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파괴 권영국 변호사 “노동검찰청ㆍ노동법원 설립 필요”
삼성 노조파괴 권영국 변호사 “노동검찰청ㆍ노동법원 설립 필요”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1.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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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노동자의 투쟁현장에서 지킴이 역할을 해 ‘거리의 변호사’로 유명한 권영국 변호사는 9일 삼성 노조파괴 판결과 관련한 토론회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폐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특히 ‘노동검찰청’과 ‘노동법원’의 설립 필요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는 정의당 심상정ㆍ이정미 국회의원과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가 주최한 ‘삼성 노조파괴 판결의 의미와 향후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정의당 노동인권안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는 토론자로 나와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발표하는 권영국 변호사
발표하는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는 “삼성 에버랜드노조 설립 신고할 때 제가 같이 갔었다. 그리고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만들어 지기 전, 제가 ‘해우’ 법률사무소를 할 때 노동자 두 분이 찾아오셨다. 그게 계기가 돼 사건이 시작됐던 것들이라 여전히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권 변호사는 “삼성 문제든, 유성기업 문제든 우리나라가 노동사건을 대하는 태도, 또는 노동조합을 대하는 태도에서 얼마나 인권침해 적인가를, 반인권 적인가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는 “노조할 권리를 우리는 이게 무슨 투쟁의 수단이나 방법으로 자꾸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으며 “그런데 이미 1900년 초에 노조할 권리는 국제적인 인권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고 비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1948년 세계인권선언에 보면 노동조합을 할 권리는 인권선언의 매우 중요한 제23조에 들어가 있다”며 “실제로 국제적으로 이미 인권으로 인정 돼 그렇게 대우하고 존중하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는 여전히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발표하는 권영국 변호사

권 변호사는 “소수노조의 노동3권을 박탈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폐지해야 된다”며 “폐지가 안 되면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니, 아예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삭제해 버리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그는 “삭제가 가능하다. 일본도 복수노조를 인정하고 있는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없다. 그냥 개별교섭을 할 수 있도록 보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번 발제의 요지가 ‘삼성그룹이 어떤 식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했느냐’다. 이것은 사실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노조법에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그러니 아무리 판사가 높은 형량을 선고하고 싶어도 2년을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권 변호사는 “제가 본 판결 중에 징역 1년 8월~1년 10개월까지는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은 (부당노동행위 범죄를) 한 행위에 비해서 (죗값은) 껌 값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국 변호사는 “그러면 형량을 어떻게 올려야 될까 고민해 봤다. 부당노동행위는 노동조합 업무에 대한 방해 행위이다. 형법에 보면 업무방해의 형량이 ‘5년 이하의 징역’으로 돼 있다. 그러면 노조업무방해 행위를 본다면 현행 형법과의 기준으로 봐 최소한 5년형으로는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사실 저는 이것도 형량이 부족하다고 본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정형은) 적어도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해서 인권침해의 정도에 따라서 판사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만, 엄한 징벌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주장했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인데, 형법 업무방해죄의 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과 비교해 지나치게 경미해, 부당노동행위 법정형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권영국 변호사는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국가, 공무원, 경찰 등 여러 곳에서 개입하고 있다”며 “그래서 이것을 공범으로 처벌하려면 연계를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지 말고 ‘누구든지’ 노동조합을 침해하거나 방해하면 그냥 주체를 인정해 처벌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부당노동행위 주체의 ‘누구든지’는 정부, 공공기관, 공무원, 모회사, 원청회사, 지주회사, 언로 등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 ‘누구든지’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권 변호사는 “특히 원청하고 하청관계라든가 간접고용에 있어서 원청이나 모회사나 또는 사용사업주의 실질적인 침해행위가 원래는 핵심이었다. 삼성전자의 협력업체가 하고 싶어서 했겠느냐. 삼성에서 다 시키니까 한 것인데, 실제로 다 뒤로 빠져 있다. (삼성이) 폐업을 기획하고 업체를 폐업하도록 지시했다. 노동조합을 열심히 하면 업체를 교체하면서 승계하지 않도록 했다. 여러 가지 불이익을 줬다”고 삼성의 행태를 공개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또 “(간접고용 시 원청과 사용사업주에 의한 계약해지 등) 부당노동행위 간여 금지 규정을 만들어야 되는 게 아니냐, 왜냐하면 간접고용이 살아있는 이상은 이런 폐해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어 그런 조항을 넣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이와 함께 권영국 변호사는 “불법행위를 하기 위해서 미행하고 개인정보를 사찰한다. 정보수집과정까지 끝나버리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이 안 된다. 이게 실행이 되지 않으면 처벌하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그래서 아예 노동조합 준비를 방해하거나, 못하게 할 목적으로 미행하거나, 또는 정보를 수집하거나 이 단계 자체로도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부당노동행위를 가지고 고소ㆍ고발을 해보면 대부분 경험을 한다. (수사기관에서) 증거자료를 다 가지고 오라고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있어도 잘 작동이 안 되는데, 여하튼 (이번에는) 삼성에 대해 열심히 강제수사를 했다. 그런데 사실은 윗사람에게 보고했다는 내용도 있는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뺐다”고 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입증책임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다. 그래서 이것을 다듬어야 한다”며 “노동자들에게 모든 입증책임을 물어놓는 이상은, (회사 사용자들은) 얼마든지 빠져 나올 구멍이 있어서 이것을 조금 더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권 변호사는 “고의적인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도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권영국 변호사는 “발제자 김상은 변호사가 얘기했는데, 부당노동행위자가 취업하는 거 막아야 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지적이다. 저도 (정의당에서) 입법할 때 포함시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상은 변호사가 발제하고 있다
김상은 변호사가 발제하고 있다

