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대질조사에 수갑ㆍ포승 채운 검사 주의조치 권고…신체의 자유 침해
인권위, 대질조사에 수갑ㆍ포승 채운 검사 주의조치 권고…신체의 자유 침해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11.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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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검사가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피의자와 고소인을 대질조사하면서 도주 및 타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갑, 포승 등 보호장비를 해제하지 않은 것은 헌법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검사가 소속된 지방검찰청장에게 해당 검사에 대해 주의조치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국가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은 피해자의 가족이고, 피해자는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OO구치소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다. 피진정인은 모 기방검찰청 검사이고, 수사관이다. 피진정인들은 피해자를 고소인에 대한 사기, 사문서위조 혐의로 수사했다.

진정인은 “검사는 2018년 10월~11월 사이 피해자와 고소인에 대한 대질조사를 총 7회 진행하면서, 피해자에게 도주 및 타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포승, 수갑 등 보호장비를 과도하게 사용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검사)은 “피해자가 여러 번의 고소ㆍ고발 건으로 감정이 좋지 않은 고소인과 함께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과거 상해 전력이 있는 점과 고소인이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이유로 조사 시 피해자의 보호장비를 해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사실의 구조상 피해자와 고소인의 접근을 차단할 만한 시설이 전혀 없어, 피해자가 고소인에게 위해를 가할 시 제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고소인에게 큰 소리로 항의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고소인을 공격할 시 이를 즉각 제지하기 어려웠던 사무실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해자에게 착용된 보호장비를 해제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위원장 최혜리) 조사 결과, 피해자의 상해 전력은 1996년과 2003년의 것이며 고소인을 대상으로 한 범행이 아니었다. 또한 피해자는 수형 중 폭행ㆍ상해 등으로 징벌을 받은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과거 구치소에서 진행된 고소인과의 대질 조사에서 피해자가 고소인을 때리거나 협박한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피진정인(검사)은 피해자가 고소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하지만, 피진정인의 진술 이외에는 피해자가 진정인을 폭행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으며, 당시 피해자의 자해 타해 위험성을 인정할 만한 정황은 없는 상황에서 대질신문 상대방의 진술에 반박하며 일부 언성이 높아졌던 정황이나 매 조사 시마다 2회 이상 커피를 타려고 자리를 이석했다는 사실만으로 도주의 위험이나 위해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검사실의 구조 및 수사관, 호송 교도관의 근무위치 등을 고려하더라도 특별히 보호장비를 해제하지 않아야 할 특수한 환경적 요인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인권위는 “이와 같이 피해자가 고소인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정황이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진정인은 대질조사를 하는 동안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보호장비를 사용했으며, 그 방법에 있어서도 수갑과 포승 중 한 가지만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7회의 조사 중 5회의 조사에서 수갑과 포승을 동시에 사용했는데, 정당한 사유 없는 과도한 대응으로 조사를 받는 피해자를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위축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피진정인(검사)이 포승과 수갑을 해제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조사한 행위는 대한민국헌법 제12조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대검찰청은 2018년 4월 ‘인권보호 수사준칙’ 등을 개정해 구속 피의자 등의 조사 시 검사가 호송 교도관 또는 경찰관에게 장구의 해제를 요구할 책임이 있음을 명확하게 규정하라는 인권위의 권고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검은 2018년 11월 구속 피의자 등 조사 시 보호장비 해제 및 사용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으며, 2018년 12월부터 일부 검찰청에서 우선 시범실시한 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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