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판사ㆍ검사 등 사회지도층 예비군 동원훈련 우대 재검토해야”
인권위 “판사ㆍ검사 등 사회지도층 예비군 동원훈련 우대 재검토해야”
  • 신혜정 기자
  • 승인 2019.12.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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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대학생에게는 하루 8시간의 예비군 기본훈련만 받게 하고, 대학생이 아닌 예비군에겐 2박 3일간 입영해 훈련을 받게 하는 예비군훈련 보류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2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에 대해 위임입법의 한계를 준수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를 재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방부장관에게 표명했다.

진정인들은 “예비군 1∼4년차는 동원 지정자의 경우 2박 3일간 입영해 훈련을 받는데, 대학생인 예비군 1∼4년차는 예비군 훈련 보류대상으로 지정돼 하루 8시간 기본훈련만 받도록 하는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는 학력에 따른 차별”이라고 진정을 제기했다.

반면 국방부는 “학교 출석을 전제로 학습권 보장이 필요한 학생예비군에게 예비군 훈련시간 일부를 면제하고 있는 것일 뿐, 학생이라는 신분을 기준으로 훈련시간을 달리 부여하는 것이 아니며, 대학생뿐 아니라 중ㆍ고등학생도 제도의 수혜 대상에 포함됐음을 이유로 학력을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다” 주장했다.

현행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에 따르면, 2018년 11월 기준 예비군 보류직종은 56개 직종 약 67만명으로 전체 예비군 275만명 대비 약 24.3% 이다. 이중 법규보류 11.3%, 방침전면보류 12.1%, 방침일부보류 76.6%로 방침보류자가 대부분(88.7%)을 차지하고 있다.

수업권 보장을 위해 대학생을 보류대상으로 지정한 것 이외에도 국회의원, 시장, 군수, 시ㆍ도교육감, 지방자치단체장, 검사ㆍ판사, 교수 등 사회지도층을 보류대상자로 지정하고 있고, 이로 인해 병역의무 부과에 있어 사회지도층을 우대한다는 논란이 있다.

인권위는 이러한 형평성 논란을 불러온 근본적인 이유는 관련 기준이 모호하고 보류 여부가 소관부처인 국방부장관의 재량으로 상당 부분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한 예비군법규에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지 않고 반복되는 위임을 통해 국방부의 내부 지침으로 보류대상을 정하고 있는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학생예비군 보류제도는 출석의 필요성을 전제로 한 학습권을 기준으로 하고 있을 뿐 특정한 최종학력을 요구한다거나 특정한 교육기관 출신을 우대하는 것은 아니므로 학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그러나 “이 사안은 단지 학력차별 여부만이 아니라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일반적 평등의 원칙에 입각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인권위는 “법령에 따르면 예비군훈련에 응하지 않는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예비군훈련과 관련된 혐의로 기소되는 비율이 79.1%로 다른 특별법 범죄보다 특히 높은 상황에서, 이들 중 다수가 갓 군복무를 마친 사회초년생들로 자영업 또는 그와 유사한 직업을 가진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국가가 이들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국방의무의 일환인 예비군 훈련에 있어서 학습권 보장을 생업권 보장보다 우선시 해 수업참여가 필요한 학생에게만 보류혜택을 계속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봤다.

이어 “지금은 대학 진학률이 80%에 이르는 점, 특정일자에 수업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에 불참하더라도 수업이 없는 방학기간 등을 이용해 훈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학생예비군 보류제도가 ‘국가경쟁력 발휘에 필요한 중요한 인적자원 확보’ 목적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의문이고, 학생 예비군 보류제도 운영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진정인들의 주장에 일응 수긍이 간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무부과가 공평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예비군 훈련 또한 병역의무의 일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간 예비군 훈련 부과의 차등과 관련해 야기되었던 여러 사회적인 형평성 논란은 결코 간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보류대상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사회지도층이나 해외체류자 등, 생업권의 보장이 필요한 직종이나 보류대상으로 규정된 공무원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보류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은 직종에 종사하는 자 등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형식적인 평등만을 강조해 결과적으로 하향적 평등을 초래하는 식으로 제도가 개선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국방부가 현재 8시간 범위 내에서 실시하고 있는 예비군 동원훈련 시범사업을 토대로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인권위는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가 그간의 형평성 논란과 위임입법의 한계 일탈 등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병역의무 수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도록, 국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예비군훈련 보류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로리더 신혜정 기자 shin@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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