날 토론회 사회는 채이배 의원이 직접 진행했다. 발제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김종보 변호사(민변 국제통상위원회)가 ‘우리나라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 현황 및 정부 비밀주주의 문제’에 대해 발표했고,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에 대해 토론하며 론스타는 비금융주력자라고 주장했다. 송명희 KBS 기자도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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