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은 9일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은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이것은 마치 전쟁터에서 중화기로 무장한 적들을 상대하면서 돌멩이 하나 들고 적의 진지를 향해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공무원의 노동삼권 보장을 요구했다.

투쟁을 외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과 사회자들. 법원공무원을 대표한 황건한 법원본부 정책국장(우), 복소연 서울서부지부장(우측 두번째)
투쟁을 외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과 공무원대회 진행자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주업)이 11월 9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전국공무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한 대규모 ‘권리 찾기 공무원대회’에서다.

발언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발언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이날 전국에서 모인 공무원들은 정치기본권 쟁취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말해요 정치자유!’, ‘바꿔요 노동조건!’ 팻말을 들고 나온 공무원들은 “헌법에 보장된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 공무원 노동자의 정치기본권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다음은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대회사 전문>

전국에서 모이신 조합원 동지들 반갑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김주업 동지들께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대한민국 헌법에는 모든 노동자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또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갖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회사하는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단결권은 무엇입니까? 노동조합을 만들고 활동할 권리입니다. 이것은 곧 우리의 힘입니다. 사측은 많은 것을 가졌지만 노동자는 오로지 단결만이 유일한 힘입니다. 그래서 모든 노동자들에게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하고 활동할 권리를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무원의 단결권은 30%밖에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힘을 대단히 약화시키는 것이고 힘이 없는 노동조합이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이 단결권에 대해 힘차게 연설하는 모습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이 단결권에 대해 힘차게 연설하는 모습

단체교섭권은 노동조합활동의 핵심입니다.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자들의 요구를 관철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노동조합을 만들었을 땐 그저 단결하고 투쟁만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래서 그 어떤 것이라도 우리의 노동조건과 관련되거나 공무원의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은 교섭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교섭결과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 일반원칙입니다.

그러나 공무원은 정책결정에 관한사항, 임용권에 관한 사항, 조직의 운영과 관리에 관한 사항은 아예 교섭대상에서 제외 되어있고 각종 법령과 조례, 예산에 관한 사항은 교섭을 체결하더라도 효력이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공무원의 모든 신분과 근무조건은 법령과 조례를 통해 규정되고 예산을 통해 반영되는 현실을 볼 때 현행 법령은 우리의 단체교섭권을 사실상 금지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의 존재이유를 거세시키고 무늬만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이 의도를 분쇄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근무조건과 지위향상은 요원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체행동권에 대해 강조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단체행동권에 대해 강조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사측이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활동을 방해하거나 단체교섭에서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 교섭을 체결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노동자들에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단체행동권입니다. 단체행동권은 바로 노동자들의 유일한 무기입니다.

그러나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전쟁터에서 중화기로 무장한 적들을 상대하면서 돌멩이 하나 들고 적의 진지를 향해 뛰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방식은 우리의 작은 요구하나를 관철하기 위해서도 수많은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우리는 그동안 그런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조직을 지키고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맨주먹으로 불굴의 의지로 싸워왔습니다. 그러나 그 한계는 너무나 명백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투쟁을 더욱 위력적으로 만들어 종극적인 승리를 담보하기 위해 노동자의 무기, 단체행동권을 되찾아 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합니다. 공무원에게 노동삼권을 보장하라!

얼마 전 제천시지부에서 단체교섭을 체결했습니다. 그 결과를 반영한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의회는 그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어렵게 쟁취해낸 노사간의 합의를 의회가 망치질 세 번으로 무력화 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단순히 제천시지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공무원노조법에는 법령이나 예산에 관한 단체협약은 효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공무원노동조합에 해당되는 심각한 현상입니다.

정부와 아무리 훌륭한 내용의 교섭을 체결해도 그 교섭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법령으로 규정되고 예산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법을 만들고 예산을 확정 짓는 결정권은 국회와 의회에 있습니다. 결국 공무원들의 단체교섭 최종 승인권을 의회가 갖고 있는 것입니다.

발언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그러나 현재 법령에는 단체협약에 대해 의회를 구속시킬 그 어떤 제도적 장치도 없습니다. 우리의 생사여탈권을 의회가 갖고 있지만 우리는 그 어떤 의견표명조차도 못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바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라는 희대의 악법 때문에 그렇습니다.

의회를 구속시키지 않고서는 우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데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는 것 입니다. 의회를 구속시킬 힘은 바로 정치적 영향력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정치적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합니다. 공무원에게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

우리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우리는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합니다. 정부라는 산과 의회라는 산입니다. 정부를 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바로 노동삼권이고 의회를 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정치기본권입니다. 공무원의 노동삼권과 정치기본권을 대한민국처럼 제약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공무원의 노동삼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요구가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정확히 1년 전 6천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119연가투쟁을 했습니다. 그때 외쳤던 요구가 있었습니다. 바로 공무원노동자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오직 자기희생의 결단과 우리의 길이 옳다는 신념하나로 돌멩이 하나 들고 적진에 뛰어든 해고자 동지들의 원직복직이었습니다.

그 결과 그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만 존재하던 해고자 원직복직이 당정청과 공무원노조의 합의사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합의의 결과물로 원직복직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동지들의 땀과 눈물의 결과물인 원직복직 법안은 국회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법안통과에 소극적인 정부와 여당, 복직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때문에 복직법안이 언제 통과될지 요원하기만 합니다.

