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이지은 “공익소송 정말 승소 어렵다…패소자부담주의 정의에 맞나”
참여연대 이지은 “공익소송 정말 승소 어렵다…패소자부담주의 정의에 맞나”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1.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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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는 “공익소송은 승소하기 정말 어렵다”며 “공익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하면 소송을 제기한 단체나 개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패소자부담부의가 정말 정의에 맞나? 형평에 맞나?”라는 의제를 우리사회에 던졌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대한변호사협회(혐회장 이찬희)는 지난 8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공익소송 패소자부담, 공평한가?’를 주제로 ‘공익소송 패소비용 부담에 따른 공익소송 위축효과와 제도개선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김상일 변호사, 정유나 법원사무관, 박종운 변호사,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 염용표 변협 부협회장, 신현호 변호사, 송상교 변호사, 윤경식 법무부 행정사무관, 이종구 교수, 이연우 변호사
좌측부터 김상일 변호사, 정유나 법원사무관, 박종운 변호사,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 염용표 변협 부협회장, 신현호 변호사, 송상교 변호사, 윤경식 법무부 행정사무관, 이종구 교수, 이연우 변호사

발제자로 나선 이지은 선임간사는 “오늘 토론회를 준비한 민변,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뿐만 아니라, 소비자단체, 장애인권단체, 언론운동단체, 노동단체 등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인권과 사회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소송, 민사소송, 형사소송, 헌법소원 등 다양한 소송들을 주요한 활동방식으로 삼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지은 간사는 “그 이유는, 법원의 판결은 국회에서 제정하는 법률과 같이 구속력과 규범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제도개선 등 사회변혁을 하기 위해 소송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공익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발제하는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발제하는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그는 특히 “공익소송을 제기해서 이기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사회적 공론화를 유도하는 것도 공익소송의 주요한 목표 중의 하나”라며 “그리고 진취적인 법해석을 통해서 제도개선을 이루는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선임간사는 “사실 공익소송은 특성상 기존 법원의 주류적 법해석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해석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승소하는 것보다는 패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저희는 그래서 선도소송이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그동안 제기한 적이 없었거나, 할 생각을 못했던 권리를 찾기 위한 소송들, 국가나 지자체 등 권력기관을 상대로 한 소송들, 대기업 등 개인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상대가 만만치 않아서 안 했던 경우 등 이런 소송을 시민사회단체들이 해왔다”고 전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이 선임간사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이기기는 쉽지 않았고, 패소의 기억이 훨씬 더 많다”며 “지기만 하면 소수의견들이 다수의견들이 될 때까지 소송제기를 할 텐데, 지고 나면 패소비용이라는 부담 문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참여연대가 1994년 창립돼 20주년이 되는 2014년 5월까지 어떤 소송을 제기했는지 대략적으로 정리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가 공개한 공익소송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가 공개한 공익소송

이지은 선임간사는 “5년 전이라서 과거의 통계이지만 누락되기도 하고 또는 확인되지 않아 통계에서 제외된 것이 많기는 한데, 대략 357건 정도 됐다. 이 중에 승소한 사례는 40건 정도 된다”며 “그 이후 5년 동안 승소한 사례가 있긴 한데, 단순하게 계산해서 20년 동안 357건의 소송을 제기해 40건 정도가 승소했다면 굉장히 패소율이 높은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공익소송은 승소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토론자 박종운 변호사, 발제자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 좌장 신현호 변호사

이 선임간사는 “정말 단순하게 1년에 20건 안팎으로 공익소송을 제기하고 그 중에 이기는 것이 10건 중 1건이 된다고 하더라도, 소송비용이 청구됐을 때 저희 같은 단체들로서는 쉽지 않다. 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고, 참여연대와 같은 단체에서도 소송비용은 사실 큰 압박”이라며 “패소했을 때 소송비용뿐만 아니라,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드는 인지대 등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공익소송은 승소하면 그 공익은 사회전체 적어도 일부에게 돌아가는데, 패소하면 소송을 제기한 단체 또는 개인이 온전히 부담해야 하는 제도”라며 “결국은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또는 공익을 위해서 소송을 해보겠다는 개인에게는 위축이 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와 신현호 변호사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와 신현호 변호사

이지은 선임간사는 이날 다양한 분야의 공익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을 경우 소송비용을 부담한 실제 사례를 살펴보고 공익소송에 패소자부담주의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고 공평한지 문제제기를 했다.

