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중 “삼성 이재용, 정몽구 재판보다 후퇴…사회공헌기금 내고 집행유예”
정한중 “삼성 이재용, 정몽구 재판보다 후퇴…사회공헌기금 내고 집행유예”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1.23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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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변호사 출신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2일 국정농단 사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대해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할 것으로 이미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 형법이나 양형기준에도 없는 미국의 준법감시제도 여부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양형이유로 삼으려는 태도는 명백히 잘못이라고 하면서다.

변호사 출신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출신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날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 개최된 ‘삼성공화국으로의 회귀: 재판부와 검찰인사는 어떻게 이재용을 구할 것인가’라는 긴급간담회에서다. 간담회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가 공동 주최했다.

정한중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정한중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토론자로 나온 정한중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원래 2심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것을 지금 생각해 보면 대법원에서 자기들 2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36억 부분이 파기환송 돼 내려오더라도 지금 하고 있는 정준영 재판부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놓고 일부러 그런 게 아닌가 의심이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늘어난 뇌물 액수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항소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발표하는 정한중 교수
발표하는 정한중 교수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년 8월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코어스포츠 용역대금(36억 3484만원)만 유죄로 인정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 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019년 8월 2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최서원의 딸 정유라에게 삼성의 지원된 말 3마리 구입대금(34억 1797만원)과 최서원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금(16억 2800만원)을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항소심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될 뇌물공여 금액은 총 86억 8081만원으로 항소심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파기환송심은 현재 서울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현재 4회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변호사 출신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출신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한중 교수는 “우리 형법은 제51조에 양형의 조건을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범행 후의 정황’이 중요하다. 저도 변호사 경험에 비춰 보면 법관이 형량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게 사기, 배임, 횡령 등 피해자가 있는 범죄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피해회복과 처벌불원 의사표시, 전과 여부, 진정한 반성 순이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다만 범죄피해가 공적인 영역으로 피해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뇌물죄, 공무집행방해, 뇌물공여죄 이런 경우 가장 중요한 기준이 전과 여부다. 초범인 경우는 대부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지만 이런 애매한 기준은 판사에 따라 고무줄 잣대라는 지적이 있어 우리나라도 양형기준제도가 도입됐다”고 말했다.

정한중 교수와 전종원 변호사
정한중 교수와 전종원 변호사

정한중 교수는 “피해자가 있는 업무상횡령죄의 경우 소규모 회사나 개인이 피해자인 경우 일반적으로는 피해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며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회사이고 주주나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내지 피해자가 광범위해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하기 곤란하지만, 법조인의 기존 양형 상식으로 보면 이재용 피고인이 삼성전자에 피해금을 반환하거나 배상하면 집행유예도 가능하다”고 봤다.

정 교수는 “문제는 뇌물공여죄인데 대부분의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이재용 피고인의 경우도, 양형이나 집행유예 참작사유를 보면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하지만, 얼핏 보면 부정적 요소가 다소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집행유예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양형기준도 미국의 양형제도와 같이 법관을 기속하지 않고, 양형기준에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법적 구속력은 갖지 않는 권고적 기준에 해당된다. 다만 법관은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고 법원조직법에 돼 있다. 현실적으로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법관으로서는 당해 사건에 가장 적합하고 설득력 있는 양형이유를 기재해야 한다”고 짚었다.

발표하는 정한중 교수
발표하는 정한중 교수

특히 정한중 교수는 “이번 항소심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개인적 소신을 바탕으로 재판장이 삼성에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할 것을 언급하고, 또 이를 평가할 전문심리위원을 두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이에 호응해 삼성그룹이 고위법관 출신으로 임명했다. 법관들 자리 마련하라고 하는 것인지, 새로운 전관예우 같기도 하고 애매하다”고 비판했다.

재판부의 권유로 삼성이 설치한 준법감시위원회에는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역임한 봉욱 변호사가 위원으로 참여하고, 대법관을 역임한 김지형 변호사가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정준영 재판장은 또 전문심리위원으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지명하고, 이재용 변호인단과 특검에게도 전문심리위원 추천을 맡겼다.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전종원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정한중 교수, 전종원 변호사

정한중 교수는 “그러나 우리 형법이나 양형기준에도 없는 미국의 준법감시제도 여부를 양형의 이유로 삼으려는 태도는 명백히 잘못이다”라면서 “(이재용) 개인범죄에 (준법감시위원회 같은) 회사 차원의 대책을 주문한다는 것은, 마치 삼성그룹 관계자들 특히 선친의 전과를 이재용 부회장의 전과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웃기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교수는 “그래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사건과 같이 이재용 부회장도 사재를 출연한 사회공헌기금 출연 등을 조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면 다수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데 준법감시위원회 등 고위법관 출신 몇 명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이런 것은 오히려 정몽구 재판보다 더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정한중 교수는 그러면서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미 항소심 재판부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할 것으로 이미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 출신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출신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 교수는 “항소심 재판부가 스스로 언급한대로 ‘각종 도전에 직면한 엄중한 시기에 재벌 총수는 재벌체제 폐해를 시정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라고 판단된다면 과감히 우리나라 양형기준의 긍정적인 요소로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반성적 태도, 초범 등을 고려하거나, 아니면 양형기준에 없는 형을 선고하면서 그 이유로 1년 구속된 경험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없음, 이 부회장 사재로 사회공헌기금 수 조원을 내게하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이런 엉터리 같은 우리나라에 없는 미국 (준법감시) 제도를 왜 갑자가 가져와 이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한중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정한중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간담회 사회는 채이배 의원이 진행했다. 발제는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종보 변호사가 ‘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문제점’에 대해, 또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이재용 재판부의 기업범죄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 대해 발표했다.

간담회 사회를 진행하는 채이배 의원

토론자로는 이상훈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이창헌 변호사(법무법인 지헌), 전종원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전 박영수 특검팀 선임특별조사관), 곽정수 한겨레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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