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소영 변호인단 “양육비 안 주는 부모 공개 배드파더스 명예훼손?…무죄”
양소영 변호인단 “양육비 안 주는 부모 공개 배드파더스 명예훼손?…무죄”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11.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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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이혼한 후 아이 양육비를 안 주는 부모를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는 과연 명예훼손에 해당할까?

수원지방법원에서 11월 15일 배드파더스 명예훼손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위한 제2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 이번 준비기일을 마치면 내년 1월 중순경 배심원들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배드파더스’는 이혼 뒤 아이 양육비를 주지 않은 과거 배우자의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사이트로 2018년 7월 18일 탄생했다.

배드파더스 사이트
배드파더스 사이트

이번 사건은 신상 공개가 된 사람들이, 배드파더스 제보 창구 역할을 해 온 구본창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구본창씨는 WLK(We Love Kopino)라는 단체에서 필리핀 코피노들의 양육비 청구소송을 돕는 일을 해오다, 한국에서도 양육비 미지급 실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배드파더스는 사실상 익명의 여성 활동가들이 운영 중이다.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와 미안함을 밝힌 바 있는데, 이들 역시 아이들의 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한부모이기 때문이다.

구본창씨는 배드파더스로 인한 고소 사건 중 1건은 이미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수원지법 사건에는 현재 5건의 고소가 병합돼 있으며, 3건이 수사 중에 있다. 추가 고소 건에 대해서는 검찰의 결론이 빠르게 날 경우 이 사건까지 포함해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구본창씨의 변호를 위해 9명의 변호인단이 구성됐다. ▲법무법인 숭인 양소영, 이은영 변호사 ▲재단법인 동천 송시현, 정순문, 정제형 변호사 ▲사단법인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법무법인 제이앤씨 홍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정률 최희정 변호사 ▲사단법인 두루 이상현 변호사.

국민참여재판을 준비하고 있는 9명의 변호인단은,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행위는 비방이 아닌 ‘아동의 생존권 보장’이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행해진 것이므로 ‘무죄’라는 입장으로 변론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변호인단은 “배드파더스를 통해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는 ‘단순히 생존권을 위협받는 한부모 가정에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만이 아닌, 양육비 미지급 실태를 알림으로써 법률적 제재 조치의 미비점을 드러내어 근본적 제도 개선을 이끌기 위한 일종의 사회운동’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실제 배드파더스 제보 건수 대비 해결 건수의 비율이 27.5%(공개 건수 400건, 해결 건수 110건)에 이르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라고 보고 있다.

양소영 변호사(가운데) 등 변호인단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변호인으로 참여하는 양소영 변호사는 “생존의 위협을 받는 자녀들을 끝까지 외면한 채 양육의무를 회피하는 나쁜 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미비한 제도로 인해 양육비 미지급 관행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이제 양육비 문제는 사회적ㆍ국가적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이미 1800년대부터 형사범죄로 규정해온 미국처럼 우리도 양육비 미지급은 범죄이며, 아동학대와 동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소영 변호사는 “결국 한부모 가족의 빈곤은 사회 문제와도 직결되므로 국가가 먼저 나서 양육비 대지급제 등 강력한 법 도입이 절실하다”며 “양육비 이행 강화를 위한 조속한 입법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정춘숙 국회의원이 양육비 미지급과 관련해 ‘운전면허 제한, 출국금지, 명단공개, 형사처벌 도입’ 법안 등을 발의한 바 있으나 아직 국회에 계류 상태에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혼한 한부모들 중 80%, 미혼모들 중 92%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 받는 피해 아동의 숫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양육비 확보를 위해 가사소송법에 이행명령, 감치명령 등의 제도가 생겨나고, 양육비이행관리원이 2015년부터 설치ㆍ운영돼 왔지만 양육비 미지급률은 여전히 80%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OECD 주요 국가들의 경우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국민이 알아야 할 국가적 문제이자 공적 관심 사안으로 보고 강력한 제재 조치를 두고 있다. 국가 발급 면허증 및 여권 취소 등 행정조치에서부터 기소 및 구금, 징역형 등 형사조치뿐 아니라, 양육비 대지급 제도 운용을 통해 국가가 먼저 나서 아동빈곤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특히, 미국은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는 개인의 행위가 국가 의존적인 피부양자를 발생시킴으로써 결국 국가 재정을 위협한다는 인식 아래, 미성년 자녀를 유기하거나 부양을 거부하는 행위를 형사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양육비 채무자에 대한 위치탐색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양육비를 체납 중인 비양육 부모의 여권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캐나다 또한 양육비를 지속적으로 체납하는 비양육 부모에 대해 여권을 비롯한 각종 면허 발급 거부 규정을 두고 있다.

독일의 경우 양육비 미지급이 지속될 경우 최장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도 15,000유로(한화 약 1900만원)의 벌금과 징역 2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부양의무위반에 대해 최소 6월부터 최장 3년까지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스위스는 최소 3일에서 3년까지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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