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변호사, 삼성 이재용 재판 “준법감시위원회는 집행유예 1줄 사유”
이상훈 변호사, 삼성 이재용 재판 “준법감시위원회는 집행유예 1줄 사유”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1.28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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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이상훈 변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과 관련해 “감사위원회를 정상화 안 시키고, 법에도 없고 권한도 역할도 불분명한 별도의 준법감시위원회를 명망가 위주로 꾸려간다는 것은 집행유예 사유를 추가하기 위한 1줄짜리”라고 혹평했다.

이상훈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지난 22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 ‘삼성공화국으로의 회귀: 재판부와 검찰인사는 어떻게 이재용을 구할 것인가’라는 긴급간담회에서다. 간담회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가 공동 주최했다.

발표하는 김종보 변호사
발표하는 김종보 변호사

이날 토론자로 나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이상훈 변호사는 먼저 ‘치료적 사법’ 모델에 대한 정확한 이해의 필요성을 짚었다.

이 변호사는 “토론자는 6개월 전에 정신질환범죄에 치료적 사법 모델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국회 토론회에 참여했다. 이게 전제가 있다. 전제가 뭐냐면 형벌을 해봤자 계속 동일한 범죄가 반복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범죄가 마약사범, 정신질환범죄, 아동소년 대상 범죄, 성도착증 범죄 등은 1~2년 감방 보내봤자, 나와서 똑같이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치료를 하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치료적 사법 모델의 의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벌범죄 같은 경우 (치료적 사법을 적용하려면) 재벌총수를 감방에 보내봤자 나와서 똑같은 범죄를 해야 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그런데 과연 재벌총수가 감방 갔다 와서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이 (치료적 사법을 위한) 사회적 합의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온 이상훈 변호사
토론자로 나온 이상훈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는 토론회 자료집에서 “재벌총수(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치료적 사법 모델이 다른 각도에서 언급되는 것에 황당하다”고 적었다.

이 변호사는 “이런 배경을 모를 리 없는 파기환송 재판부가 사회적 취약계층이 아닌 국내 최대 재벌 총수의 재판에서, 그것도 일반적인 횡령 배임 범죄가 아니라 자신의 사익을 위해 최고 정치 권력자에게 회사 돈으로 뇌물을 제공한 사건에서, 이를 엄중히 제재함으로써 동일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 내지 ‘문제해결’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가벼이 볼 수 없고, 결국인 치료적 사법 모델을 희화화 시키는 결과를 초래케 해 매우 무책임하다”고 재판부를 비판했다.

김종보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전종원 변호사
김종보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전종원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는 “(법원 분위기는 형사사건에서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되고) 1심에서 증거조사를 철저히 해, 1심 형량을 중요시 여긴다”며 2015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제1심과 비교해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항소심이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판결을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따라서 이번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부여받은 과제가 있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적정한 양형을 찾는 작업이 있어야 하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 위해서는) 1심 판결을 파기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고 짚었다.