김상은 변호사는 “법원이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용자 등에게 경미한 벌금형 선고하거나 또는 징역을 선고하더라도, 형을 마치거나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후 다시 사업장 또는 계열사로 복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는 노조 측이 노조파괴책임자 퇴진을 주장하면서 노동쟁의가 장기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따라서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은 사용자 등에 대하여 당해 사업장 또는 관련 있는 사업장에 취업을 제한하는 입법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권영국 변호사는 노동검찰청과 노동법원의 설립 필요성을 제시했다.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는 “공안부에서 노동사건을 처리하면 어떤 방식이냐면, 노동조합을 매우 불온한 조직으로 본다. 그러기 때문에 공안부가 노동사건을 처리하게 하면 안 된다”며 “공공형사부로 바뀌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그래서 노동검찰청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데 노동검찰청을 설립하려면 그에 대응하는 법원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노동법원 논의였다. 그래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려면 노동검찰청과 노동법원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인 임상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인 임상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

한편, 이날 토론회 사회는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인 임상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장가 맡아 진행했다. 

발제는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조현주 변호사가 ‘삼성 노조파괴 판결의 의미와 한계’에 대해, 또 민변 노동위원회 김상은 변호사가 ‘노조파괴범죄의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류하경 변호사, 조장희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 조현주 변호사
류하경 변호사, 조장희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 조현주 변호사

이날 조장희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이 ‘삼성의 과거 및 현재 무노조경영 행태 비판’에 대해, 민변 노동위원회 류하경 변호사는 ‘노조파괴범죄에 대한 수사 및 재판 실태와 비판’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또 류한승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기획팀장(전 고용노동행정개혁위 조사관)이 ‘노조파괴범죄의 재발방지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정희섭 통합사무장(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이 ‘직접고용 이후 지속되는 삼성의 노조파괴전략’에 대해 토론했다.

한편 작년 12월 삼성 에버랜드노조(삼성지회)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관련 노조파괴 범죄 관련자들에 대한 1심 판결이 선고됐다. 2013년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삼성의 노조파괴 전략을 담은 ‘S그룹 노사 전략’ 문건으로 삼성그룹 차원의 조직적 노조 탄압 의혹이 불거진 지 6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S그룹 노사 전략’ 문건이 드러난 직후 금속노조 삼성서비스지회ㆍ민변ㆍ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을 부당노동행위ㆍ불법 미행 등의 혐의로 고소ㆍ고발했지만, 2015년 검찰은 “문건의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리로 수사를 종결했다.

이후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로 검찰이 삼성전자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노조와해 전략이 담긴 6천여 건의 문건을 발견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고, 이를 통해 노조파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원은 삼성 에버랜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노조파괴) 사건에 대해 삼성 임직원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형사부(재판장 손동환 부장판사)는 2019년 12월 13일 삼성에버랜드 노조활동 방해 등과 관련해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경훈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4월을 선고했다.

또한 서울중앙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2019년 12월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활동 방해를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노조법 위반 등으로 삼성 고위임원들을 처벌했다.

삼성전자 이사회 이상훈 의장, 삼성전자 강경훈 부사장에게 각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박상범 전 대표는 징역 1년6월, 삼성전자서비스 최평석 전 전무는 징역 1년2월 등 전현직 임직원들에게도 실형을 선고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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