우리의 모든 조직역량을 투입해서 얻어낸 성과물이 유실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조직과 조합원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걸고 투쟁한 해고자 동지들에 대한 의리로도 그동안 걸어온 공무원노조의 걸음걸음이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도 반드시 올해 안에 해직자 원직복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정치권에 요구합니다. 지금 당장 해직자 원직복직 법안 제정하라!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조석제 법원본부장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조석제 법원본부장

여러분!

우리는 시간외수당이나 관내여비를 비롯해 다수의 개선과제를 걸고 정부와 교섭 중에 있습니다. 또한 2020년 대정부 교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공무원노조 특별법 뒤에 숨어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척박했던 법외노조 시절에도 투쟁으로 우리의 길을 개척해 왔습니다. 이제는 합법적 지위위에 투쟁의 무기를 들고 특별법 뒤에 숨어 있는 정부를 끌어냅시다. 그리고 우리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강제합시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정부는 교섭에 성실이 임하고 우리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구호를 선창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구호를 선창하는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모든 정치권과 정당에 100만 공무원노동자들의 요구를 선포하였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대회가 끝나면 100만 공무원의 이름으로 정부와 각 정당에 물을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묻고 그 답변을 모든 공무원들과 공유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면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내년 4.15 총선에서 철저히 우리의 입장에서 투표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라도는 민주당을 찍고 경상도는 자유한국당을 찍어 왔다면,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 왔다면, 내 표가 사표가 될까봐 당선돼야 될 사람보다 당선될 것 같은 사람을 선택했다면, 이제 투표의 기준은 누가 우리의 입장과 일치하느냐가 되어야 합니다.

철저히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는 정당에 표를 줍시다.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소극적인 정당엔 단 한 표도 주지 맙시다. 이것이 우리의 힘이자 당면하여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투쟁 전술입니다.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동지들!

오늘 이 대회가 끝나고 나면 우리는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전국노동자대회에 합류할 것입니다. 그 대회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자신의 공약마저 폐기하면서 반 노동의 길을 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던 자신의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자리입니다.

풍선터트리는 퍼포먼스를 하는 공무원들
풍선터트리는 퍼포먼스를 하는 공무원들
공무원대회 참석자들이 노란풍선을 흔들고 있다.
공무원대회 참석자들이 노란풍선을 흔들고 있다.

공무원노동자들만의 투쟁으로는 우리의 요구도 관철하기 어렵습니다. 온 사회가 노동개악으로 나가고 다른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데 공무원 노동자들만 잘되는 법은 없습니다. 전체 판을 흔들어야 우리의 요구도 관철됩니다.

오늘 대회가 끝나면 단 한사람도 이탈 없이 민주노총과 함께 우리의 삶을 개척하는 투쟁에도 함께 해주십시오.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들!

한때 우리는 노동조합을 지키고 직업공무원제를 파괴하려는 나쁜 정책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구호는 항상 저지하자, 사수하자 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지와 사수를 넘어 적극적으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고 획득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방어가 아닌 공격의 시기가 도래 한 것입니다.

공격의 시기에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합니다. 그 무기가 바로 노동삼권, 정치기본권입니다. 기본권이 우리의 삶을 좌우합니다. 이제 우리의 기본권을 획득하고 우리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변화발전 시켜나갈 승리의 장정에 동지들 함께 힘차게 뛰어갑시다.

빛나는 우리의 승리와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투쟁!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한편, 이날 공무원대회 자리에는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 소속 조합원 1000여명도 참여해 ‘법원공무원 권리찾기’ 목소리를 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조석제 법원본부장
왼쪽에서 세번째가 조석제 법원본부장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 집행부에서는 조석제 본부장과 정진두 사무처장, 전호일 교육선전국장, 김광준 서울중앙지부장, 우정기 수원지부장, 이동형 대구지부장, 김창호 전 법원본부장, 유효권 전 대전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오는 25일~26일 실시되는 법원본부장과 사무처장 집행부 선거에 단독 출마한 이인섭 후보와 이용관 후보도 참여했다.

법원본부 깃발을 들고 선두에서 행진하는 이성민 조직국장
법원본부 깃발을 들고 선두에서 행진하는 이성민 조직국장

공무원대회가 끝나 뒤에는 법원공무원 등은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했다. 법원본부의 깃발은 이성민 조직국장이 들고 기수 역할을 했다.

법원본부 깃발을 들고 있는 이성민 조직국장, 현수막을 들고 있는 전호일 국장과 정진두 사무처장
법원본부 깃발을 들고 있는 이성민 조직국장, 현수막을 들고 있는 전호일 국장과 정진두 사무처장

법원공무원들은 “재판은 법관이!! 사법행정은 법원공무원이!”, “우리도 노동자다! 공무원 권리찾기 가자!~~~”, “보소위원회 성실히 이행하라! 제발 쫌!”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법원공무원 권리찾기”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법원공무원들 일부는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

행진하는 법원공무원들
행진하는 법원공무원들

특히 “사법행정회의에 법원공무원 직접 참여 실현, 정치기본권 쟁취! 적집 정치 실현”이 적힌 대형 현수막과 “보수위원회 성실교섭, 공무원 노동조건 개선!”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행진하는 법원공무원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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