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담배소매인 영업소 50m 거리제한…횡단보도 마주할 때 최단거리는?
법원, 담배소매인 영업소 50m 거리제한…횡단보도 마주할 때 최단거리는?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12.26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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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담배소매인 영업소를 지정하는데 있어 두 점포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을 때 반드시 횡단보도를 따라가는 거리(거리가 가장 길게 측정됨)를 담배사업법령에서 정한 영업소 간의 거리로 볼 수는 없다고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상가에 부동산 컨설팅을 영업소로 하는 담배소매인 지정신청을 했다. A씨의 영업소는 이후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담배사업법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구청장은 영업소 간 거리가 50m 이상인 경우 담배소매인 지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대구시 수성구 담배소매인 지정 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특정 영업소(점포)의 외벽과 다른 영업소의 외벽 사이를 도로교통법 규정을 감안해 보행자의 통행로를 따라 최단거리로 측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 A씨의 편의점 맞은편에는 아파트 상가에서 27년째 담배를 판매해온 슈퍼가 있었다.

A씨 점포와 B슈퍼는 17.15m(=차도 11m + 보도 2.65m + 보도 3.5m)의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위치해 있는데, 차도의 중앙에는 황색 실선의 중앙선이 표시돼 있고, 상가가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약 7.8m 떨어진 지점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다.

수성구청은 A씨 점포와 B슈퍼 사이의 거리가 55m로 관련 법령의 거리제한요건을 충족한다고 봐 담배소매인 지정처분을 해줬다.

이에 B마트에서 반발하며 대구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수성구청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대구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4월 “통상적인 통행방법을 기준으로 A씨 점포와 B슈퍼 사이의 최단거리를 측정하면 50m 이내인 것으로 인정된다”고 봐, 수성구청의 처분을 취소하는 재결을 했다.

그러자 A씨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원고 점포에서 B슈퍼로 이동하기 위한 보행자의 올바른 통행방법은 보도와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것이고, 이 통행방법에 의할 경우 점포와 B슈퍼 사이의 거리는 55m가 된다”며 “따라서 원고 점포와 B슈퍼 사이의 거리는 담배소매인 영업소 간 거리를 50m 이상으로 제한한 담배사업법 규정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재결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박만호 부장판사)는 지난 12월 11일 A씨가 대구시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낸 담배소매인지정취소 재결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 점포와 B슈퍼 사이의 거리는 50m 이내라고 봄이 타당해 이 사건 재결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어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담배사업법령에서 담배소매인 영업소 사이의 거리제한규정을 둔 취지는 담배소매인 영업소의 범람으로 인한 국민 건강상의 부작용을 방지함과 동시에 담배소매인 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불합리한 경영을 방지함으로써 담배소매인의 경영상 이익을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종전 대법원 판례(2008두402)를 언급했다.

재판부는 “그러므로 영업소 간의 거리를 측정함에 있어서 도로교통법에 따른 통행방법과 실제의 통행방법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담배사업법령의 취지를 반영해 영업소 사이의 거리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상가 내 영업소 간의 거리를 측정하게 되면, B슈퍼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영업소 간의 거리가 가장 길게 측정되는데, 이러한 측정방법은 담배사업법령에서 담배소매인 영업소 사이의 거리제한규정을 둔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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