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건설사에 신축 아파트로 주변 건물 일조권 침해와 시가하락 인정
법원, 건설사에 신축 아파트로 주변 건물 일조권 침해와 시가하락 인정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11.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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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법원이 아파트 신축으로 인해 주변 건물 소유자들의 일조권 침해와 그에 따른 건물과 부지의 시가하락을 인정해 건설회사에 손해배상책임을 안겼다.

다만 법원은 “한국의 도시지역에서는 제한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일조이익을 절대적으로 보장하기 곤란하다”고 봐 건설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최대 60%까지만 인정했다.

GS건설은 2007년 대구 일대에 지하 2층, 지상 28층 규모의 아파트 9개동 854세대를 짓는 신축 공사에 착수했다. 중간에 공사를 잠시 중단했다가 2011년 5월부터 공사를 재개해 2013년 8월 완공했다.

이 신축 아파트 주위에 있는 건물 또는 부지의 소유자인 인근 주민 14명은 2015년 3월 “신축 아파트로 인해 각 건물 거주자들은 일조권 침해를 입었고, 그 전에는 볼 수 있었던 앞산을 조망할 수 없게 되는 조망권 침해를 입었으며, 사생활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등의 인격권 침해를 입게 됐고, 이로 인해 건물 및 부지의 시가하락에 의한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됐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대구지방법원 민사14단독 이현석 부장판사는 11월 6일 GS(지에스)건설의 아파트 신축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민들이 GS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110888)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소송을 낸 원고들은 일조권 및 시가하락 피해정도에 따라 1인당 116만원에서 1366만원까지 손해배상금액을 받게 된다.

이현석 부장판사는 “원고들의 각 건물이 이 아파트로 인해 비로소 동짓날을 기준으로 09시부터 15시까지 사이의 6시간 중 일조시간이 연속해 2시간 이상 확보되지 않게 됐을 뿐만 아니라 08시에서 16시까지 사이의 8시간 중 일조시간이 통틀어서(총 일조시간) 최소한 4시간 이상 확보되지 않게 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들은 각 건물의 소유자로서 아파트로 인해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방해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망권 및 인격권 침해에 대해 이현석 부장판사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각 건물의 소유자들에게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는 조망이익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조망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 아파트로 인해 각 건물에 거주한다는 원고들의 사생활이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정도로 침해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인격권 침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해배상범위에 대해 이현석 부장판사는 아파트로 인한 일조권 침해 때문에 발생한 원고들의 각 건물 및 부지의 시가하락액을 손해로 인정했다.

다만 일부 건물에 대해 아파트의 신축 전에도 총 일조시간 4시간 및 연속 일조시간 2시간이 확보되지 않았던 경우의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했다.

또한 원고 일부는 아파트 공사가 개시된 이후에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는 이 아파트로 인해 일조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봐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했다.

특히 이현석 부장판사는 “한국의 도시지역에서는 제한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느 한 당사자에게 일조이익을 절대적으로 보장하기는 곤란한 점, 이 아파트가 관계 법령을 위반해 건축된 것이라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손해배상책임 제한 사유 및 일조권 침해 정도 등을 종합해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30∼60%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한편 GS건설은 “원고 중 일부가 2012년 공사로 인한 소음, 분진 등 일체의 사유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피고와 합의한 후 합의금을 수령했고, 향후 공사와 관련된 일체의 손해에 대해 민사상 청구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특약을 했다”며 “따라서 이들의 소송 제기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원고 3명은 2012년 7월 GS건설 측과 공사로 인해 각 건물 등의 입주자가 입었거나 입게 될 모든 피해에 관해 합의금을 받고, 향후 이와 관련해 민사ㆍ형사상 청구 등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①합의서에는 합의 대상이 공사로 인한 모든 피해(공사와 관련된 소음, 분진, 진동 등)로 특정돼 있는 점, ②합의 당사자들은 각 건물 등 공사 현장에 인접한 건물의 입주자로 특정돼 있고, 그 대표자는 소음분진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표시된 점 등에 비춰 보면, 위 합의는 당시 공사 현장 주위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분진, 진동 등에 관해 합의금을 받고 다시 이에 대해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각 건물의 소유자인 원고들이 완성된 이 아파트로 인한 일조권, 조망권, 인격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GS건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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