예를 들어 참여연대와 민변이 2016년 사드배치와 관련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한 정보공개청구소송을 제기한 사례를 설명했다. 사드배치 협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운영결과보고서, 사드배치 군사적 효용성의 근거자료 등 사드배치 관련 정보 일체를 비공개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이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당시 박근혜 정부는 주한미군 사드배치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는 관련 정보를 광범위하게 비공해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했다”며 “이런 정보비공개 처분이 한반도 평화와 시민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자체를 가로막은 부당한 처분”이라고 판단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11월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도 2018년 5월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후 국방부는 민변과 참여연대가 소송비용 2082만원을 상환해야 한다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비용확정 신청을 했고, 법원은 민변과 참여연대가 1361만원을 국방부에 상환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국방부는 납부를 요구했으나, 참여연대는 ‘공익소송의 패소자부담의 적용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제도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유예하겠다’고 국방부에 통보했다.

이지은 선임간사는 “국방부와 외교부는 정보가 굉장히 폐쇄적이다. 국민의 민주적 통제가 잘 미치지 않는 곳이어서, 이것을 깨보겠다는 취지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인데 졌다”며 “(패소자비용부담에 따른) 소송비용 때문에 비슷한 사례의 소송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 선임간사는 공익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단체와 사람들의 의견도 전했는데, “이분들은 앞으로 비슷한 소송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제도개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이지은 선임간사는 참여연대의 소송 현황을 언급하면서 승소한 사례에 대해 ‘세상을 바꾼 공익소송’이라고 부르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 선임간사는 “승소한 사례의 상대방은 대체로 행정부, 국회, 사법부 등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공기업, 기업 등”이라며 “소송결과는 인권을 증진시키는데 일조한 소송도 있고, 경제민주화, 예산낭비감시 등 공익을 증진하는데 일부라고 기여한 소송”이라고 자평했다.

이지은 선임간사는 “1994년 노령수당 지급대상자 소송의 송소는, 노령수당을 조금 더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서울시 판공비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도 승소했다. 현재는 판공비를 공개하는데, 그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판공비 소송을 승소함으로써 판공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개선까지 나왔다”고 밝혔다.

또 참여연대는 2001년 청와대 앞 1인 시위 강제연행 국가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래서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선임간사는 “2006년 검사징계사유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검사징계가 관보에 기재돼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검사가 징계를 받았을 경우에 공개하기로 돼 있다”며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 경우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08년 민변과 함께 야간집회금지 집시법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서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냈다. 이 결정으로 누구나 야간집회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선임간사는 “그래서 공익소송에서 승소하면 우리사회 전체가 어쨌든 공익의 덕을 보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승소한 사례를 제시해 봤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연대가 제기한 공익소송 중 정보공개청구 사건에서 패소한 사례도 공개했다.

좌측부터 박종운 변호사, 이지은 선임간사, 신현호 변호사, 송상교 변호사
좌측부터 박종운 변호사, 이지은 선임간사, 신현호 변호사, 송상교 변호사

이지은 선임간사는 “공익소송에서 지면 대체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이 소송비용을 부담하라는 판결이 나고 있다”며 “공익소송은 사실 자체로 공익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소송을 제기하는데도 소송비용이 들어가고, 끝나고 나서 패소하면 상대방의 소송비용을 물어야 된다는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참작을 해야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 선임간사는 “우리사회 곳곳에서 공익실현을 위해 다양한 단체들, 개인들이 (공익)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승소의 경험 보다는 패소의 경험이 많다는 사실, 패소 가능성이 높다”고 현실을 전했다.

그는 그러나 “공익소송은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공론화를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큰 목표이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사회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이지은 선임간사 그러면서 “그런데 패소하면 소송을 제기한 단체나 개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정말 정의에 맞나? 형평에 맞나? 이런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의제를 던졌다.

이 선임간사는 “단체들에게 공익소송을 제기하는데 있어 들어가는 비용도 문제이고, 패소했을 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소송을 활발하기 마음대로 제기하는 것에는 부담이 크다”며 “어쨌든 이제는 사회전체가 나서서 뭔가 개선책을 마련해야 될 때가 아닌가 환기시키고, 혹은 같이 고민해보자는 문제제기를 하는 차원에서 말씀을 드렸다”고 마무리했다.

이찬희 변협회장의 인사말을 대독하는 염용표 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의 인사말을 대독하는 염용표 부협회장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이찬희 변협회장은 인사말을 할 예정이었으나 외부강연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염용표 대한변협 부협회장이 인사말을 대독했다.

토론회 전체사회는 김상일 변호사가, 좌장은 대한변협 인권위원장인 신현호 변호사가 맡아 진행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 신현호 변호사, 송상교 변호사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 신현호 변호사, 송상교 변호사

첫 번째 발제자는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가, 두 번째 발제자는 송상교 변호사(대한변협 인권위원회 위원,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소장)가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박종운 변호사(대한변협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윤경식 법무부 국가송무과 행정사무관(변호사), 정유나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법원사무관, 이종구 단국대 법학과 교수, 이연우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프로보노지원특별위원회 위원)이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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