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군 복무 중 사고경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해병대 이등병을 재해사망군경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군 복무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해병대 이등병을 재해사망군경으로 인정하지 않은 보훈지청의 처분을 취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군인이나 경찰ㆍ소방공무원은 국가 수호나 안정보장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할 경우 ‘순직군경’으로,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할 경우 ‘재해사망군경’으로 인정된다.

A씨는 1957년 2월 해병대에 입대해 이등병으로 복무하던 중 그해 7월 일과시간에 소속부대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군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A씨의 아들은 “아버지를 순직군경 및 재해부상군경으로 인정해 달라”고 관할 보훈지청에 신청했다.

하지만 보훈지청은 어떠한 경위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이 신청을 거부했다.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의무복무자가 복무 중 사망하면 재해사망군경에 해당한다.

하지만 공무수행과 인과관계가 명백히 없는 이유로 사망하거나 일탈행위 등 중과실로 사망한 경우 재해사망군경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사망한 A씨의 아들은 “보훈지청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당시 해병대 규정상 이등병인 A씨가 공적인 일 없이 부대 밖으로 혼자 나가기 어려운 점 ▲A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날은 월요일이고 교통사고 직후 군병원으로 후송을 간 것으로 봐 군 복무와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A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과정에서 일탈행위 등 중과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A씨는 재해사망군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보훈지청의 처분을 취소했다.

한편,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신속하고 공정한 사건 해결을 위한 ‘조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앙행심위는 사건의 법적ㆍ사실적 상태와 당사자와 이해관계자의 이익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한 후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조정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행정심판에 ‘국선대리인 제도’가 도입됐는데, 행정심판 청구인이 경제적 능력으로 대리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중앙행심위에 국선대리인 선임을 신청할 수 있다.

[로리더 신혜정 기자 shin@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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