이상훈 변호사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고, 2심에서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부분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1심 판결과 다른 판단을 한 무죄 부분은 ‘이재용으로의 경영권 승계현안이나 승계 작업이 없고, 따라서 이를 위한 묵시적 청탁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도 대법원에서 (유죄로) 파기됐기 때문에 사실관계는 동일해졌다”며 “따라서 대법원 판결의 기준에 따르면 양형조건의 변화가 필요하다. 뭔가 구실이 있어야 1심 양형에 대해 파기해야 될 만한 근거가 된다. 이번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론하는 이상훈 변호사
토론하는 이상훈 변호사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2017년 8월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코어스포츠 용역대금(36억 3484만원)만 유죄로 인정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 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019년 8월 2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최서원의 딸 정유라에게 삼성의 지원된 말 3마리 구입대금(34억 1797만원)과 최서원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금(16억 2800만원)을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항소심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될 뇌물공여 금액은 총 86억 8081만원으로 항소심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파기환송심은 현재 서울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현재 4회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김종보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김종보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이울러 이상훈 변호사는 “뭔가 음흉한 분위기가 있는 게 아닌가. 왜냐하면 삼성은 항상 저의 예상을 벗어났다. 기획력은 블록버스터(Blockbuster)급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때) 설마 국민연금을 동원 했겠어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국민연금을 동원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자료 은닉 관련해) 설마 공장 바닥을 뜯었겠어 했는데, 공장 바닥을 뜯었다. 항상 저의 예상을 벗어나는 블록버스터급 기획력은 이번에도 삼성에서 ‘특명’이 있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만큼은 지켜야 한다. 감방을 또 보내면 안 된다는 특명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변호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는 자신의 승계작업을 위해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국민연금을 움직여 거대기업을 합병시키는 관련사건에서는 증거인멸을 위해 계열사 공장 바닥 장판을 걷어낸 후 서버 자체를 땅에 묻는 등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일들이 기획돼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변호사는 “요즘 분위기를 보면, 재판부가 이재용 부회장을 엄히 훈계한 후 갑자기 준법감시위원회 설치를 제시하고, 검찰은 직제개편으로 수사지연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전체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다시 감옥에 보내면 안 된다는) 뭔가 또 하나의 기획력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채이배 의원, 김종보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채이배 의원, 김종보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그러면서 이상훈 변호사는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를 왜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 변호사는 “IMF 이후에 경영진의 불법행위를 감시하는 수단으로 사외이사의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었다. (사외이사의) 감시ㆍ감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에 대한) 정보접근권이다. 왜냐하면 정보를 알아야지 감시를 하자, (회사가) 주는 정보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감시ㆍ감독이 아니다. 그래서 사외이사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전제에서 논의된 게 정보접근권 강화다. 그래서 2001년 개정 사법에서 이사의 정보접근권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대신 이사의 비밀유지의무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변호사는 “정보접근권을 강화하고 감사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며 감시ㆍ감독기구로서 한창 키웠다”며 “그런데 갑자기 법에도 없고, 기능과 역할도 불분명한 준법감시위원회를 (감사위원회의) 대안으로 하겠다는 것은 방향 자체가 뭔가 의도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감사위원회를 강화시키는 게 당연한 전제인데, 왜 그것을 놔두고 별도의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는지 (목적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알고 싶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종보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김종보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이상훈 변호사는 그러면서 삼성물산의 감사위원회를 지목했다.

그는 “감사위원 3명 중 2명이 삼성물산의 사외이사로서 제일모직과 합병 후에도 아직까지 삼성물산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에 있는 것이 문제인데, 이런 형해화된 감사위원회를 놔두고 별도의 정상화시키지 않고 준법감시위원회를 둔다는 것은 의도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상훈 변호사는 “이에 소액주주들과 국민들이 (삼성에) 정확한 의사를 확인해 보는 것이 어떨까 제한해 본다. 방법은 문제가 된 이사들이 임기만료로 물러나니까 이들을 대체할 공익이사들을 이번 이사회에 추천해 보고, 만약 추천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건 말이 안 된다”며 “감사위원회를 정상화 안 시키고 (권한도 역할도 불분명한) 별도의 준법감시위원회를 명망가 위주로 꾸려간다는 것은 자기가 집행유예 사유를 추가하기 위해 1줄짜리 구실을 쓰기 위한 것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삼성에 준법감시위원회 설치를 권유했고, 삼성은 대법관을 역임한 김지형 변호사를 준법감시위원장에 선임했다. 위원으로는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봉욱 변호사 등도 포함됐다.

간담회를 진행하는 채이배 국회의원

한편, 간담회 사회는 채이배 의원이 진행했다. 발제는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종보 변호사가 ‘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문제점’에 대해, 또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이재용 재판부의 기업범죄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이상훈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이창헌 변호사(법무법인 지헌), 전종원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전 박영수 특검팀 선임특별조사관), 곽정수 한겨레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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